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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Lv.1 sp******..
작성
06.11.30 17:17
조회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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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kachi란 아이디로 한번 올렸는데 부득이한 사정으로 오늘은 kachi2란 아이디로 올렸습니다.

작가명 : 히가시노 게이고

작품명 : 백야행 (白夜行)

출판사 : 태동출판사

여친에게 차인 후에  엉겹결에 대여점에서 빌려다 본 책이다...

정말 그때는 뭐라도 보면서 잊어야 겠다는 일념 하에 빌린거다.  그래서 빌리면서도 재밌을거라는 기대는 전혀 안 했다.   그런데도 왜 골랐냐라 물으면 이렇게 대답 하겠다.

'왠지 양심에 찔려서'

사실 어떤 일을 하던 간에 마찬가지지만...   특히 대여점에선 모르는걸 아는척 하면서 손님한테 대답을 해줘야 할때가 많다.  뭐 예를 들자면...

(손님) "이거 재밌어요?"

(나) "예 엄~청 재밌어요~  작가도 유명하구요~  후회 안 하실거예요~"

라든지

(손님) "재밌는 책 좀 추천해 주세요~"

(나) "(최대 권수 많은 책을 골라주면서) 이거요~"

(손님) "너무 길지 않아요?"

(나) "재밌어서 긴거예요... 재미없으면 출판사에서 짤랐겠죠..." 같이 말하거나... 아니면

(손님) "내용이 어떤거예요?"

(나) "(뒷표지와 앞에 몇장을 살펴보고 지어내면서) 이러~ 이러한~ 거예요...  근데 손님 취향에 맞을거 같네요~"

이렇게 호객 행위를 한다.  다행이 나는 일하기 전부터 책을 좋아했으며 내용을 모르더라도 서평이나 풍문 같은걸 읽으면서 파악은 대략 하기 때문에 65% 이상은 성공 한다.  그래도 양심에 찔리는건 마찬가지다.  그리고 이 '백야행'이라는 책도 그렇게 호객 행위를 한 소설 중에 하나다.

사실 고백을 하자면 어제 책을 읽기 전까지 '백야행'이 어떤 형식에 내용인지도 몰랐다.  그리고 작가가 '비밀'이라는 영화의 원작자 인것도 나중에 책을 보면서 서평 검색을 하면서 알았다.  다만 알았던건 이 소설을 기반으로 한 동명의 일본 드라마에 대해 쓴 어떤 분의 일평 감평인

"두 사랑 하는 남녀의 엽기 살인 행위"

뭐 이정도 였다.

그나마 손님들 한테 자신있게 빌려줬던 이유는 위에서도 언급했던 동명의 드라마가 엄청난 한일 양국에서 히트를 쳤으며...  각종 드라마 포탈에서 재밌다고 난리 부르스를 쳤기 때문이다.  그래서 안면 싹 깔고 사람들한테 빌려줬었고 의외로 반응들이 좋았다.  오직 '미국 추리 only'라 외치던 손님도 재밌다고 하셨으니... 뭐 말 다한거 아닐까?  그리고 그때 부터인지 모르겠다... 내가 이 소설을 읽어 보아야 겠다 맘을 먹은것이...  또한 양심에 찔렸던 것도...

아무튼 나에게 정말 긴 하루였던 그 날... 난 이 책을 빌리고 집에 돌아와 읽기 시작했다.

사실 요즘은 주로 점잖은 사람들이 소설 취급도 안 하는 '환타지'와 '무협'을 잘 보던 나지만 (그렇다고 내가 그렇게 생각 하는건 아니다... 충분히 이 장르들도 기타 장르 소설들과 맞먹을 만큼 가치가 있다!!)  그 전에 즐겨 읽었던 장르 중에 하나가 추리 소설이였다.  주로 서양 추리 소설을 읽었는데...  일본 드라마를 운명적인 계기로 접한 후에는 그 원작들이 되는 소설들을 엄청 읽고 싶어했다.  다만 불행하게도 본인이 외국에 사는 바람에 한국에서 번역 되는 소설들은 구하지를 못 했으며... (이상하게 일본 번역소설들은 인터넷에서도 잘 안 돈다...)  그나마 읽었던거는 영어로 번역된 란포 단편집이나 '모래그릇' 정도였다.   이런 나에게 이  '백야행' 이란 소설은 어찌보면 우연찬게 제대로 책을 한번 볼수 있는 찬스 였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그래서 어찌어찌하여 보기 시작한 책... '백야행(白野行)'

하얀색의 밤거리를 걷는다는 의미의 말인데...  위 책을 리뷰한 분중의 한 분이신 '빨간노트'님이라는 블로거에 말을 따르면 당당함을 나타내는 '백주행(白晝行)'에 반어법이라 한다.

즉 밝은 대낮에도 깊은 어둠 속에 살아 가는 사람들의 이야기 인것이다.

