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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천에서 용났다 1,2

작성자
Lv.7 宿客
작성
11.05.24 01:26
조회
4,797

작가명 : 강한성

작품명 : 개천에서 용났다

출판사 : 파피루스

일단 제목 센스는 정말 없습니다. 책 표지 말미에 60억분의 1을 쓴 글쓴이의 추천사가 없었다면 안 봤을 겁니다. 그러나 60억분의 1을 현재까지 괜찮게 읽고 있는 고로 이 또한 그 정도의 재미만 있다면 큰 손해는 아니겠구나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부담없이 읽을 수 있었군요.

현대판타지라고 요즘 들어 나오는 이야기들을 저는 무협의 외연을 확장한 거라고 생각합니다. 판타지의 본령은 역시 모험이고 무협은 활극에 있듯이 60억분의 1이나 개천에서 용났다나 주인공 모두 판타지에 기연을 두고 있지만 그들이 세상에서 펼치는 모습은 임협의 모습 바로 그것입니다.

개천에서 용났다는 60억분의 1에 비해 주인공이 기연을 얻는 순간이 지극히 순간적입니다. 그저 어느 순간, 아니 찰나라고 밖에는 설명할 수 없는 그 짧은 순간에 주인공은 전생의 기억(판타지 세계의 대마도사라는 설정입니다만 저는 그냥 웃으면서 넘어 갔습니다)을 토대로 자신이 당한 불운을 극복하고 맙니다.

아무튼 60억분의 1 글쓴이의 추천사 때문인진 몰라도 이 글은 묘하게도 60억분의 1과 비교하면서 읽게 되더군요. 그리고 비슷하지만 다른 점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일단 이 책은 60억분의 1에 비해 주인공이 어떤 소명의식을 갖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난 장남이란 점에선 같지만 이쪽은 강원도 산골 출신이라 택배업 대신 비닐 하우스를 설치한다는게 다르더군요. 저도 일전에 텔레비전에서 비닐 하우스 설치를 취재하는 프로그램을 본 적이 있습니다.(기억컨대 생활의 달인이었던 것 같습니다) 아주 젊은 청년이 나오는데 대학 복학 하기 위해 돈을 마련하려고 시작하다 나중엔 정착 비슷하게까지 된 사연이 소개됩니다. 알고보니 하우스 뼈대 위에서 달리면서 비닐천막을 씌우는데 이게 능력자 정도 되어야 할 수 있는 일이더라구요. 버는 돈도 쏠쏠하고 말이죠.

주인공은 지방대 법대 출신으로 사시합격을 하게 되는데 이 과정의 허술함은 본편을 위한 예고에 지나지 않습니다. 저는 종종 이러한 예를 요즘 책을 빌리면서 느끼곤 하는데요. 주인공의 얼토당토 않은 능력이 본편 이야기를 위해 필요한 가벼운 치장에(?) 불과하다는 것입니다. 개천에서 용났다의 주인공 김태국은(놀랍게도 여동생 이름이 태희랍니다 쿨럭) 사법고시 이후 연수원에서 놀라울 만한 성적으로 졸업해 꿈에도 그리던 검사가 됩니다. 그리고 검찰 조직을 뒤흔드는 일에 알게 모르게 휘말리게 되죠.

따라서 개천에서 용났다는 김태국이 검사 생활을 하게 되면서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되는 셈입니다. 그 전의 설정적 장치랄까 그런 건 양념에 불과한 것이구요. 한편으로는 이러한 이원호식 활극은 오랜 동안 침묵한 바가 있었기에 60억분의 1과 같이 부활을 시도하는 점은 꽤 긍정적으로 생각합니다.

