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이길조
작품명 : 숭인문
출판사 : 발해
예전부터 문피아에 숭인문 추천감상이 많이 올라오는 걸 보고 숭인문을 읽어야 겠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시험공부를 하느라 그동안 시간이 없어서 못 읽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요즘 시간이 남아서 숭인문을 읽으려고 동네 대여점 3곳을 들렀는데 모두 숭인문이 없어서 그냥 전권구입했습니다.
저는 보통 대여점에서 빌려보고 정말 감명깊게 읽은 책만 구입하는 편인데, 숭인문은 대여점에 없어서 그냥 뭐에 홀린듯 인터넷으로 주문하게 되었습니다.
3일 후에 책이 도착해서 1권부터 읽기 시작했는데 정말 다른 일을 할 수가 없더군요. 7권을 방에 쳐박혀서 이틀만에 다 읽었습니다. 진짜 책을 이렇게 몰입해서 읽은 것은 쟁선계 이후 처음이었습니다.
책을 읽다가 느낀 건데 이야기 구조나 등장인물들의 생생한 캐릭터 같은 것들이 이재일님의 쟁선계를 연상케 했습니다.
보통의 판타지 책이 주인공 하나에만 초점을 맞추어서 이야기를 진행하다 보니 다른 조연급 등장인물들의 개성을 잘 살리지 못하는 반면 숭인문은 등장인물들의 개성이 뚜렷하고 사형제들 간의 끈끈한 정이 느껴져서 너무 좋았습니다.
또 싸우는 장면 묘사가 생생하고 멋있다는 것이 이 책의 장점입니다. 특히 7권에서 천지회주와 양진위의 싸움 묘사는 너무 멋있어서 몇년이 지나더라도 제 머리속에서 지워지지 않을 것 같습니다. 7500미터 설원위에서의 대결과 심어 같은 부분이 정말 멋있었습니다.
양산형 판타지들이 글이 계속 될수록 개연성이 없는 내용을 남발하고 무공등급에 혼란을 주어서 글을 몰입해서 읽는데 방해가 되는데 비해 숭인문이라는 책은 비교적 개연성에 문제가 없고, 인물들 간의 싸움에서 무공등급도 책에서 설정한 대로 일정하게 진행되어서 몰입에 방해를 받지 않았습니다.
유일하게 조금 마음에 안 드는 부분이 있었다면 판타지 소설을 읽는 가장 큰 이유 중에 하나가 주인공의 명성이 올라가면서 사람들에게 인정받는 것을 통해 독자가 대리만족을 느끼는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숭인문의 양진위는 그 무공이 천하제일을 다툼에도 불구하고 그의 무공 수준을 일반인들은 알지 못해서 사람들은 그를 여전히 탈적검(奪賊劍)이라 부르며 양진위와 숭인문을 무시하곤 합니다. 다른 여타 판타지 소설이 그러듯 소설말미에는 양진위가 다른 사람들에게 인정받기를 바랬는데.. 6권 중반부에 보니 양진위의 사후(死後)에야 양진위의 진가를 인정받게 된다고 되어있습니다. 이 부분이 저는 많이 아쉬웠습니다. 다른 일반 사람들의 칭송을 통해 대리만족을 느끼는 것을 판타지 소설을 읽는 낙 중 하나로 생각했던 저에게는 조금의 흠이었습니다. 그것 말고는 거의 나무랄 대가 없는 좋은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책을 다 읽은지 3일이 지났는데도 양진위, 종염방, 은서문 등의 인물들이 계속 머리 속에 생각나고 천지회주와 양진위의 대결이 생각나고 사형제들간의 끈끈한 우애가 계속 생각나서 이렇게 감상글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재밌고 감동적인 명작이 왜.. 대여점에는 없는 것인지 안타깝습니다. 아무래도 요즘 중,고등학생들한테는 양산형 판타지 같이 쉽고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소설이 인기 있는 듯합니다. 작가님이 6권에서 7권을 출판하는데 13개월이 걸렸습니다.. 그리고 7권을 출판한지도 7개월이 지났습니다. 긴 출판주기입니다. 그러나.. 군림천하, 쟁선계, 천잠비룡포, 치우천왕기와 같이 긴 출판주기를 참아줄 수 있는 소설입니다.(쟁선계는 아예 안 나오는 듯 하더군요.ㅜ.ㅜ;) 정말 아직도 안 읽은 분이라면 일독을 권(勸)합니다. 강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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