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악령Goblins THE X-FILES, 1994
저자 : 찰스 그랜트Charles Grant
역자 : 최용훈
출판 : 시공사
작성 : 2005.07.18.
소설 ‘개미Les Fourmis’ 삼부작 다음으로 뭐 편하게 읽을 거 없나 해서 찾아보니 소설 ‘엑스 파일’ 컬렉션이 보이는군요. TV 시리즈로 유명한 작품의 소설 타입이라……. 물론 예전에도 읽어본 적이 있지만, 워낙 정신없이 읽었던 감이 없지 않아 한 번 더 읽어보기로 했습니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역시 영상으로 접한 엑스 파일이 더 편했다 랄까요?
그럼 보이지 않는 적들과 싸워나가는 두 주인공 폭스 멀더와 데이너 스컬리의 ‘TV에서 방영되지 않은’ 사건 현장을 살짝 따라가 보겠습니다.
이야기는 만취상태의 그래디 피어스라는 이름의 노인이 문을 엽니다. 그는 신병교육담당관이었던 영광의 시절과 망령에 시달리는 현재 속에서 술로 시간을 보내다 늦은 시간의 귀가를 준비합니다. 하지만 안개 속에서 다가온 '그것'은 그의 목을 베어버립니다.
따뜻한 오후. 제퍼슨 기념관 층계에서 느긋하게 식사중인 멀더가 이야기를 이어받게 됩니다. 계속되는 규정위반과 진실을 향한 위험한 접근으로 인해 엑스 파일 부서가 폐쇄되었다가 다시 열리게 되는 이야기가 나오는군요. 그런 그에게 다시금 찾아오는 음모의 손길로 인해 그는 자신이 그저 그렇게만 보던 사건에 휘말리게 되고, 그것과 함께 죽음의 위협을 경험하게 되는데…….
목격자들이 입을 모아 말하는 ‘악령’의 존재. 상부의 지시로 같이하게 되는 신참 둘과 함께 사건을 추적하는 멀더와 스컬리는 자신들에게 사건을 의뢰했던 멀더의 친구의 죽음 등. 잇따른 죽음의 행진 속에서 사건의 실마리를 잡게 되지만, 죽음의 손길은 끊임없이 멀더를 향하게 되는…… 무엇인가 엉성하고 집중되지 않는 이야기의 전개라니!! 개인적인 감상이긴 하지만 분산된 시점의 사건전개와 캐릭터의 개성을 잘 살리지 못한 이번 작품에 대해선 적잖은 실망감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꼭 외계인의 음모에 대한 종합선물 세트 같았던 영화 ‘엑스 파일 ; 미래와의 전쟁Fight The Future’을 처음 접했을 때 느꼈었던 뭔지 모를 ‘이질감’과 비슷했다고 하면 좋을까요?
물론 국방부와 같은 정부차원의 ‘특수 프로젝트’와 관계된 새로운 음모와 그로 인한 사건 사고들에 대해서는 흥미롭게 접했다고 생각되었지만, 이야기의 전개구성은 솔직히 질이 떨어지는 기분이 없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아직 읽어보시지 않은 분들을 위해서 ‘결말부분이 가장 어이없었다.’ 정도만 말씀드리고 싶어지는군요. 그것도 반전이라고 적어둔 것인지 원…….
보이지 않는 존재에 대한 두려움. 통제되지 않는 자신에 대한 공포감 등 캐릭터와 사건의 심도 있는 묘사 등이 요구되는 작품. 하지만 극장판과 TV시리즈에서 느껴보지 못한 색다른 맛의 소설 ‘엑스 파일’을 읽어볼 수 있었습니다.
저는 이번 작품을 통해서 ‘투명인간’에 대한 새로운 생각을 가질 수 있었는데요. 보통 ‘투명인간’이라 하면 H.G.웰스의 소설 ‘투명인간The Invisible Man’이나 영화 ‘할로우 맨The Hollow Man’ 등 말 그 자체로 투명해지는 사람의 이야기들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이번 작품에 등장하는 투명인간은 ‘카멜레온 인간’이라고 하면 좋을까요? 주위와 동화되어 보이지 않게 되는 암살부대 프로젝트와 관련된 음모의 이야기라니…….
그럼 또 다른 소설 엑스 파일인 ‘그라운드 제로Ground Zero THE X-FILES’를 읽기 전에 우선 스즈키 코지 님의 남은 컬렉션을 집어 들어봅니다.
Comment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