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이훈영
작품명 : 골든 플라이
출판사 : 동아 & 발해
솔직히 1권 밖에 보지 못했습니다.
그런데도 감상을 쓰는 이유는...
무협에서 나름대로의 구역을 개척하신
작가분의 판타지 처녀작이란 의미 때문이죠.
김운영님이나 삼두표님이나
판타지로 호평받고 무협을 쓰시고는
그다지 좋은 평가를 받진 못했습니다.
그런데 반대로 무협이 본업, 판타지 부업...
이런 경우는 잘 접하지 못했죠.
아마도 두 장르를 통틀어 인정받기 힘든 것은...
무협과 판타지의 흥행코드가 다르기 때문일 겁니다.
무협이야 수십년 동안의 역사를 이어오며
그 기반이나 설정이 탄탄히 잡혀 있기에
무엇보다 작가 개개인의 개성이 중요하다고 본다면...
판타지는 모든 설정을 새로 짜야 하는
귀찮음이 있지요. 독자 또한 매 글마다
복잡한 설정을 익혀야 한다는 부담이 있습니다.
그러나... 제가 판타지를 보면서 가장 중요하게 평가하는
요소는 바로 설정입니다. 설정이 어느정도 구체적이고
방대한가... 일단 설정이 방대하다 함은 작가분이
단시간에 구상한 성의없는 작품은 아니라는 뜻이고요.
세계관의 구체성은 독자에게 무궁무진한 희열을 선사하는
기본 떡밥이기도 하지요.
지존록이 인기있는 이유가 그 엄청난 설정 때문이
아닙니까? 무공 하나하나가 작품의 주요한 장치가 되는 글.
물론 틀에 박힌 설정에도 인기있는 글은 많습니다.
카르세아린 류의 글이죠. 자세히 보면 일본문화의
영향이 좀 과다하죠. 요즘은 출판작에
모 일본 만화의 패러디나 오마쥬가 심심찮게 등장합니다.
판타지 소설이 인기를 끌려면 일본식의 야시시함이라든지
쥬논 팀 특유의 임팩트라든지,
아니면 방대한 설정을 토대한 문학성...
아니면 코믹 지향이라는 나름의 개성이 필요합니다.
근데 과연 골든 플라이는 그런 흥행코드에
맞을까요? 저는 작가분의 판타지 처녀작이라는
측면에서 이 부분을 매우 흥미롭게 살폈습니다.
그러나... 작품의 흥행을 결정짓는 1권에서
별다른 흥행코드를 찾지 못했습니다.
윙이라는 기묘한 타차원의 물체와 주인공이라는
흥미로운 주제지만
먼치킨과 드래곤으로 대표되는
현대 판타지의 흥행코드와는 부합하지 않는다는
느낌입니다.
분명히 작가분께서 의도적으로 쉽게 쓰셨음이
분명하지만 말이죠.
저는 흥행을 위한 작품을 나쁘게 보지 않습니다.
대중과 친해져야 하는 건 대중작가의 필수조건입니다.
작품이 팔려야 더 좋은 작품을 쓰죠.
그래서 요즘 이훈영님 작품을 보면 대중지향적인
많은 노력을 찾을 수 있습니다.
부디 이훈영님께서 골든 플라이의 경험을 토대로
좀 더 대중에게 친숙할 수 있는 주제로
글을 쓸 수 있으시길 바랍니다.
저는 많은 판타지 소설을 접했지만
무협 독자보다도 더 성질 급하고 참을 성 없는
독자가 판타지 독자였습니다.
무협은 기본 레퍼토리에 충실하면 2권까지 그닥
재미없어도 3, 4권을 기다리게 되지만
판타지는 1권에서 끝입니다.
1권에서 뭘 보여주지 못하면 바로 시장의
외면을 받는 무서운 장르죠.
부디 판타지를 만만히 보시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한 때 강승환님의 열왕대전기가
시장의 외면을 받았습니다. 특별한 게 없었고
오직 삼두표라는 이름 하나로 매니아들에게
알려져, 문피아를 토대로 뒤늦게 시장의 주목을
받게 되었죠. 열왕대전기가 6권이상 출판된 시점에서도
세상에 열왕대전기를 아는 사람은 많지 않았지요.
그런 강승환님도 신왕기의 실패를 맛보았으니...
아무튼 건투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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