그동안 알게 모르게 장르는 현실을 잊고 살았습니다. 저는 김홍신의 인간시장이 비록 대중소설로 치부되곤 있어도 우리가 갖고 있는 장르적 특성과는 다소 거리가 있지않나 생각하곤 했습니다. 외려 가까운 쪽은 이원호의 밤의 대통령일 거라고 보았었죠. 장르적 특성이랄까 독자가 무엇을 원하고 응해야 할 지를 안다고 생각했던 거죠. 그런 점에서 김태국이 과연 미운 털이 박혀 가며 검찰 내부에서 얼마나 조직 생활을 할 수 있을 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그가 이왕이면 조직 생활을 오래해서 사회적으로 이미 잘 알려진 굵직굵직한 사건들이 재편집되어 주인공이 해결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아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꽤나 오랫동안 이야기를 소재 삼아 쓸 수 있을 테니까 주인공의 검사로서의 활약상도 그만큼 오래 볼 수 있게 되는 셈이죠. 특히, 정치, 경제, 조직폭력 등을 생각해 본다면 우리나라에서 얻을 수 있는 소재는 무궁무진하리라 생각합니다.

지금 60억분의 1의 주인공도 그렇고 후아유의 주인공도 그렇고 몇 년전 일이긴 하지만 법률외 상담소 주인공도 뛰어난 능력을 가지고 있음에도 결국 치외법권, 제도권의 바깥에서 사회 정화를 위해 초인적인 능력을 보여주는데 한번쯤은 제도권 내에서 그런 일을 하는 주인공이 있어도 괜찮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21세기 무인이 경찰이었다면 지금은 검사라는 것이죠. 그러나 무엇보다 이런 현대물의 재미는 역시 통쾌, 상쾌에 있기 때문에 다분히 이야기 전개나 결과에 있어 상업적이란 점을 받아들일 수 있다면 좀 더 좋은 내용이 나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런 면에서 앞서 이야기한 바와 같이 개천에서 용났다는 많은 허점을 안고 있는 게 사실이지만 앞으로 주인공이 활약해 줄 범죄 사건을 위해 시간을 두고 지켜보면 어떨까 싶습니다.


Comment ' 17

  • 작성자
    Lv.47 불곰드랍
    작성일
    11.05.24 02:03
    No. 1

    정말 제목과는 다르게 괜찮은 소설이었던거 같습니다. 기연을 얻는 과정은 허무맹랑하지 않은 소설이 별로 없으니 넘어가구요.. 다만 법조계 일이라는 것이 상당한 전문성을 요하는데 작가님이 그걸 잘 써 내실지가 앞으로 글의 재미에 상당한 필요조건이 되겠네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백수우
    작성일
    11.05.24 09:03
    No. 2

    나름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감상글 내용 대부분 동의하고요~~
    다음 편 기다리고 있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73 새누
    작성일
    11.05.24 13:10
    No. 3

    현대물이라.. 일단 전생의 힘을 어느정도 사용가능한가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6 서래귀검
    작성일
    11.05.24 15:29
    No. 4

    정말 좋은 감상글인거 같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碎魂指
    작성일
    11.05.24 15:45
    No. 5

    책에서 다른 작가의 칭찬은 믿을게 못될거라 생각합니다.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71 나하햐햐
    작성일
    11.05.24 16:03
    No. 6

    쥔공이 마법인가 뭔가로 머리가 좋아져서 6개월인가만에 사법고시에 합격하게 되죠. 그리고 연수기간동안 2등으로 졸업. 그리고 검사생활하면서 사건해결해 나가는데 문제는 사건해결하는게 너무 허무하다는거. 제가 기대한건 뭔가 뛰어난 머리와 마법이 합쳐져서 사건을 해결해나가는 그런 비스무리한 전개를 기대했으나 결론은 마법쓰면 범인이 알아서 다 자백함. 고참 검사들도 승산이 희박한 사건을 주인공 골탕먹일려고 배정하는데 , 쥔공은 걍 법정에서 마법으로 자백하게 만들어버림. 증거같은건 필요없음. 걍 마법쓰면 모든 범인이 알아서 다 자백하니깐. 단기간에 사법고시 합격한 머리는 시험이외에는 쓸때가 없는듯한...csi나 뭐 그런걸 상상하고 보신다면 실망하실겁니다. 걍 별생각없이 시간때우기로 보신다면 추천해드림.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9 돌슨
    작성일
    11.05.24 16:27
    No. 7

