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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과 악의 모호한 경계 영약사

작성자
Lv.2 스펀지송
작성
14.11.29 13:23
조회
2,660

제목 : 영약사

작가 : 황성

출판사 : 북두

황성의 무협물들을 최근에 보는데, 독자들의 평은 작품에 따라 극과 극을

달리더군요. 아무래도 인터넷에 연재되는 작품들이 많다 보니, 작품들마다

옥석이 많이 존재해서 그런 듯 합니다.

너무 비슷비슷한 스토리, 캐릭터들이 자주 나와서 그런 모양이죠!

그래서, 어떤 님들은 황성이란 상표에 붙은 공장만화라고 비아냥 거리기도

합니다.

 

그런데, 저는 황성작가의 작품들 중에서 유달리 눈에 띄는 것들이 있더군요.

무협에 자주 등장하는 천부적인 재능을 보유한 무공의 천재가 아닌 의원이

주인공으로 나오는 작품이죠.

무적의생, 영약사가 그 건데요. 동양의학을 새로운 무공의 영역으로 창조했다는

사실이 특이하고 매력적이죠.

무적의생과 영약사는 같은 소재물의 다른 버전이라고 할 정도로 흡사하면서도

색다른 재미를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특히 두 작품은 기독교와 불교의 색다른 2가지 세계관을 가지고 개성적인 재미와

감동을 주는 작품이라서 기억에 남습니다.

 

무적의생은 기독교적 구원론과 혁명론, 영약사는 불교의 윤회, 업에 중점을 두었죠.

주인공도 윤청풍과 청풍이란 조금 다른 이름으로 나오고, 성격도 판이합니다.

그러나, 거울에 비친 모습처럼 두 작품이 공유한 사상은 선과 악의 동질성이죠.

 

요새 중점적으로 읽는 영약사를 위주로 서술하자면....

청풍과 팔극천의 인연에서 선과 악의 동질성이 출발합니다.

청풍과 야륜제, 야다약, 돌탄, 혈옥, 영영의 관계는 매우 미묘하고 사연이 많죠.

 

구음절맥으로 죽어가는 딸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야륜제가 청풍을 데려오면서

모든 것이 시작하죠. 무림을 통일한 영웅 야륜제는 딸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서 거금을

주고, 청풍읊 고용하는데...청풍과 운명적인 대결을 직감합니다.

마치 야륜제의 젊은 시절을 보는 듯한 청풍의 모습은 야륜제와 팔극천의 운명에

커다란 풍운을 몰고 올 거란 사실을 암시하죠.

청풍도 부모의 원수인 야륜제에게 강하게 끌렸지만, 두 인물은 운명적인 대결을

벌여야 하는 사이라는 걸 확신하죠.

 

돌탄과의 관계도 이와 비슷하죠. 죽어가는 정혼자 야다약의 생명을 구해준 고마운 인물이지만, 사나이의 명예와 의무를 위해서 적이 되야만 하는 두 남자들

 

청풍과 야다약의 관계는 작품의 가장 중요한 메타포와 창조성을 부여하죠.

두 남녀는 처음부터 서로에 대한 사랑을 부정하고, 거부하려고 애쓰지만

운명의 불가항력으로 인해 사랑에 빠집니다.

청풍은 야다약이 부모의 원수인 야륜제의 딸이라서

야다약은 정혼자 돌탄에 대한 정절과 의리를 지키기 위해서

서로를 거부하려고 애쓰지만...

 

청풍과 야다약의 금지된 사랑은 작품 내에서 가장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지만

독자들을 현혹시키기 위해서 작가는 일부러 상징과 암시로만 비춰 주죠. 

청풍의 목숨을 거는 치료법으로 목숨을 건진 야다약이 그토록 청풍을 죽이려고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저런 배은망덕한 행동을 하는 그녀의 모습에 대한 해답은 선과 악의 양면성, 동질성

에서 나옵니다.

 

청풍의 목숨을 건 치료법으로 인해 팔극천은 무림의 여제가 될 야다약의 생명을 구하게 되고, 성대한 잔치를 벌입니다. 잔치상에 앉은 남자들의 모습은 겉으로 친절하고

우호적이지만, 모두다 청풍의 죽음을 원합니다.

야륜제와 돌탄은 겉으로 청풍에게 감사를 표하면서도 1년 뒤에 널 죽일 거라고 하죠.

