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자청
작품명 : 시공천마
출판사 : 청어람
시공천마.
이름에서 확 끌리는 느낌이 온다.
실제로도 그러하다.
문피아 연재중 상당한 인기를 끌고 출간된 이 작품은 기본적으로 강력한 먼치킨 소설이다.
무려, '신이 되어 주겠다'인 것이다.
이 말 하나면 시공천마를 설명했다고 할 수 있다.
시공을 넘어 무림세계로 온 이환.
그를 돕는 무궁화와 이환의 새로운 나와바리(?)라 할 수 있는 작은 산골마을.
이환이 사조성으로 군림하는 그 평화로운 마을에 난데없는 무림인들이 침입하고 이환은 신으로서 자신의 영지를 지키기위해 두문불출하게 된다.
아쉬운 점이라면 너무 때려 부수는 면에 치우친 점.
이 녀석은 뭔가 목적의식이 없어 보인다.
신으로 군림하겠다는 것도 나름의 목적이기는 하지만, 뭐랄까 너무 추상적인 느낌이라 손에 잡히는 것이 없다.
좀 더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목표가 있다면 좋을텐데.
시공천마는 주인공을 원톱으로 내세우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주인공이 그렇게 매력적으로 보이지는 않았다.
욕심이 많고 손해보기 싫어하는 것은 알겠다. ...그런데??
방안에서 무공수련에 열중이라 그런지 이 녀석의 의도를 도통 짐작할 수 없다. 신이 되어 주겠다는 말에, 그것도 퍼주는 신이 되지 않는다는 것에 살짝 설레었지만 그것으로 끝이다.
게다가 이환의 무미건조한 강호행에 약간 실망한 구석이 없지 않다.
주인공 자체가 너무 패도적인 기운이 가득하다보니 다른 인물들은 감히 그를 상대할 수 없는 것이다.
이환은 위기를 느끼고 무공과 과학, 양면을 모두 소홀히 하지 않으려는 모습을 보이지만 글쎄 그것을 과연 위기라고 할 수 있을까.
별로 위험하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았다.
당연히 적(?)으로 보이는 미지의 세력도 이건 뭐 어떻게 게임이 안된다. 이런 류를 좋아하는 분들은 즐겁게 볼 수 있겠지만, 다양한 등장인물들의 조화와 충돌을 즐기는 분이라면 글쎄 아마도 뭔가 어색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마을을 보호하기 위해 진법을 설치한다고 하는데 그 이후를 기대해 보는 수밖에...
아직, 시공천마는 1.2권만 나왔을 뿐이다.
이상에서 언급한 개인적인 감상이외에도 시공천마는 치명적인 단점이 존재하는데, 뚝뚝 흐름이 끊어지는 문장이 그것이다. 사실상 이게 가장 문제인데 뭐랄까 글에 몰입하는 것을 방해하는 느낌이 역력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이 되겠다는 이환의 야심, 게다가 퍼주는 신이 아닌 자신을 위한 신이라는 점에서 여러모로 흥미를 자극하는 소설임에는 분명하다.
주인공 최고!
...를 외치는 독자라면 충분히 만족할 만한 소설.
이 비슷한 소설로 나는 포이즌 나이트를 예로 들어 보겠다.
이유를 물어본다면 내가 이 소설을 조금 좋아한다고 하겠다. 아무튼 이 소설의 주인공인 레인은 여러모로 이환과 비슷하다.
강함의 차이만 있을 뿐 기본적인 성격 측면에서도 비슷한 부류에 속한다고 본다.
남에게 배신당하는 것을 싫어하고, 냉정하며, 또한 강하다.
하지만 이환에게는 레인에게 있는 주인공의 매력이 느껴지지 않는다. 이 소설도 딱히 칭찬할 만한 문장은 아니다. 여러모로 부족한 면도 많고 종종 정말 생뚱맞은 이야기도 나온다.
그럼에도 내가 즐겨보는 것은 주인공이 풍기는 매력이 꽤나 봐줄만하기 때문이다.
이환.
물론, 이 녀석도 나름의 매력은 있다.
그러나 지금의 이환은 너무 무미건조해서 보는 사람이 조금 답답한 면이 있달까, 어떻게 보면 미래전쟁을 경험한 '군인'인 만큼 이것이 정상일 수도 있겠지만 주인공을 멋지게 그려내는 것, 그것이야 작가의 역량문제가 아닐까 생각한다.
워낙 흥미로운 소재를 갖고 이야기가 흘러가다 보니 쓸데없는 말이 길어졌다.
앞으로 시작될 시공천마 이환의 앞날을 지켜보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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