그리고 재목과 같이 이 소설에서 남 주인공 격의 기리하라 ('백야행'은 시점이 자주 바뀐다 그래서 딱 집어서 주인공이라 말할 사람은 없다구 생각한다.)는 정말 대낮에도 어두운 삶은 살아간다.  그것도 자의가 아닌 타의에 의해서 타인을 위해 말이다.  그것도 '사랑'이라는 굴절 된 미명 아래서 말이다.  그에 비해서 여 주인공 겪인 '유키호'는 글 속에서 직장 부하에게 자기가 백야행을 하며 산다고 말하지만...  나한텐 그저 공허한 메아리요... 자신을 위한 자기 변명으로 밖에 안 보였다.  좋게 봐줘봐야 세상에 있는 모든이에게 복수의 칼을 품은 철이 들든 불쌍한 여자랄까?  계속 바람을 피고 나와 해어진 그녀가 생각 나는건 나만의 착각일까?  그녀한텐 왜 '백야행'이라는 단어마저 아까울까?  이 세상엔 그녀 보다도 힘든 여자들도 더 많다는게 이유일지도 모른다.

어쨌든 이런걸 떠나서 '백야행'은 다른 손님들의 평가와 같이 아주 훌륭한 추리소설이다.  3 권이라는 묵직한 량과 달리 시종일관 빠른 템포를 잃지 않고 있으며 자칫 이야기가 중구난방이 될지도 모르는 시점 전환도 작가가 최대한 부드럽게 서로를 이어주면서 하모니를 만들어 주어서 가끔 나오는 전문지식 언어들의 유희들을 매력화 시키고 있다.  거기다 추리소설의 본질인 추리도 이 시점 전환을 이용하여 개연성과 역추리에 힘을 보태주고 있어서 읽은이의 지적 활동도 도와주고 있다.

다만 나는 이 소설이 취한 오픈엔딩이 너무 싫었다.  스포일링을 하긴 싫으니 궁금하면 직접 읽어보시길 바란다.  만약 나처럼 실연을 겪은 사람 (특히 남자)들이 읽었다면 내 말이 아주 잘 이해가 될거다.  이 소설은 다른 사람에겐 모르지만 사랑에 아픔을 겪은 이들에겐 너무나도 가슴 아픈 소설이 될거다.  그래도 재밌지만 말이다...

마지막으로 책 뒷 표지에 적어있던 말을 적으면서 글을 끝내려 한다.

"줄곧 나는 하얀 어둠 속을 걸어왔어.  태양 아래서 걸어보는 게 내 유일한 소망이야."

p.s 왠지는 모르지만 일본 소설들이나 드라마에서 나오는 대사들은 상당히 현학적이라 생각한다.  다만 너무 쓸때 없이 난발 한다 생각 하지만 말이다.

p.s.s.  글에서 잠깐 나오는 미카라는 소녀는 갑자기 붕 떻버려서 좀 그랬다.  후속작이나 만들려나... 자매작인 '환야'는 있는거 같은데...


Comment ' 4

  • 작성자
    쿠쿠리
    작성일
    06.11.30 17:31
    No. 1

    다중아이디가 허용되던가요.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12 Mr.케이
    작성일
    06.11.30 17:58
    No. 2

    원작은 못 봤지만 드라마는 참으로 뜻깊게 보았습니다.
    "두 사랑 하는 남녀의 엽기 살인 행위"
    말 자체는 좀 그렇지만 대충 뜻은 맞아 떨어지는군요.
    제 머릿속에 각인된 백야행은...
    하나의 죄를 은폐하기 위해 무수히 많은 죄를 지어야만 했던 두 남녀의 안타까운 사랑이었습니다.
    드라마 분위기 초반부터 암울모드... 아주 일관성있게 끝까지 암울모드...
    드라마 엔딩 부분에서 처음부터 두 남녀를 쫓던 형사가 울면서 했던 대사가 참으로 가슴을 찡하게 울렸었죠.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의 남녀 주인공의 두 번째 러브 스토리라는 말에 보았던 백야행... 초반부터 암울했던 분위기에 당혹스러웠었던...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sp******..
    작성일
    06.11.30 21:49
    No. 3

    다중 아이디가 아니고 저의 사장님 아이디예요...-_-;;
    한시적인거구요... 아무튼 폐가 있다면 죄송 합니다.
    (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sp******..
    작성일
    06.12.01 02:33
    No. 4

    책은 위에서 말했듯이 시점 전환이 자주 되어서 드라마하고 색다른
    느낌이 드실겁니다. 참고로 드라마를 보시기 전에 책을 다
    정독 하시는게 좋으실 거예요... 책은 전체를 커버하구 드라마는
    거기서 뻗어나온 두 남녀 주인공의 줄기를 커버해서 삭제 부분도
    있다고 하더군요... 아무튼 긴 리플 감사~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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