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천애협로를 보고 있는데 감성무협이라는 말이 어울리는 작품이더군요.
드디어 주인공도 방황을 끝내고 목표를 잡은 것 같네요.
그런데 반선과 진소량의 대화에서 폴랩을 느낀 사람이 저뿐만이 아닐듯 싶습니다.
폴랩에서 꿈을 품고 스스로 헬게이트로 들어간 파킨슨 신부가 느낀건 지독한 부조리였지요. 초경도 지나지 못한 소녀가 간살 당하고 신부인 자신은 그들을 죽이고..(폴랩의 신부는 일반적인 중세시대의 신부와는 좀 다른 것 같습니다. 절대 살인은 안된다는 계율이 있는듯) 나중에 파킨슨 신부가 펠라론 게이트에 들어가겠다고 땡깡 부린 것에는 오랜 방황의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곳에서 만난 존재 -아마도 신- 에게 묻지요.
그리고 선도 악도 옳다고 말하고 파킨슨 신부는 요리사에게 스튜에 들어간 감자와 당근 뭐가 더 중요하냐고 물으면 ‘뭔개소리야’라고 할거라면서 허탈해하면서 납득합니다. 그리고 인간은 선을 창조해낼 수 있냐고 묻지요.
율리아나 공주는 오스발에게 사랑이 받아들이지 못하더라도 파킨슨 신부에게 ‘다만 사랑할 수 있을까요?’라고 묻습니다. 파킨슨 신부는 자신은 그러고자 하지요.
제가 폴랩에서 가장 감명깊게 보던 그 장면이 천애협로에서 재연되더군요. 물론 표절--; 이라는게 아니라 작품 속에서 오마쥬로 절묘하게 녹여냈다고 생각합니다. 세상을 증오만 하면서 살아가기엔 너무 팍팍하죠. 그저 세상을 사랑하고 자신이 선을 보탤 수 있는 삶을 살아가겠다는 주인공의 다짐(제 생각입니다만)이 잘 드러냈다고 생각합니다.
근데 이상하게 천애협로가 아니라 폴랩 감상문처럼 되었네요. 하여튼 4권까지 읽은 지금 시점으로는 상당히 만족스럽습니다.
다만 아주 약간 아쉬운 점은 우연으로 이루어진 고아 넷이 기묘하게 매우 특출난 재능을 가지고 모였다는 점인데 이건 뭐 소설적 장치로나 진무신모의 먼치킨성이라고 이해할 수 있겠죠. 뭐 ㅡㅡ; 매병에 걸려서도 눈높이 교육이나 과외라도 해준건지..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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