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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Lv.35 카르니보레
작성
16.09.25 18:45
조회
1,483

제목 : 에르나크 

작가 : 카이첼


역시 이번 글에서도 스포가 존재합니다. 지금까지 나온 에르나크 편수를 전부 읽어두지 않으신 분들은 가급적 이 글을 피해가시는 것이 이후 글을 읽는 즐거움을 위해 좋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가능하면 이전 감상란에 올렸던 <(수정)에르나크 감상 및 추측 : 엘레나 공주에 대해서>를 먼저 읽어주신 다음 보시면 더욱 좋으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제 영식 일행이 본격적으로 카르텔 위원회와 조우하게 되려는 거 같습니다. 엘레나 공주의 행방이나 비밀이 본편에 공개될 일도 얼마 남지 않은 것이겠지요.


지난번 글에서 저는 엘레나 공주가 스티아 풀골드일 가능성을 점쳐보았습니다. 그리고 '스티아 풀골드=엘레나 공주'라는 것에 대한 생각은 역시 바뀌지 않았습니다.


물론 이것은 아직 개인적으로 가장 유력하다고 생각하고 있을 뿐, 완전히 확정적인 것은 아닙니다만 일단 제 독단과 편견에 의해 이후에 전개할 글은 이것을 전제로 작성하려 합니다.


그럼 지난번 글까지의 내용에 대해 그렇게까지 많은 덧글 반응은 나오지 않았지만, 최소한 부정적인 반응들은 나오지 않으셨던 거 같기에 슬슬 본론으로 넘어가보겠습니다.


저는 이전 글에서 스티아 풀골드가 엘레나 공주라고 한다면 풀골드는 왜 엘레나 공주를 스티아 풀골드로 만들어서 잡아두고 있는가에 대해 한 번 의견을 내기는 했었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시나리오 내의 등장인물 간의 이야기일 뿐입니다. 적어도 영식 시점에서는 원래 에르나크는 게임 이야기였고, 원래 시나리오가 존재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므로 시나리오 내 캐릭터의 성격이나 의도와는 별개로 플레이어들을 매혹시키기 위해 적절한 게임성을 부여하기 위한 제작진들의 시나리오적 의도 또한 존재한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여기서 다룰 것은 그 에르나크 시나리오 제작진들의 관점에서 보는 것으로서, 엘레나 공주와 스티아 풀골드가 동일인물일 시 어떤 의미의 장치가 되는지에 대해 고찰해보고자 하는 것입니다.



[레이니의 집안, 그러니까 에펜드 가는 시스레인 북부의 작은 영지를 다스리고 있었다. 북부의 영지라 척박했고, 몬스터도 많이 출몰해서 위험한 곳이기도 했다. 하지만 적은 규모 덕분에 오히려 행복한 곳이기도 했다. 중앙과 거리가 멀고 세력이 적은 덕분에 유력자들의 눈에서 벗어났었고, 척박과 위험은 거기 사는 사람들이 서로를 도우며 살도록 강제했다.

 그곳에서 레이노스 남매는 정말 행복하게 살았다. 사냥을 하며 레벨을 올리고, 훈련을 하며 스킬을 개발하고, 이야기를 읽으며 그 이야기의 영웅처럼 되기를 소원했다.

…(중략)…

 목숨을 건 투쟁 덕에 레이노스와 레이니는 탈출해 살아남을 수 있게 되지만 그 과정에서 서로 헤어졌다. 이후는 서로의 행방을 알지 못하게 된다. 그도 그럴 것이 이후 그들은 역적의 자식으로 낙인찍혀 시스레인의 표면에서는 활동할 수 없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들은 서로를 찾을 형편이 아니었다. 오히려 어둠 속에 몸을 숨겨야만 했다.

…(중략)…

좀 더 자세한 사정을 알게 된 것은 그리고 여러 해가 지난 다음이었다. 아펜드 가는 제 1황자의 파벌에 속해 있었다. 문제는 제 1황자의 암살당한 당시 사냥터에 아펜드 경 역시 참석해 있었다는 것이다. 황손의 암살 이후 아펜드 경은 그 가담자로 지목되어 역적으로 몰리게 된다. : 어쌔신 제로 - 2 중에서]



위의 이야기대로 원래 에르나크 시나리오에서 주인공인 레이노스는 본래 시스레인의 하급귀족 출신이었으나 황권다툼에 휘말려 모든 것을 잃고 시스레인을 떠나 이후 모험자가 됩니다.


그리고 이후 마왕이 부활해 마족의 총공격을 받게 되는 인류의 선봉에 서서 인류연합군을 이끌고 마족과 싸우는 역활을 맡게 된다고 하지요.


