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성진
작품명 : 더 로드
출판사 :
서울에 다니는 대여점에는 <더 로드>가 없습니다. 제 생각에는 꽤 괜찮은 작품이라 생각했는데 반응이 없어서 나갔나봐요.
아무튼 연말이고 해서 고향에 내려왔는데 다행히 고향에 있는 곳에는 <더 로드>가 있어서 몇 달간 못 본 것들을 다 봤습니다.
8권까지 본 후 느낀 점은 밑에 어떤 분께서 언급하셨던대로 작가가 처음에 작정한 시놉시스를 무너뜨리지 않고 그대로 이어나가려는, 플롯 상의 일관성을 유지하려는 노력이 보이는듯하여 좋았습니다.
물론 장르소설계의 명작의 반열에 들어갈 만한 고전(이영도, 전민희 같은 작가분들)에서 보여주는 치밀한 플롯에는 비할 바 아니지만, 아무 방향성 없이 그냥저냥 서브퀘스트만 하다가 보니 어 끝났네 응 끝났어 하는 느낌의 최근 여러 작품과는 확실히 다른거 같아요.
얘기가 다른 쪽으로 흘러가버렸는데, 8권까지 읽고 가장 크게 느낀 점은 아서 C 클라크의 <유년기의 끝>이라는 명작 SF소설의 오버로드에서 모티브를 따온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에반게리온의 모티브가 된 <유년기의 끝>에 보면 '오버로드'라는 초월적 존재가 여러 행성들을 돌아다니며 자기의 자아로 통합/흡수하고 있죠.
성서에서 얘기하는 선악과가 너와 내가 다르다는 타자의 비애를 탄생시켰다는 점에서 과연 모든 사람의 자아가 하나로 통합된, 에바에서 얘기하는 AT필드가 없는 그 상태가 좋은 상태인지
그래도 '나'라는 자아가 따로 떨어진 상태로, 그 불완전함이라는 슬픈 숙명을 극복하려고 노력하는 인간 본연의 모습이 좋은 것인지
심한 비약일수도 있지만, 그런 주제의식을 조금이나마 내포하고 있는 <더 로드>라는 느낌을 받아서 색달랐습니다.
최근 많은 분들이 지적하시고 있는 이 소설의 개연성, 먼치킨적인 내용은 저의 경우 장르소설을 즐기는 가장 큰 목적은 바로 '즐거움'이며 그에 덧붙여 지금껏 접한 다른 컨텐츠들과 비슷한 모티브라든지 아니면 이러저러한 주제들을 생각하게끔 해주기만 한다면 만족하기 때문에 저 개인적으로는 단점이라기 보다는 즐거움을 느끼는데 도움을 주는 양념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무튼, 결론은 빨리 다음권을 보고 싶다는...-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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