반면 야다약은 청풍의 목숨을 바로 취하려고 냉혹한 결심을 하죠.

네 놈과의 꺼림칙한 과거 때문에 너가 죽어야 내가 편하다!

 

이런 그녀의 모습은 배은망덕하고, 이기적인 악녀의 전형입니다만

그 이면을 보면 야다약은 실상 순정파라는 사실이 드러나죠.

 

청풍의 죽음을 원해서, 자객들을 보내지만, 결국 그녀는 직접 청풍에게 달려옵니다.

청풍을 단번에 죽일 수 있었지만, 그녀는 청풍을 고문하면서 굴종을 요구하죠.

둘의 대화를 들어보면, 감춰진 내면을 볼 수 있죠.

 

야다약은 청풍을 남몰래 납치해서 숨겨두려고 한 거 였죠.

1년의 기한이 지나면 야륜제와 돌탄이 청풍을 죽일 것인데.. 야다약은 사랑하는 청풍의 죽음을 원치 않아서 그런 짓을 벌인 거죠.

둘의 대화에 그 말이 나오죠. 그가 야다약을 따라가면, 평생 그녀의 잠자리 상대나

해야 한다는 표현이 있죠.

야다약에게 굴종하면, 청풍은 평생 그녀의 치맛폭 속에서 살아야 하기 때문에 거부했고, 야다약은 격분해서 더욱 잔인한 짓을 합니다.

그가 비록 야다약을 사랑하지만, 평생 그녀의 치맛폭 속에서 살아야 한다는 운명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거죠.

 

청풍은 야다약의 철없는 행동으로 인해 둘 다 파탄을 맞게 될 거란 사실을 너무 잘 알았지만, 야다약은 사랑의 열정으로 불타올라서 이성을 잃었던 겁니다.

청풍의 생각은 야륜제의 등장으로 인해 적중하죠.

야륜제는 청풍과 야다약의 사랑을 눈치챘고, 엄중한 감시를 붙였고 현장에 나타나서

야다약을 끌고 갑니다.

야륜제란 인물이 정말 무서워 지는 대목이죠. 청풍이 야다약을 사랑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때를 기다렸단 사실이 나옵니다. 청풍이 야륜제에게 굴복하면 야다약과의 결혼을 허용할 생각이었지도.... 혈옥과 야다약을 미인계에 동원한 사실을 보면 무서운 인간이죠.

영약사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이렇게 생생한 현실감과 매력이 많습니다! ^^ 

 

청풍은 야륜제와 돌탄이 보낸 감시인이 언제나 두 남녀를 주시하고 있단 사실을 눈치

채고, 일부러 야다약에게 매정하게 굴었던 건데...

그 사실을 알면서도 야다약은 철탑 안에 갇혀서 청풍에게 원망과 증오심만 키우죠.

매우 영리하고 냉정했지만, 역시 여성의 한계가 잘 드러났죠.

사랑에 빠진 여성은 저렇게 되는 거죠.

 

쓰다보니 어느새 삼천포에 빠져서 주절주절이 되었네요. ^^

다시 본론으로 가자면, 청풍과 야다약의 관계는 선과 악의 양면성, 동질성을 드러내죠.

거울에 비친 모습처럼 두 남녀는 하나의 운명체로 뒤엉켰지만, 서로 융화가 불가능했고, 둘 중 1명이 굴종하거나, 죽어야 하는 운명이었죠.

 

언제나 양립하는 선과 악, 빛과 어둠처럼 하나의 본질에서 나왔지만, 언제나 상극과

투쟁을 벌여야 하는 운명적 관계였던 거죠.

선녀 같이 아름다운 야다약이 악녀로 변했던 이유는 청풍에 대한 사랑의 열정이

참을 수 없이 불타올랐기 때문이죠.

금지된 사랑을 해서는 안되는데, 운명의 불가항력에 의해서 어쩔 수 없이 되자

청풍을 정복하던지, 아니면 그를 죽여서라도 끝장을 보려고 했던 겁니다.

 

작품에서 악녀로 나오지만, 실상은 사랑과 욕망에 휘청거리다 비극적인 운명을

맞게 되는 비운의 여주인공이었던 거죠.

 

선과 악, 빛과 어둠의 양면성과 동질성을 청풍과 야다약의 금지된 사랑으로 그려낸

황성 작가의 능력이 훌륭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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