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댼시먼즈
작품명 : 일리움, 올림포스 연작
출판사 :
유명한 고전 일리아드를 소재로 한 SF소설입니다. 각권 1000페이지, 둘이 합해 2000페이지의 대작입니다.
사실 최근 장편들을 잘 못읽겠더군요; 스노우크래쉬를 쓴 작가의 바로크 사이클 씨리즈 3권도 읽으려다 포기했고, 그밖에 여러 장편들을 잠깐 들었다가 놨습니다.
근데 이 책은 정말 긴데도 끝까지 다 읽게 하는 흡입력이 있었습니다.
이야기의 시작은 20세기의 고전문학 박사 호켄베리가 그리스 신들이 날아다니고 트로이와 아르고스의 대영웅들과 수십만의 군사들이 혈전을 벌이는 일리움(트로이의 이름)에서 시작합니다. 그리스 신들이 호켄베리를 되살려 트로이 전쟁의 양상을 기록하게 시킨 것이죠. 이런게 어떻게 가능한 것인지, 어째서 '진짜' 그리스 신들이 이야기 그대로의 모습으로 실재하는지 지금 자신이 있는 곳이 정말 트로이 전쟁의 그곳인지 혼란스럽지만 호켄베리는 9년 동안이나 이곳에서 버티며 가장 오래 산 스콜릭(기록자)가 됩니다.
변덕이 죽끓듯 끊는 그리스 신들 아래에서 인간의 목숨은 파리목숨과 같습니다만 어떻게든 버틴 것이죠...하지만 평온( 눈 앞에서 수십만명이 혈전을 벌이는 것을 매일 본다지만..)한 나날을 보내던 호켄베리에게 위기가 닥칩니다. 사랑의 여신 아프로디테가 호켄베리에게 여신 아테나를 죽이라는 지시를 내린 것이죠. 그게 어떻게 가능한지는 모르겠지만 아프로디테는 하데스의 투구와 신들처럼 자유자재로 양자이동이 가능한 메달을 줍니다.
하지만 음모도 잠시, 신들의 제왕 제우스가 트로이를 놓고 다투는 신들의 싸움에 역정을 내고 아프로디테는 제우스의 번개에 산산조각이 나버리고 마는데..이제 호켄베리는 살아돌아올 아프로디테가 자신의 음모의 증인이 될 호켄베리를 살려줄지 장담할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그에게는 지금 죽어 없는 아프로디테만이 추적가능한 하데스의 투구와 양자메달이 있는데..이틀간의 유예기간 동안 잠시나마 신적인 힘을 소유하게 된 호켄베리, 그는 과연 무엇을 할까요(트로이에는 만척의 배를 항해시켰다는 경국지색의 미녀 헬렌이 있다능!) 과연 어떻게 전능한 신들의 손아귀에서 벗어나 살수 있을까요!
이 소설은 최소 3개의 이야기가 동시진행됩니다. 사실 이점은 이 소설의 장점이자 단점인데, 고대의 트로이, 외행성계의 로봇종족 모라벡의 이야기, 40c의 전혀 알수없게 변화한 지구 이야기가 대체 어떤식으로 엮일지 궁금증을 자아내면서도 흥미있는 부분에서 자꾸 절단마공을 발휘하죠 -0-;
이 소설은 정말 기발한 전개에 눈을 뗄수가 없게 합니다.
40세기의 지구에 갑자기 난데없이 오디세우스가 등장하기도 하고, 우주를 여행하는 모라벡들은 화성에서 그리스 복장을 한 이상한 정신병자 같은 UFO에게 에너지 광선을 맞고 추락하기도 하는 등 참 이상한 설정들이 마구 쏟아집니다. 급기야는 셰익스피어의 템페스트에 나오는 마신 세테보스(정확히는 다른 사람이 쓴 시에 나오지만)와 마법사 프로스페로 까지 등장하기도 하고, 2부인 올림포스에서는 신들을 학살해대는 아킬레스의 위용에 정신없게 보게 되죠.
이 소설을 보면서 일리아드를 살펴봤는데, 사소한 부분까지 일리아드에 다 언급이 되있는 부분을 작가가 꼼꼼하게 잡아내는 것을 보고 감탄했습니다. 사실 SF적인 부분보다도 그리스 전쟁을 묘사한 유혈이 튀는 전쟁이야기와 초인적인 영웅들의 모습이 더 매력적이더군요.
무척이나 긴 이야기라서 부담가지고 안 읽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도서관 같은데서 보시면 반드시 보시라고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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