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까지 열혈공작 플로렌을 읽었다. 그리고 중간감상을 작성해볼까한다.
나는 비뢰도의 작가가 군림천하를 쓰지 못할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용대운 선생님이라고 비뢰도 쓰실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쌍방이 서로의 작품을 쓰기 위해서 노력한다고 해도 말이다. 두 소설은 작가가 보일 수 있는 능력도 추구하는 것도 틀리기 때문이다.
열혈공작 플로렌은 '드래곤 마법사' '혈비도 무랑'등을 집필했던 김종휘 작가의 소설이다. 그러나 결론부터 말하면 전작에도 미치지 못하는 범작이다. 내 판단으로는 작가가 자신이 보여줄 수 없는 것을 보여주려고 했기 때문이다.
작가는 서문에 '현실의 가식적인 정치인'과는 다른 자신이 원하는 것에 솔직하고 당당한 정치가를 그려내고 싶다고 말했다. 그리고 탄생한 것이 아멘의 공작 '플로렌'이라는 인물이다. 그는 아멘이 몰락한 대귀족이며 가문을 일으키려한다는 전형적인 스토리를 따르고 있다.
문제는 무엇인가?
1. 전략,전술의 지나친 단순화
열혈공작 플로렌에서의 전략이나 전술은 너무 단순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이런 '영주'로서의 소설은 당연히 적영지나 적국과의 전쟁에 큰 비중을 둘 수밖에 없다. 하지만 '플로렌'에서의 전략이나 전술을 보자. 먼저 전장에서의 전술을 보면 심하게 말하면
"적군은 3만 우리는 2만으로 우리의 군세가 밀렸지만 적이 보유하지 못한 소드마스터 2명을 보유하고 기사의 수가 우위에 있어 적을 무찔렀다"
수준이다. 물론 이것은 소설의 내용이 아니고 본인이 엄청나게 심각한 필력으로 과장하고 축소해서 적은 것이지만 이렇듯 단순하게 카드놀이 하는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는 전술을 보여주고 있다. 독자는 전쟁씬에서 갈수록 재미보다는 지루함을 느낀다. 큰 범위에서의 전략도 마찬가지다. 단순히 범인이 생각 할 수 있는 수준, 다시 말해서 독자가 심심찮게 의문을 표할 수 있을만한 전략들이 난무한다.
여기서 나는 작가가 보여줄 수 없는 혹은 자신의 표현력이 부족한 곳에 과욕을 부렸다고 생각한다. 혈비도 무랑이나 드래곤 마법사는 모험이 주를 이루는 소설이다. 즉 과도하게 머리를 쓰는 내용은 포함되지 않았다. 혈비도 무랑의 경우는 드래곤 마법사보다는 나았지만 역시 크게 두뇌싸움을 하는 것은 없었다.
그러나 이런 '국가'나 '영지'단위의 소설이 어려운 것은 그런 국가나 영지를 이끄는 엘리트들은 결코 범인이 아니라는 것이다. 즉 전술,전략에서 범인을 넘어서는 어떤 것을 보여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플로레은 그것에서 완전히 실패했다.
2. 전개된 내용을 추스리지 못함
열혈공작 플로렌은 너무 많은 내용을 한번에 담으려했다. 아멘왕국안에서 귀족들이 벌이는 암투에 셔먼의 내전까지 주인공이 깊숙하게 개입하도록 끼워넣고 거기에 제국의 권력투쟁까지 주인공을 개입시키고 거기다 한명도 아니고 몇 명이나 되는 여인네들에다 자신의 영지의 내용등 내가 열거하기도 힘든 수 없는 내용이 나열된다.
그러다 보니 몇몇 내용은 이도 저도 아니게 되버렸고 이미 시기가 지나갔음에도 언급조차 되지 않았으며 로맨스는 초반과는 달리 중반을 지나면서 완전히 실종되었고 제국의 암투에 끼여들었다가 다시 달려서 셔먼의 내전에 뛰어드는 등 작가가 아니라 읽는 독자가 혼란스러울 정도로 매듭 되지 않은 내용들이 쏟아진다.
물론 내가 보기에 작가들은 이 모든 것을 연관성을 지어서 묶으려고 했었던 것 같다. 셔먼의 내전에는 제국의 왕자들이 서로의 이익을 위해서 조장하고 있는 등의 설정을 통해서 말이다. 하지만 다소 무책임하다고 볼 수도 있는 말로 평가하자면 이 모든 설정들은 큰 틀에서 포용하기에는 작가의 필력이 모자랐다.
열혈공작 플로렌, 작가는 너무 자신의 능력 밖의 일을 무리하게 전개했다. 오히려 드래곤 마법사나 혈비도 무랑같은 모험류의 소설을 더 심혈을 기울여서 써내는 것이 나았으리라..현실과는 다른 정치인을 하나 만들고 싶은 작가의 뜻은 알겠지만 이 소설은 그저 시간 때우기나 될지 안될지도 그나마 독자들의 기호에 따라서 바뀌어질 범작에 머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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