이 시점까지도 영식의 말에 따르면 시스레인 파트는 아직 다 끝나지 않았었다고 하는데, 레이노스는 과연 시스레인에서 뭘하려고 했었을까요?



["정확한 이름은 '엘프의 눈물'."

"으음."

 영식은 침음했다. 아는 이름이다. 시스레인에서 개발된 마약 가운데서도 최고 걸작으로 꼽힌다. 뛰어난 효능과 중동석으로 흑사병처럼 대륙 각지에 번져 어마어마한 숫자의 피해자를 낳고 시스레인의 카르텔에게 막대한 수익을 안겨주게 된다. 원래 에르나크 역사에서 레이노스가 시스레인에 원정을 가게 된 이유이기도 했다. 그것만이 이유였던 것은 아니지만. : 한 때의 평화 - 4 중에서]



레이노스는 시스레인 파트에서 마약문제를 해결하는 것과는 별개로 해야 할 일이 있었던 것입니다. 가장 우선적인 것으론 여동생인 레이니의 행방을 아는 것이고, 그 다음은 자신의 가문의 명예를 회복해 복원하는 것이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식으로 한 때 과거 모든 것을 잃고 밑바닥까지 갔었던 자가 이후 영웅이 되어 하나의 정점에 서게 되었을 때, 그런 영웅서사시로서의 전개가 되어 조국에서 활약하게 된다면 그 끝은 어떨까요?


다 그런 것은 아닐 것입니다만, 보통 이 경우 조국의 최상위 계층의 여인과 연애관계로 얽히는 것이 보통입니다. 현실과는 별개로 그런 로맨스는 시나리오로서 감초일테니까요.


그리고 그런 것을 생각했을 때 보통 생각할 수 있는 것은 시스레인의 황족 중에 유력한 여인과의 연애라고 생각됩니다. 예를 들면 엘레나 공주라던지 말입니다.


이런 공주와의 결혼이라는 것은 단지 로맨스만의 이야기는 아니고, 실제로 원래 출신이 낮거나 외부인이었다 할지라도 한 남성을 단숨에 왕으로 만드는 길로 올리기 위한 장치가 되는 것이기도 합니다.


즉, 원래 에르나크 시나리오에서 레이노스는 엘레나 공주와 결혼하는 것으로서 최종적으로 시스레인의 황제나 그에 준하는 자리에 오르게 되었을 것이라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그렇게 함으로서 레이노스는 자신의 가문의 복원 이상으로 그 명예를 회복하고, 시스레인의 통치권을 손에 넣으며, 엘레나 공주를 통해 창고문을 열어 패왕 아르산의 유물을 정당한 방식으로 착용가능하게 되는 것입니다.



[패왕 아르산의 유산이 뭔지는 정확히 알려진 게 없다. 다만 워낙 많은 아티팩트를 수집했던 전설적인 강자다. 틀림없이 어마어마한 것들이 쌓여 있으리라. 그 중에서도 최고수준의 유물은 아르산의 무구라 알려진 일련의 세트무장이다. 패왕의 투구, 갑옷, 방패, 건틀렛, 검, 목걸이. 모두 갖추면 그야말로 신과 같은 힘을 가질 수 있게 된다고 한다. 그게 거기 있을까? 하지만 그 중 하나만 있다 해도 엄청난 이득일 건 틀림없다. 만련의 검에 버금가거나 넘어서는! : 오래된 적 - 4 중에서]



사실 패왕 아르산 세트는 신과 같은 힘을 준다고는 하는데, 그런 것이기에 더욱 시스레인 황제나 황제의 허락 하에 시스레인에 매우 관련된 최고무인이 아니면 감히 착용이 허락되지 않을 거라고 봅니다.


그런 의미에서 전개상 레이노스가 시스레인에서 엘레나 공주와 결혼해 황제라도 되어주지 않으면 패왕 아르산 세트를 감히 착용할 수는 없는 상황이 아니었을까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엘레이슨은 제작진의 관점에선 레이노스를 위해 죽어줘야 했던 것이 아닌가 합니다. 


엘레이슨은 본래 에르나크 역사에선 중간에 암살당해버린다는데, 이것 또한 엘레이슨이란 정통성 있는 남자 황족이 살아있으면 선성향의 레이노스가 시스레인의 정당한 황제가 될 수 없기 때문에 그렇게 된 것이 아닌가 합니다.



여기까지가 아마 레이노스의 시스레인 황제 만들기 프로젝트의 기본골자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최종적으로 레이노스가 인류연합군에서 보다 강력한 발언권을 얻기 위한 수단이자, 마왕을 쓰러트리기 위한 선봉장이자 용사로서의 힘을 얻는 루트이자, 마왕이 쓰러진 뒤에는 시스레인 황제이자 인류연합군 총사령관이라는 명목을 발판으로 에르나크 통일황제가 된다는 것이 제작진의 의도가 아니었을까 합니다.


