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칸바야시 쵸헤이
작품명 : 전투요정 유키카제 2권
출판사 : 대원씨아이 NT노벨
갑자기 지구 침공을 개시한 미지의 이성체 JAM. 인류는 이에 맞서기 위해 실전조직 FAF를 페어리 성으로 파견, 특수전 제5비행전대에 소속된 후카이 레이 또한 전술전투 전자정찰기 유키카제와 더불어 치열한 전투의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하지만 작전행동 중에 피탄당한 유키카제는 레이를 기체 밖으로 사출하고 자신의 데이터를 최신예 기체로 전송한다 ―이제 인간은 필요 없다고 판단한 것처럼.
인간과 기계의 반목을 극한까지 추구한 시리즈 제2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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뭥미? 저번 1권 감상에서 "결말을 말하다니 스포일러가 너무 심하다!"라고 해서 그 부분을 지웠더만, 2권 뒷표지에서 1권 결말을 그대로 말하고 있잖아(...). 괜히 지워서 손해본 느낌입니다?
하여간 2권... 이라고 하기에는 어폐가 조금 있는 2권입니다. 80년대에 출판된 '전투요정 유키카제'를 개정한 개정신판이 한국판 1권이고, 한국판 2권, 3권은 1999년 출판된 '굿 럭, 전투요정 유키카제'를 각기 상, 하권으로 분권 한 것입니다. 즉, 2권이라기 보다는 후속작의 개념이지요.
1권의 후반부에서 JAM이 인간을 인식한 것과 반대로, 지구의 기계(유키카제)는 인간(후카이 레이)를 버리는 극단적인 '반목'의 결말이었다면, 이번 2권에서는 조금 부드러워진 분위기.
귀환 이후 계속 의식불명 상태이던 레이와 그를 깨우기 위해 분투한 부커 소령. 계속되는 전투에서, '슈퍼실프'에서 벗어나 '메이브'라는 새로운 몸을 얻어 무인기로 운용되던 유키카제가 이상작동을 일으키고, 그에 부응한 듯 레이가 눈을 뜹니다.
유키카제는 JAM의 변화된 전법에 대해, 다시금 자신의 파일럿, 레이를 원하게 되지요. 그리고 그들이 속한 특수전은 JAM의 전법 변화와 그에 따른 대처방법을 고민하고, 30년동안 이어진 JAM과의 전쟁에서 상황을 타개하여 '이기기 위한 고민', 전술정찰이 아닌 전략정찰의 방면으로 상황을 고민하기 시작합니다.
전투요정 유키카제에서 등장하는 '전쟁의 묘사'는 꽤나 특이합니다. 민간인과는 전혀 상관 없는 구역, 외계 행성 '페어리'에서 오로지 '전투기계'와 '전투기계화 된 인간들'이 펼치는 전쟁은 전쟁이 가져오는 일반적인 '참혹함'과는 전혀 연이 없는 이야기입니다.
책을 가득 매운 전투씬에서는 계속해서 JAM이 격추되고, JAM 또한 수많은 FAF 전투기들을 격추합니다. 어떨때는 기지 하나가 통째로 날아가기도 하고, 많은 인간들이 희생되고, 새로운 전술이 생겨나고, 새로운 기술이 도입되며 '전장의 환경'은 끊임없이 변화합니다.
허나, 이것이 '전체적인 국면'에서, '전황'이라는 개념에서 변화가 일어나는 낌세가 없습니다. 레이는 뛰어난 파일럿이고 유키카제는 최고의 전투기입니다만 혼자 종횡무진 적진을 날아 적의 '보스'를 미사일로 날려버리는 그런 장면은 없습니다. JAM은 끊임없이 새로운 전법과 신무기를 개발해서 습격해옵니다만, FAF는 얼마 지나지 않아 대응책을 찾아내 유키카제로 시범운용을 하지요.
30년간 이어진 전쟁은 이제 한두회의 격전으로 전황이 바뀔 수준이 지났는지도 모릅니다. 어찌보면 이제서야 서로의 '진짜'가 무엇일지 의문을 제기하는 것은 너무 늦어보이기도 하지요.
그런 면에서 이 소설은 이 전쟁에 휘말린 인간들을 철저하게 조명합니다. 전쟁에 휘말린 인간, 전쟁 속에서 직접 싸우는 인간, 전쟁 속에서 그저 묵묵히 자신의 할 일을 하는 인간, 전쟁의 진짜 이유를 찾는 인간, 전쟁 속에서의 파워 게임을 하는 인간, 전쟁을 전쟁 밖에서 바라보려는 인간... 특히 이 '조명'은 1권에서 빛을 발했습니다.
2권은 그런 면에서, 좀 더 스토리의 진행과 큰 시점으로 작 중 배경인 '전쟁' 자체에 적극적으로 개입합니다. 1권에서 모은 단서들을 철저하게 검토하여 지구와 JAM의 전쟁을 크게 고민하지요. 그와 동시에 1권에서는 단순히 '조명'될 뿐이었던 인물들이 점차 '성장'해갑니다. 그 중심에 후카이 레이와 유키카제가 있습니다. 이 책에서는 인간뿐만 아니라 기계도 성장해갑니다. 좀 더 감상적인 표현을 해 보자면, 1권에서는 단순히 '전쟁을 수행하는 기계'였던 자들이, 점차 '전쟁의 주역'으로 올라가려 하는 것이 2권의 내용이지요.
상하 분권이라 2권만 가지고 상세한 감상을 말하기는 어렵겠습니다. 다른 라노베처럼 캐릭터 하나에 하악대고 묘사 하나에 열광하는 감상을 쓰는것도 가능은 한데(포스 대위라거나 유키카제의 어설픈 감정표현 같은것에 하악하악 대는 오타쿠 모드 감상문도 재밌긴 할 듯 한데...), 글 자체가 필력 쩌는 진지한 작품이다 보니 그러기는 괜히 싫어지는군요.
그나저나 진짜 한도 끝도 없이 튀어나오는 항공용어 도배에는 질릴 지경. 하루빨리 애니메이션을 찾아봐야 이 작품을 제대로 봤구나 할 수 있을 듯 합니다 그려(...) 난 항공부대 현역 근무중인 병사라구, 덤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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