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장영훈
작품명 : 절대군림
출판사 : 청어람
무협이라는 하나의 장르 내에서도 내부에 그려지는 강호의 모습은 천차만별이다. 고전적인 구분인 다정강호, 비정강호로부터 시작해서 음모로 가득찬 강호, 협객이 넘쳐나는 강호, 술법으로 가득찬 강호, 무공수련자로 넘쳐나는 강호, 정파와 마교의 대립이 심한 강호 등등 풀어내는 내용에 따라 여러가지 형태의 무협이 등장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다양한 강호의 모습이 있을지언정, 강호의 뿌리 혹은 밑바닥은 비정강호일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물론 이것은 개인적인 취향이 강한 면이 있다.
하지만 목숨을 걸고 싸우는 세계의 밑바닥이 비정하지 않을 수 있을까?
그래서 바보가 등장하는 무협은 좋아하지 않는다. 내가 좋아하는 강호는 고룡의 강호에 가깝다. 물론 고룡은 지나치게 현대적이고 음모적이만, 강하지 않거나 어리석은 이들은 살아남을 수 없는 고룡의 강호를 좋아한다. 약하거나 어리석은 이들은 죽는-죽기 싫다면, 강해지거나 똑똑해질 수밖에 없는 강호가 그려진 무협을 좋아한다.
그래서 나는 금강님과, 용대운님, 좌백님 등의 신무협 1세대의 강호를 좋아한다.
그런데, 최근에는 바보들의 강호가 늘어나고 있다. 아마도 비뢰도의 영향으로 인한 하나의 트랜드와 작가들의 연령이 어려지는 것의 영향일 것이다.
그런 와중에 장영훈님은 다정한 인간들의 강호를 그리려는 시도를 한다고 하여, 보표무적을 본적이 있는데, 중간에 포기하고 말았었다. 지나치게 감상적인 인물에, 감상적인 심리묘사와 표현이 취향에 맞지가 않았다. 그러나 상당한 필력을 느낄수 있었다.
그래서 그 이후의 작품 중에 취향에 맞는 작품이 나오면 봐야지라고, 기약을 했었지만, 그 이후의 작품은 보표무적과는 또 다른 이유로 취향에 맞지않아 여러번 시도하였지만 포기하고 말았다.
그러던 중 드디어 나의 취향에 맞을 만한 '절대군림'이란는 작품이 나와서 즐거운 마음으로 5권까지 읽을 수 있었다. (5권은 조금 불안하게)
강호를 제패하고, 자신이 꿈꾸는 강호를 만들겠다는 포부를 지닌 적이건의 행보는 신선했고, 앞으로 어떻게 이야기를 진행해나갈지 정말 흥미로웠다.
차련과의 연애이야기도 무협에서는 볼 수 없는, 꽤 잘다룬 연애담이어서 나름의 재미도 있었다.
그런데, 5권의 무영을 구하면서 위기를 겪는 장면부터 뭔가 불안하더니, 6권을 보고난 감상은 웬 철부지 도련님의 강호제패 놀이라는 인상을 지울 수 없었다.
5권에서도 조금 불안하기는 했었다. 장영훈님의 보표무적을 제외한 전작들을 포기한 이유중의 하나인 절대고수인 것처럼 나오다가 너무나도 쉽게 '00조'에 무력화된다는 점이었다. 하지만 그것은 장영훈님의 고유한 설정에 가까우니 그려려니 했다.
그래도 현재의 10대고수를 이긴 적이건은 너무나도 쉽게 죽음의 위기에 처하였고, 비연회 회주의 아량으로 겨우 살아난다. 적이건은 모르지만.
그렇게 아주 쉽게 죽음의 위기에 처했던 '약한' 적이건은 6권에서도 자신의 호위에 대해서는 신경쓰지 않은채 차련과 둘이서 사랑놀이에 빠져있다가, 납치당하고 만다.
앞권에서 강조했던 적이건의 강한 무력은 어디로 갔는가에 대한 허무함과, 강호제패를 꿈꾼자가 강하지 못하다면 치밀하기라도 했어야한 것 아닌가라는 생각이 절로 들게 하였다.
강호제패를 꿈꾸는 청년의 위기감 없는 행동을 보면서, 적이건은 '강호제패 놀이'하다가 납치당한 바보라는 생각밖에 안들었다.
마교 소교주인 외삼촌은 구화마공을 대성했을 거라는 추측이 나오는데도 불구하고 호위대가 있는데, 적이건은 무슨 무대포인걸까? 그것도 강호제패를 꿈꾸는 한 세력의 주인이고, 벌려놓은 일도 제법있는데다가, 위기마저 겪었으면서....
내가 생각하는 비정강호에서는 적이건을 납치했다면, 무조건 무공부터 금제가 아닌 폐쇄시키겠지만(근맥절단에, 비연회주 원한의 내용에 따라 거세까지도..^^;;), 일단 장영훈님의 강호에서는 어떻게 이야기를 풀어나갈지 기대해볼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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