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이수영
작품명 : 쿠베린
출판사 : 황금가지
1999~2000년 정도로 기억됩니다.
당시 이수영 작가님의 쿠베린이 천리안에 연재될 때죠.
이수영님의 귀환병 이야기를 너무 재미있게 읽어서
쿠베린은 처음 시작할때부터 완결이 날때까지
꾸준히 넷상으로 읽었습니다. 물론 기대한데로 멋졌습니다.
그러다 얼마전 단골 책방이 점포정리 하면서
책들을 중고로 넘기는 와중에, 쿠베린 전권을 헐값(?)에
구입하게 되었습니다^^
기억에 많이 남는 소설이라 주저없이 그자리에서 업어왔죠.
쿠베린 이란 소설은 겉으로 보기에 외면당할 요소를
몇가지 가지고 있습니다. 물론 사실은 그렇지 않지만,
1. 여성작가(보통 여성작가분 소설을 기피하시는 분들 많죠)
2. 먼치킨소설(먼치킨 싫어하시는 분도 많고요)
3. 인간이 주인공이 아니다(묘인족이 주인공이죠)
위에 딱 3가지만 보고 "아~ 안봐" 하시는 분도 있을겁니다.
그러나, 쿠베린은 그런 잣대를 가져다 댈 수 없는 소설입니다.
여성 작가분이신 이수영님은 이미 그 필력만으로도
우리나라 최고 판타지 작가라는 말이 아깝지 않은 분입니다.
거기다 여성작가분이라고 볼수 없을 정도의
디테일한 묘사와 감각적인 전투씬.
그리고 피(?)가 난무하는 전투씬의 대가십니다.
쿠베린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전투씬이 몇개 있습니다.
쿠베린 자신의 딸과 미트라가 사인족에 죽은 후,
그 복수로 이성이 마비되면서 미쳐 날뛰는 장면.
이 부분 묘사는 참 멋졌습니다.
미쳐 날뛰는 쿠베린의 모습을 주변인물들의 대사와 행동으로
표현하고, 주위에 모든 생명체를 갈가리 찢어놓고
전투가 끝난후 쓰러져 탈진한 쿠베린은 다음날
피비린내 나는 전장터에서 울면서 깨어나게 되죠.
이 부분의 감정 묘사와 대사처리는 진짜.... 역시 이수영!!!
이란 생각을 하게 만들기에 충분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전투에서의 쿠베린의 광기에 찬 포효는...
(읽어보신 분들은 다 아실거에요 ^^)
주인공이 인간이 아니어도 충분히 재미있습니다.
쿠베린의 대사중 가장 가슴에 와닿던 대사가 있습니다.
인간군대와의 전쟁 직전,
인간 마법사에 의해 묘인족들이 죽고 큰 피해를 입습니다.
이에, 묘인족의 왕 쿠베린은 무차별적으로 인간 마법사와
인간들을 죽여나갑니다. 피도 눈물도 없이 말이죠.
이에 마왕이란 별명도 붙게되는데,
이때, 한 인간이 쿠베린에게
"어떻게 아무런 양심에 가책도 없이 인간을 그리 죽일수 있느냐?"
하고 묻습니다. 이때 쿠베린의 답변이 아직도 잊혀지지가 않아요.
"너는 길을 지나가다 너에 앞을 막는 토끼 한마리를 죽이는데
양심의 가책을 느끼는가?"
(저게 토끼가 아닐수도 있습니다 ㅡ,.ㅡ 갑자기 기억이 안나네요)
묘인족의 입장에서 인간은 길거리에 널린 작은 설치류와
별반 차이가 없다는 뜻이겠지요.
그러나 그런 쿠베린에게 인간은 무수하게 덤벼듭니다. 끝까지요.
물론 엔딩까지 멋지게 마무리가 된 소설이고요.
읽다보면 아하~ 하는 생각이 들게 하는 좋은 소설이었습니다.
PS : 쿠베린... 이 당시의 인터넷 소설들은 일단 완결을 끝내놓고
출판을 했었습니다. 중간에 출판이 되어도 일단 넷상으로
완결은 꼭 했지요. 쿠베린도 마찬가지로고요.
지금은 1권 정도 연재한 후 바로 연중후
"책으로 뵈어요~" 이지요.
이게 나쁘다는것은 아니고요.
진정한 인터넷 소설이라는 말이 붙을만한 소설들은
그당시로 끝이라고 생각합니다.
인터넷으로 자신의 글을 연재하고 독자와 대화하면서
글의 완결까지 한호흡으로 독자와 같이 움직이던 소설들 말이죠.
지금의 인터넷 소설은 출판을 위해 얼굴 알리기 정도...
연재하다가 출판 후 연중하고, 출판한 후에 판매부진이 되면
흐지부지 조기 마무리가 되거나 아예 연중된 상태로 없어져
버리는.... 이건 인터넷 소설은 아니지요.
그냥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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