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남궁훈
작품명 : 노병귀환
출판사 : 청어람
철저한 개인감상임을 밝힙니다.
고등학생때는 취향에 맞지 않아 1권에서 내려놓았던 책이지만, 다시 집어들고 단숨에 마지막권까지 읽게 만드는 힘을 지닌 숨쉬는듯한 무협소설이었다.
이 소설은 전장에서 살아 돌아온 노병이 무협에 적응해가며 자신에게 주어진 운명을 극복해가는 참신한 소재가 있지만 풀어나가는 이야기의 선을 따라가보면 완전히 참신한 이야기는 아니다. 무협지를 즐겨본다면 이미 어딘가에서 보았던 익숙한 이야기일 수도 있다.(내가 나온지 오래된 책을 이제야 읽게 된 탓이 클 것이다. 하지만 이야기 하나하나를 결코 쉽게 풀어나가지 않는다.)
하지만 이 소설에서 나를 휘어잡은 매력은 참신한 소재 하나가 아니었다.
이 소설 전체에 뿌리내린 그것은 '사람의 냄새', 휴머니즘이다.
참으로 비정하고 비겁하기까지한 것이 어려운데서 들어나는 사람의 본성일지 모른다. 소설에서 드러나는 악인들의 눈뜨고 봐주기 힘든 모습이 내가 저 처지라면 같은 선택을 할수 밖에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주인공은 강자에게도, 세상에게도 고개숙이지 않고 자신의 소중한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한 몸을 던진다.
또한 비록 세상이 썩어간다하더라도 그것을 바로잡고자 갈고닦은 무공으로 평생을 바쳐 협을 지키는 주변인물들, 거기에 무림의 진정한 태산북두 소림의 모습까지.
협이란, 안녕이란 누구를 위한 것인지 되새기게 만든다.
무협소설의 주인공에게서 가장 보기 힘들었던 모습, 깨달음이라 할만한 것을 얻고 남에게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남을 인정함으로써 자기 자신을 알게 하는 모습은 이 소설이 그저 그런,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소설이 절대 아니라는 생각이 들게 만든다.
마무리까지도....자세한 내용은 생략한다.
나는 이런 소설이 좋다. 이야기 속에서 세상은 썩어있더라도 협이 살아 숨쉬는 소설.
무협소설에서 협자는 빼더라도 이상하지 않을 듯한 소설들 속에서 보석을 너무 늦게 발견한 것 같다.
p.s1 남자의 향기가 폴폴나는 소설....
p.s2 딱 한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작중 등작인물의 이름이 왔다갔다해서 몰입도가 좀 깨진다는거다...후반부가서....그리고 작중에 던져놓은 떡밥들에 기대를 가지고 있었는데 정작 낚지는 않는...아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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