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아오이 세키나
작품명 : 헤키요 고교 학생회 의사록 1 - 학생회의 일존(一存)
출판사 : 서울문화사 J노블
사립 헤키요 고교 학생회. 이곳은 선택받은 자가 아니면 감히 들어올 수 없는 성역이자 낙원이다.
학생회 멤버 중 유일한 남자인 부회장 스기사키 켄은 오늘도 학생회실 한가운데서 사랑을 외친다.
"나는 미소녀하렘을 만들 거다!"라고(단 공기 이하 취급).
그리고 어린애 같은 학생회장 사쿠라노 크림은 오늘도 학생회실 한가운데서 자기 맘대로 외친다.
"평범한 인간에게는 흥미 없......(자율규제)."
매일 반복되는 느긋한 대화. 매일 흘러가는 푸른 청춘의 시간.
자, 떠나자. 소년소녀여. 망상이라는 이름의 대평원으로!
이 이야기는 유쾌통쾌하면서도 조금쯤 비밀스런 헤키요 고교 학생회 멤버들의 사랑스러운 일상을 엮은 기록의 일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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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트노벨을 읽기 시작한지 7년이 다 되어 갑니다만, 이정도로 '몰개성한' 캐릭터 일러스트는 처음인 듯 합니다. 컬러 일러스트를 봤을때에는 누가 누구인지 구분도 안갔어요. 특히 '미나츠' 같은 경우는 글에서 느껴지는 이미지가 일러스트와 전혀 맞지 않고... 귀하디 귀한 보이쉬 미소녀를 저렇게 평범한 여자아이로 그려놓으면 안된단 말입니다. 우와앙.
각설하고.
하여간 이 소설은 매년 발간되는 가이드북인 '이 라이트노벨이 대단하다' 2008년도판에서 '신작' 부분 1위를 차지한 소설로, 장르는 '잡담 소설'을 표방하고 있는 소설입니다. 작가는 '4컷 소설'라고 부르기도 하더군요.
이 책은 학생회에 가입하자마자 "모두들 진심으로 좋아합니다! 전부 저와 사겨주세요!"라는 말을 던진 경박한 부회장 스기사키 켄의 시점으로 진행되며, 그 외에 어린애같은 학생회장 사쿠라노 크림, 쌀쌀맞은 S 성향의 미녀 서기 아카바 치즈루, 활기차고 남자아이 같은 여자 부회장 시나 미나츠, 소극적이고 남자 공포증이자 미나츠의 동생인 회계 시나 마후유 등이 학생회실에 모여
서로 잡담하고 놀고 만담하다가 다함께 켄을 구박하는 이야기입니다.
끝.
참으로 단순. 기승전결따위 무시. 거창한 백스토리, 가슴 찌르는 청춘의 고민, 그딴거 없음. 몇몇 에피소드에서는 소설의 형식마저 포기. 오로지 개그, 패러디, 개그, 패러디.
다른 소설이라면 '개그성 단발 외전'이라던가 '보너스 이야기', '진지한 분위기를 환기하기 위한 개그씬' 정도로 쓰일 이야기들이 몇번이고 몇번이고 반복됩니다.
이렇게 '소설이기를 포기한' 부류의 라이트노벨의 대표격으로 언급되는게 '박살천사 도쿠로'입니다만, 그 진짜로 정신 나간듯한 분위기는 도저히 견디지 못했기에 1권에서 때려치웠습니다만, 이 학생회의 일존은 '별 생각 없이 그냥 웃으면 되는 적당한 분위기'가 적당한 템포로 반복되는, 정말 '4컷 개그 만화'를 읽는 듯한 느낌이라 편하게 훨씬 편하게 읽어 갈 수 있었습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종종 언급되는 '캐릭터의 어두운 과거'가 그 템포를 망가트린 다는 거. 차라리 그런거 다 생략하고 오로지 개그 노선으로만 나갔어도 됬을텐데 말이지요. 프롤로그와 에필로그에서 뭔가 거대한 음모의 노선 같은걸 보여주기도 하는데, 1권에서는 감도 안잡히는게 그냥 폼 잡으려고 넣어 둔 것 같기도 하고;;
스기사키 켄의 과거 이야기야 그럭저럭 개그로 승화되긴 했습니다만, 역시 조금 무거운게... 음, 분위기가 가벼운 만큼 조금만 무게가 쏠려도 금세 템포가 무너집니다.
뭐 하여간, 길게 할 말은 없는 소설. 확실히 재미있긴 합니다만, 이게 1위를 할 소설인지는 좀... 고지식하던 후지미판타지아 문고가 이런걸 내 놓았다는 충격에서였을까요? 저번에 감상을 올렸던 AURA가 3위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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