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박제후
작품명 : 드래곤나이트
출판사 : 드림북스
대여점에 가서 신간을 뒤적이는데 아쉽게도 눈에 확 들어오는게 없더군요. 요샌 특별히 기다리는 출간작도 없고... 10분간 이책 저책 뒤적이다가 발견한 몽상가 7권만 들고 나오기 뭣해서 대충 들고 나온 책이 드래곤나이트였습니다. 제가 대여점에서 책을 고르는 기준은 작가, 제목, 소개글 순서인데(전 대여점에선 내용은 보지 않습니다) 처음보는 작가고, 제목도 좀 빤하고, 소개글도 평범했습니다. 다만 작가 소개글이었나? 출판부에서 작가 소개를 참 길게 잘해놨더라구요. 그거 보고 혹시나 싶어서 책을 휘리릭 넘겨봤더니 이게 왠걸? 여백이 별로 없더군요. 대화체도 그리 많지 않고. 혹시나 싶어 몽상가와 같이 빌렸습니다. 사실 이때까지만 해도 그냥 정말 한권만 빌려오기 심심해서 빌린 책이었습니다. 집에 와서도 당연히 전 몽상가부터 집어들었죠.(몽상가7권은 좀 아쉬웠습니다만 지금은 그 얘기 하는 자리가 아니니...) 그런데 옆에서 드래곤나이트를 보는 마눌님이 책에 푹 빠져서 보더라구요. 지나가는 말로 '어떠냐'고 넌지시 물었더니 괜찮다고 하더군요. 몽상가를 얼른 끝내고 저도 드래곤나이트 1권을 집어들었습니다.
재밌더군요. 일단 영주와 기사들을 묘사하는게 달랐습니다. 기존의 한국판타지보단 얼음과 불의 노래에 가깝달까요? 현군과 나쁜놈의 단순한 모습이 아니라 전쟁터에서 오랜동안 살아남은 거칠지만 노회한 영주들의 모습이 잘 그려져 있었습니다. 주인공도 맘에 들고 등장인물들도 생생하고 약간 주인공을 굴리는 감이 있지만 굉장히 재밌더군요. 심지어 애정문제에 대한 처리도 괜찮았습니다. 아직 걸작이라고 단언하긴 힘들지만 '이거 물건인데?'라는 기분좋은 생각을 책을 읽는 내내 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어디선가 읽은듯한 생각이 들더군요. 제가 한 번만 읽은 책의 내용은 금방 잊는 편이라 확신은 못했지만, 책이 전개될수록 이건 어딘가(아마도 문피아)에서 읽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2권 끝부분을 제외하곤 내용도 세세하진 않지만 희미하게 기억이 나고요.
혹시나 싶어 책을 다 읽고 문피아에서 드래곤 나이트로 검색을 해봤는데 아무 결과도 안뜨더군요. 그 날은 그냥 그렇게 지나갔습니다. 그런데 오늘 네이버에 드래곤나이트로 검색을 해보니 과거 문피아에 연재됐던 글이 맞더라구요. '레이놀드경과 아침해'란 특이한 제목이어서 기억이 납니다. 연재 당시 재밌게 보셨던 분들과 그 때 놓쳤던 분들 모두에게 추천드립니다. 보니까 얼마전에 3권도 나온 것 같더군요.
다 쓰고 보니 내용 소개가 없네요. ^^; 이런데서 내용을 짧게 요약하는건 재미 없으니 간단히 소개만 하자면, 주인공은 남부 출신이지만 북부에서 기사 수행을 하던 젊은이 입니다. 북부 무슨 영지의 영주 밑에서 기사 수행을 하다가 전쟁과 시련을 겪게 되고, 그 틈바구니에서 서서히 성장해 영웅이 되어가는 이야기입니다.(아마 맞을겁니다;;;) 전 2권까지 봤는데 2권까지까 딱 1부 완결 같은 느낌이네요. 2권까지에 인물소개와 배경설정 같은 것들이 탄탄하게 잘 다뤄져 있습니다. 내용도 작가도 진지해서 몰입해서 보기 딱 좋은 그런 스타일입니다. 제가 좋아하는 스타일이죠.
그런데 이 작가님 문피아에서 다른 작품도 쓰시는지 궁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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