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이효원
작품명 : 망향 교회(1권)
출판사 : 시드노벨
01. 당연한 얘기입니다. 창작을 하면서, 창작자의 취향이 드러나지
않는다면, 젓가락이나 종이컵 같은 양산품을 만드는 사람이거나,
아니면 지독한 천재라거나. 둘 중 하나겠지요. 하지만 취향을
강요하는 건 옳지 않아요. 그렇습니다.
02. 작품을 만드는데 고유의 컨셉을 만드는 건 중요합니다.
하지만 중요한 건, 외적인 컨셉과 내적인 컨셉이
따로 존재한다는 겁니다. 단지 주인공이 록 매니아고
작가도 록 매니아여서, 에피소드 제목이나 등장하는 필살기
이름을 록 넘버로 채우는 건 외적인 컨셉에 불과하지요.
외적인 컨셉에 치중하고 내적인 컨셉을 무시한다면,
위에서 언급한 '자신의 취향을 작품의 컨셉이라 착각'하는
결과를 맞게 됩니다. 지금 망향교회가 그렇습니다. 그 착각은 결국
작품의 '본질'을 무시했다는 증거이지요.
03. "뭔지 모르지만 멋있어~♥"라는 말이 있습니다.
말 그대로 자기가 잘 모르는 세계에 대한 경외심과
동경을 품는 것이지요. 하지만 자기가 알지도 못하는 걸
멋있어 하는 사람은 사실 별로 없습니다. 제대로 설명도
안 돼 있는 생소한 단어와 설정이 제법 등장하는데,
잘 알려주지도 않은 거에 대해서 멋있다는 느낌은 들지
않습니다. 단지 뭔가 있어 보이기 위한,
안쓰럽기까지 한 작가의 노력만이 눈에 선할 뿐이지요.
잠시, 본문 콜.
(-본문을 약간 각색했음-
악당 : "아니, 그 문양은!? 우랄알타이 족의 문양인가!"
주인공 : "알 거 없다. 죽어라. 윤도현 밴드의 [너를 보내고!]"
악당 : "크윽. 역시 우랄알타이 족의 힘인가... 훗, 다음에 보자!")
기왕이면 조금만 더 알려주시죠. 가뜩이나 나라 사정도 안 좋은데,
친절함이 필요한 시기입니다.
04. 이야기가 전체적으로 무난한 건 괜찮습니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1권이 해야 할 일만 하고
끝내버리는 건, 뭔가 속은 느낌이지만, 시드 노벨의
취지도 그러하고, 원래 소설책의 1권은 게임으로
치면 스테이지1의 느낌으로 가는 게 당연한 거니까요.
하지만 이건 거의 스테이지1은 커녕 체험판도 안 되는 수준입니다. 1권으로 독자가 '알 수 있는 것', '알 것 같은 것', '알고 싶은 것'이 한 개도 없습니다. 단지 1권으로 알 수 있는 건... 믐!? 쿨 타임이 찼군요. 다시 한 번 재탕, 큐.
(-한 번 더 말하지만 본문을 약간 각색했음-
악당 : "아니, 그 문양은!? 우랄알타이 족의 힘인가!"
주인공 : "알 거 없다. 죽어라. 윤도현 밴드의 [너를 보내고]!"
악당 : "크윽. 역시 우랄알타이 족의 힘인가... 훗, 다음에 보자!")
정도 뿐이지요.
결론.
보아하니 적절히 반전 요소도 집어 넣고 이야기도 무난하게
잘 뽑혀 나온 거 같습니다만, 단점의 요소들이 너무 많네요.
1권만으론 그 작품을 완벽하게 평가할 수 없다는 제 신조에 따라 2권도 샀습니다.(사실 우리 동네에 '아이언 하트'가 아직 안 들어와서..;; 거, 거짓말 해서 미안해요!!! ;ㅂ;) 2권도 읽어보고 감상평을 올리도록 하지요.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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