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코다 가쿠토
작품명 : 단장의 그림 1, 2권
출판사 : 대원씨아이 NT노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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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옛날 책이라 그런지 알라딘에 책 소개 문구가 없어요(...). 이런 곤란할때가 있나.
하여간 본격_동화_능욕_라노베.txt로 이름 높은 단장의 그림입니다. 참고로 저 '단장'은 조각, 파편 등을 의미하는 'Fragment', 그림은 독일 Grim 형제 동화의 그 그림.
하여간 이것도 출간 당시에 구입해서 몇 년 묵혀두고(이하생략). 이건 주변의 평이 좋아서 4권까지 읽지 않고 구입했다가 이제야 읽었네요(아니, 정확하게는 읽은 지 몇 개월 지났습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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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노베를 대표하는 다크계열 작품 중 하나로 이름 높습니다. '동화'를 소재로 하는 고딕 환상 호러적인 분위기, 고어 농도 짙은 잔혹묘사, 어찌할 수 없는 비극적 스토리...
... 전부 들은 말 뿐이었던 위의 서술들이 그야말로 작품을 그대로 설명한다는 것을 느꼈네요(...).
단순하게 구도만 놓고 본다면 보이 미트 걸 스토리입니다. 남주인공 소년은 어느 날 끔찍한 사건과 만나게 되고 갑자기 나타난 초능력을 가진 소녀가 구해주지요. 소년이 그와 관련된 위험에 쳐했다는 것을 알게 된 소녀와 소녀가 속한 조직은 소녀에게 소년의 호위를 맡기고, 이윽고 위협과 싸운 끝에 소년은 자신의 힘에 각성한다...
이렇게만 써 놓으면 정말 어디에나 있을 스토리. 다만, 이것을 철저하게 다크사이드로 이끄는 것은 '신의 악몽'이라는 설정.
이 세계에는 '신'이 꾸는 악몽이 존재합니다. 모든 초자연적인 현상은 그것이 원인으로, 신이 버린 이 악몽은 때때로 '거품'이 되어 현실로 떠올라 인간을 위협하지요. 그리고 이 '위협'은 인간이 가진 '원형'적인 공포, 즉 '동화'의 모습이 되어 인간을 습격합니다.
'포화'라는 이름의 이 위협에서 생환한 인간은 트라우마가 된 포화의 파편을 일부 자신의 힘으로 쓸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단장소지자'라 이름붙은 이들은 포화의 존재를 세상에서 숨기고, 자신들과 같은 생환자 혹은 피해자를 돕기 위해 '기사단(로지)'라는 단체를 결성하고 있습니다.
여기까지만 해도 평범한 능력자들의 싸움 이야기가 되겠지만...
포화를 해결할 방법따위 없어요.
포화는 표현되길 '신'이 꾸다가 버린 악몽이고, 이것과 관련된 위협 말 그대로 자연 재해일 뿐. 미리 알 방법도, 예방법도 없습니다. 그저 '단장'을 소지한 '기사'들이 '파편'에 불과한 힘으로 그 '원형'에 어떻게든 대항할 뿐.
이건 인간의 힘으로 태풍이나 지진에 대항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며, 그렇기에 이 '로지'도 거창한 것을 내세우지 않아요. 애초에 이 단체의 목적은 노골적으로 말하자면 "서로의 상처를 보듬는 상조회"에 가까울 정도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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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재해에는 눈이 없죠.
그렇기에 이 '포화'의 대상이 되는 것은 선악의 구분이 없어요. 오히려 2권까지의 피해자들은 대게 '선량한' 아이들이었지요.
주변에 비해 약간 다른 고민을 가지고 있었을 뿐이고, 왜 '포화'의 대상이 되었냐고 하냐면 그냥 '운이 없었다'고 할 수 밖에 없을 뿐이고... 무엇보다 주인공과 히로인은 그런 그들을 필사적으로 구하려고 합니다만, 그런 그들에게 주워진 힘은 너무나 미약할 뿐입니다.
주인공의 단장인 '엘리스'의 경우, 애초에 '구하지 못하는 것'을 전재로 하고 있을 정도고.
그야말로 소설의 모든 것이 '비극'을 만들기 위해 움직이는, 그런 기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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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권이고 2권이고 딱 까놓고 말해서 무고한 피해자만 대량양산하고, 주인공 일행은 그저 뒷수습을 할 수 있을 뿐. 더군다나 피해 대상들은 하나같이 슬픈 사연을 가지고 있는 가련한 아이들.
다크계 다크계 하는 말은 들었습니다만, 이 수준일 줄이야 ㄱ-;;; B.A.D.고 뭐고 단순히 '스토리 전개의 암울함'만 치자면 비교가 안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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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성이 자자하던 고어 묘사에 대해서라면, 1권은 '뭐야 그저 그렇네'였지만, 2권에서는... '팔 우겨넣기' 부분 같은 경우는 보는 제가 아파서 비명을 지르고 싶을정도. 꺄아아아아아아악!!
단장의 그림의 명성은 과장이 아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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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권까지 있습니다만, 전개 자체가 너무 꿈도 희망도 없고, 주인공 일행의 앞에 있는것도 종국에는 비극과 파멸 밖에 안보이는터라;; 읽기에 속이 거북해져 온다는 느낌입니다. 일단 '인어공주' 상하권으로 나뉜 4권까지는 읽겠습니다만, 계속 읽을거냐고 묻는다면 글쎄요...
비극이나 파국을 좋아하긴 합니다만, 이렇게 축 가라앉은체 구원도 뭣도 없는 우울 전개뿐인 라노베는 처음 읽은 것 같네요. '카미스 레이나' 같은 게 있긴 했지만 애초에 그건 장르가 호러라고요? 이건 초능력자가 나와서 세계의 위기와 싸우는데 승리 가능성이 전혀 안보입니다! 신기하다면 신기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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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 든 부분을 꼽자면 동화에 대한 각종 '상징학'적인 해설. 솔직히 스토리나 캐릭터 보다는 이런 소소한 설정 지식 장면들이 더 좋았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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