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문형진
작품명 : 인드라의 그물
출판사 : 노블레스 클럽
인드라의 그물을 받아 봤을 때 처음 느낀 점은 "글이 좀 어렵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아주 편하게 읽을 수 있는 글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이 소설을 처음 본 나에게는 낯선 인드라라는 힌두교 신화속의 인물이 제목으로 있어서인지 어렵게만 느껴졌다.
나는 그런 인식에다가 신학기라는 바쁜 상황까지 겹쳐서 책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오랫동안 보지 못하다가 어제서야 글을 읽게 되었다.
단말기? 모뎀? 인드라망網? DB대마왕강림까지?!!
글의 처음 부분에서 나온 이런 것들은 "이거 뭐야?!"를 외치게 했고 작품의 세계관이 점점 더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게다가 신비롭게 등장하는 칼키의 모습에서 처음 책을 펼 때의 어려운 느낌은 사라지고 글에 대한 흥미만이 남아있게 되었다.
(거기다가 글의 문장이 아주 깔끔한 느낌으로 다가와서 생각보다 빠르게 글에 집중할 수 있었고 내용이해도 빠르게 되었던 것 같다.)
한 자리에서 단숨에 책을 다 읽고 놀랍게 느낀 것 중 하나는 작가님께서 정말 불교(힌두교)에 대해서 잘 풀어쓰셨다는 점이다.
평소 불교라고 하면 ’석가모니, 소림사, 달마’등 밖에 떠올리지 못하는 무지(無知)한 나인데도 책 속의 불교사상은 작가님의 상상으로 창작된 세상과 조화롭게 합쳐져서 아주 쉽게 다가왔다.
그리고 칼키와 교, 그리고 여의와 관세음보살의 케릭터들도 마음에 들었다.
그들은 각자의 개성을 뚜렷하게 지니고 있었고 그런 그들이 보여주는 관계속에서의 갈등들은 흥미로웠다.
분명히 규정되어 있는 관계임에도 그 이면에 숨겨진 관계들이 시간이 지날수록 한꺼풀씩 벗겨지는 것을 보는 재미가 있다고 할까나.
이렇게 글의 세계관과 케릭터들은 더할 나위 없이 마음에 들었으나 글의 전개가 조금 마음에 걸렸다.
뼈대는 있는데 살이 조금 부족하다는 느낌이랄까. (너무 여섯 권정도 분량의 글에 익숙해져 있어서 그런 것일지도 모르겠다.) 있을 건 다 있는것 같은데 너무 빠른 전개에 어딘가가 부실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노블레스 클럽의 작품들은 무조건 한권으로 끝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이 소설이 두 권짜리로 바뀌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을 정도이다. (저번의 더커스드 때도 그랬지만...)
아무튼 짧게 정리하자면 "재미있다" 네 글자로 정리할 수 있을 것 같다.
노블레스 클럽 전작들이 워낙 화려해서 이 소설이 별 다섯개의 재미를 지닌 대작이라고는 말할 수는 없지만
작가님의 잘 조화된 세계관과 멋진 케릭터들이 있는 이 글이 수작(秀作)임에는 틀림없는 것 같다.
마지막으로
"가없는 중생을 구원하는 것이 보살의 일이라지만, 상처 입은 보살은 누가 구원하지?"
-인드라의 그물 본편 中에서.....
"수천수만 겁을 거듭 살아도 넘기 어려운 벽이 인간의 사랑이다."
-인드라의 그물 소개글 中에서.....
마음에 와닿는 2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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