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오채지
작품명 : 천산도객
출판사 : 청어람
문피아 감상란에 있는 천산도객의 감상글을 보았습니다. 그글만 보아서는 천산도객이 그저 그런 무협으로만 보였지요.
마침 할일도 없겠다 싶어 천산도객을 빼들었습니다.
보고나서... 제가 큰 착각을 했다는걸 깨달았습니다.
천산도객은 결코 가벼운 내용이 아닙니다. 주변사람들의 행동이 가볍다고 소설이 가볍다는건 아니죠. 주인공이 정체를 숨긴채 한 삼류문파에 들어가 문파를 키운다는건 흔한 소재죠. 그런데 이 소재에 몇가지를 덧붙여 아주 훌륭한 작품이 탄생했습니다.
우선 주인공이 문파에 들어가는 과정입니다. 주인공은 마인인데, 지나가던 청년과 같이 있다가 잘못하여 자신의 동료에게 당하고 말죠. 그러나 그 청년은 자신을 위해한 사람이 주인공의 동료라는 사실을 알고서도 주인공을 믿고는 뒷일을 부탁하게 됩니다.
그리고선 문파에 들어가는데 실상 그 청년과 주인공이 상당히 닮은 꼴이라 주인공이 청년인줄 알고 착각하게 되는거죠. 여기서 큰 갈래가 하나 생겨납니다. 이 부분이 소설을 절대로 가벼울수 없게 만들어 주는 것이죠.
주인공은 문파에서 정을 느낍니다. 그러나 그 정은 사실 청년 비파랑에게 가는 정이지 주인공에게 가는 정이 아닙니다. 그리고 주인공 또한 그 사실을 어렴풋이 알고 있지요.
또한 너무 오랜만에 만났기에 비파랑의 정혼자 또한 주인공과 비파랑의 차이를 구분하지 못합니다. 결국 주인공은 비파랑으로 살게 되는거죠. 주인공은 자신이 비파랑이 아니라는걸 더 잘알기에 정을 들일 겨를을 주지않고 인정없이 대하지요. 그러나 사람 마음이 그렇게 마음대로 되는게 아닌지라...
이러한 내용이 묵직하게 깔려있어 보면서 주변인의 가벼움에 웃음을 터트리면서도 씁쓸한 맛을 진하게 남기게 됩니다. 정말 오랜만에 멋진 무협을 만난거 같네요. 주인공의 행동 또한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대종사의 유훈을 계속 생각하며, 위대했던 한 마인의 뜻을 조금씩이나마 알아가는 모습이 참 보기 좋습니다.
중요한건 앞으로의 내용이겠죠. 전 겨우 1권만을 봤을 뿐이니까요. 만약 앞으로 이러한 내용들을 계속 유지해만 준다면 정말 보기드문 수작이 탄생할꺼라고 생각합니다. 최근 이런 묵직하고 정을 느끼게 하는 무협이 별로 없었지요.
ps. 이렇게 감상글을 남겼는데 2권에서 싹 뒤바뀌어버린다던가 하는건 아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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