    마법을 어떻게 활용해서 재미를 주느냐가 이책의 포인트가 될텐데
    윗분 글 보시면 알겠지만 자백 마법으로 모든 사건을 해결합니다.
    이 자백 마법이 걸기 어려운것도 아닙니다 거의 제약이 없다 시피 하죠
    바로 근처에서 써도 다른 사람은 모를뿐더러 마나를 많이 잡아먹는것도
    아니고 발동시간이 오래 걸리거나 주문을 외워야 하는것도 아닙니다.
    주인공의 신분이 검사인데 이 자백 마법은 전가의 보도라고 할수 있을 정도로 강력하죠.그럼 뭔가 제약이 있어서 아무때나 못 사용하게 설정을 했어야 하는데 그런게 없으니 어떤 어려운 사건이 있더라도 이 자백 마법으로 해결할게 뻔합니다.
    시간이 촉박하고 급박한 경우에나 비장의 수로 나와야 할 마법이 심심하면 나오니 다음권이 기대가 되겠습니까?
    3권 나오면 안볼듯 하네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3 초절정고수
    작성일
    11.05.24 16:50
    No. 8

    그래도 재미있던데요. 이건 김전일이 아니잖아요. 추리가 아닌 현대판타지물이고요.

    필력이 괜찮은 작가분입니다. 그냥 킬링타임용으로 봐도 괜찮을 작품입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戀心
    작성일
    11.05.24 16:54
    No. 9

    재미있습니다^^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1 암전
    작성일
    11.05.24 18:12
    No. 10

    중고생 이읽으면 잼있을만한 글인듯합니다..저는 80페이지쯤 보다가 접었음...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비온뒤맑음
    작성일
    11.05.24 20:10
    No. 11

    막상 검사가 되고 능력을 사용하게되면 오히려 재미가 떨어지지않을까 싶었는 데 역시나 2권부터 보기가 힘들더군요. 자백마법이 효과적이긴 하지만 좀더 다른 방법을 찾았으면 했거든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4 천사의소멸
    작성일
    11.05.24 21:05
    No. 12

    이건 김전일이 아니잖아요... 뿜었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8 망고망구
    작성일
    11.05.26 10:40
    No. 13

    그 자백마법을 쓰는 부분때문에 읽기가 꺼려지는게 사실입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8 겟타로봇
    작성일
    11.05.26 21:48
    No. 14

    자백마법뿐아니라 자백 사술도 나오는마당에..ㅋㅋ 무협이나 판타지같은 장르소설이니 마법으로 자백을 끌어내는 것도 가능하다고 보네요 정신계 마법을 사용하면...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8 박제후
    작성일
    11.06.01 00:38
    No. 15

    그 태희양 동생은 태연양이란 이름으로 나옵니다...ㅋ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7 비천신마
    작성일
    11.06.20 14:41
    No. 16

    볼려구 대기하는 작품이죠.....근데 왜 안보이지...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72 daengjap..
    작성일
    11.11.12 12:37
    No. 17

    60억분의1보다 나은듯.. 같은작가 아닌가요??

    일단 60억분의 1은 주인공이 고작 고기장사.. 나중엔 ...

    친구들한테는 다 비밀로 하고 무슨 대단한거 할줄알았는데..

    그래도 현실물이니 현실에서 마법으로 다때려부수는 그런 현대물

    보다 낫던데요.. 물론 마법에 대한 설정이나 기준이 약간 미흡하긴해요..



    (자백하게 만드는 마법 만큼 진실의 눈인가 뭔가 그게 힘든것도 이해 안가고 동생이 납치되는데 갑자기 동생의 마나를 찾아서 엄청먼거리를.. 달려가서 혼자 구하고 이런거 등등)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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