어쨌든 위와 같은 논리에서 레이노스는 반드시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연애노선에서 엘레나 공주와 조우해야 하는 것인데, 여기서 엘레나 공주가 스티아 풀골드이고 그녀가 레이노스에게 협력적이 되면 레이노스가 풀골드의 모든 것을 집어삼키기 위한 전초기지가 가교가 되는 것입니다.


실제 어떨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원래 에르나크 시나리오에서 레이노스는 인맥과 지명도에 의해 여러 세력들을 통합해 움직일 수는 있어도, 그 자체만으로는 일개 모험가였을 거라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레이노스 직속의 독자적인 세력으론 그렇게 크지 않았을 거라는 것이라는 것이지요. 그 말은 그 혼자만의 세력으론 직접적으로 운용할 군사나 돈이 많지 않았을 거라는 의미입니다.


군대를 이끌고 마족과 싸운다 할지라도 그것은 어디까지나 다른 국가나 세력을 설득해 협력한다는 것으로, 다르게 말하자면 이해관계를 통해 일일히 빌려오거나 끼어드는 정도였을 뿐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시스레인 파트는 그런 레이노스 파티의 한계를 해결, 레이노스의 독자적인 세력 자체를 모험가 수준에서 국가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한 발판이 아니었을까 생각되어집니다.


여기서 추론한 원래 에르나크 수순으로 보자면 간략하게


1. 레이노스는 모험가로서 마약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의뢰를 받고 시스레인으로 향한다.


2. 그 과정에서 카르텔 위원회에 얽히게 된다.


3. 카르텔 위원회의 방해로 엘레이슨은 죽지만, 대신 카르텔 위원회의 비밀에 근접해 카르텔 위원회가 풀골드와 연관있음을 파악한다.


4. 카르텔 위원회에 깊히 파고들면서 스티아 풀골드가 엘레나 공주임을 알게 된 레이노스 일행은 그녀를 설득해 끌어오게 된다.


5. 이후 엘레나 공주와의 혼인으로 레이노스는 황제자리에 오르고, 엘레나 공주의 협력 하에 풀골드에 대항하여 교섭해 시스레인과 인류연합군을 위한 상당량의 자금을 얻어낸다.



이런 절차가 아니었을까 생각됩니다. 레이노스에게 '시스레인 황제+패왕 아르산 세트+풀골드의 지원자금'이 주워지고, 엘레나 공주의 스티아 풀골드로서의 자금운영으로 시스레인이 부흥해 뒷받침이 되어주는 전개가 아니었을지?


원래 에르나크 역사에서 스티아는 아마도 덴 풀골드와는 정반대되는, 악독한 상인뿐만 아니라 일반적인 이득에 흔들리는 모험자와는 전혀 다른 극선성향의 레이노스의 모습에 끌리게 된다는 전개이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그래서 자신의 세계관에는 없던 그런 신선하기 그지없는, 바라마지 않지만 포기했던 것을 보고 스티아는 레이노스에게 연애감정을 느끼고 종국에는 협력해 결혼까지 하게 되는 것이 아니었을지?



어쨌든 결론적으로 '스티아 풀골드=엘레나 공주'라는 것은 일개 모험가 수준에 머물고 있던 레이노스에게 시스레인과 풀골드 양쪽을 손에 넣게 하고 뒷받침시키기 위한, 영웅으로서의 빛을 유지시키면서도 보다 강대한 세력을 얻고 유지시키기 위한 장치였을 거라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솔직히 레이노스 일행이 이전까지 계속 모험가로서만 활동했었다면 갑자기 황제 자리에 오른다고 해도 제대로 정치나 경제활동을 할 때 원활하게 수행하기 힘들거라고 생각합니다.


영식은 처음부터 베일런이 있어서 뒷받침이 되어주고 있으니 그렇다쳐도 레이노스 일행에서는 모험가로서의 능력만 특화되고, 그 이외에는 꽝까진 아니겠지만 한창 막장인 시스레인을 추스르고 전세계를 아우를 정도의 감각을 가진 자는 없었을 테니까요.


그런 것을 덴 풀골드 밑에서 다국적기업인으로서 전세계적으로 활동하며 엄격한 후계자 교육을 받아왔던 스티아 풀골드가 내조로서 수행해주면 레이노스가 황제가 되서도 원활하게 자리잡게 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런 것이었을 거라고는 보는데, 원래는 그랬겠지만 현재 영식이 참여하게 되는 본편에서는 이미 엘레이슨이 끝까지 살아남아 황제가 된데다 영식이 기업인으로서 스티아에게 의도치 않게 안 좋은 이미지를 보이게 된 상황이라 과연 어떻게 굴러갈지 짐작되지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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