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이상향
작품명 : 쉬라즈
출판사 : 로크미디어
나는 이상향 작가를 좋아한다.
전작인 스틱스를 워낙 즐겁게 읽었기 때문이었다. 그렇고 그런 다른 판타지와는 확연하게 구별되는 작가만의 색깔이 있는 분이다. 그래서 주저하지 않고 '이상향'이라는 이름만 믿고 쉬라즈를 보게 되었다.
역시.
게다가 누구와는 다르게 이 작가는 발전하는 모습도 느껴진다.
아무리 장르문학 작가라고는 하지만 책을 한 번 내는 것도 아니고 연속해서 낸다면 무언가 달라진 모습을 보여 줘야지.
그러므로, 이 작가를 좋아하는 분들은 절대 기대를 배신당할 일은 없다.
이제는 작가의 이름도 믿을 수 없다니.
진정 슬픈 현실이 아닌가.
아무튼 이하에서는 쉬라즈의 내용을 간략하게 추려보도록 하겠다.
쉬라즈는 주인공의 이름이다.
자신만의 기준으로 마법과 마나에 대한 정의를 내린 작가. 쉬라즈는 그 중 '아토마법사'에 속한다.
이 아토마법사란 마법의 효율을 높이는 마법사다. 마나의 량을 늘려 실력을 키우기보다는 효율에 집중해서 내실을 키우는 것. 그래서 같은 양의 마나를 갖게 되면 이쪽이 훨씬 유리하게 되는 결과를 만들어 내는 것.
이런 쉬라즈는 여자친구와 함께 인류의 멸망을 대비하는 노아의 방주에 탑승하게 되는데...
갑자기 무슨 일이 일어나고 쉬라즈는 홀로 떨어져 외톨이가 되어 버린다.
이전의 평화로운 일상과 유일하게 남아있는 인연이었던 여자친구도 잃어버린 쉬라즈. 다행히 성격좋은 귀족을 만나 마법사인 덕에 그나마 편한 인생을 살아가게 된다.
그의 절대 목표는 바로 드래곤을 멸망시키는 것!
인간들을 공격한 드래곤을 죽이기 위해 쉬라즈는 강해지기로 한다. 그의 인생을 파멸로 이끈 드래곤과 대적하기 위해 살아가지만 이 녀석은 바보가 아닌지라 지금은 그저 주어진 일에 열심일 뿐이다.
중간에 적절한 히로인인 옐루엠도 나오고 조력자인 귀족아들 렉쉬, 마법사1, 용병1,2,3등등이 나온다.
주인공을 괴롭히는 반동인물이라 할 수 있는 마법사2는 심지어 마법생물로 쉬라즈의 팔을 구멍내 버린다.
그들이 펼치는 알콩달콩한 이야기.
찌질한 쥔공은 아직도 살았는지 죽었는지 모르는 옛 여자친구를 기억하면서도 히로인의 벗은 몸을 보고 치료사 주제에 흥분해서 얼굴을 붉히는 놈이다.
으음, 뭐랄까 이런 장면을 보면서 쉬라즈가 적어도 조기종결을 당할것 같지는 않다는 생각에 안도했다.
아무튼,
쉬라즈의 시선으로 보는 세상이 그대로 가까이 다가와 그 매력을 유감없이 발산한다.
마법연구가답게 이 세상에 대중화된 마법생물을 관찰하면서 자신만의 아이템인 티카(드래곤비늘입고있는괴물)를 만들어 그에게 도움을 주었던 귀족아들 렉쉬에게 준다.
나머지 기타등등에게도 파워업!
히로인과는 점점 가까워지는데 이 찌질한 쥐공이 자기 마음도 모르고 여자마음은 더 모른다.
중간에 시간이 너무 빠르게 지나가서 조금 걱정스런 마음이 있었지만 역시, 주인공은 마법의 호수에 빠지고 난 뒤 다시 20살 시절의 젊은 나이로 돌아가 버렸다.
허...
아무튼 쉬라즈는 강약의 굴곡이 적절하게 짜여진 소설이다.
호감가는 캐릭터가 있는 반면, 비호감을 달리는 녀석들도 있다. 쉬라즈는 그 경계를 오가며 작가 특유의 맛깔스런 설명으로 상승과 하강을 반복한다.
인간을 위해 드래곤을 죽이려는 주인공, 그러나 엘프와 같은 입장에서는 그런 인간에게 공존하지 않으면 언젠가 멸망할 것이란 메시지를 던짐으로서 나는 주인공이 언젠가 목적을 바꿀 수 있는 가능성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게다가 주인공과 함께 미래를 대비하는 스무명의 인물들이 어찌 되었는지 궁금증을 불러일으킨다. 아마도 그들은 죽어서 땅에 묻혔을 수도 있고 살아서 세계의 이면에서 치열한 전투를 벌일 수도 있다.
어쩌면 후손이 남아 쉬라즈와 협력, 또는 쉬라즈가 신념을 바꾸어 공존으로 방향을 잡는다면 충돌할 수도 있다고 본다.
참으로 재미있는 소설이다.
부디 이 소설이 대박을 쳐서 10권이 넘도록 작품이 꾸준히 이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쉬라즈.
3권이 나오기만을 기다린다.
한가지 불평을 하자면,
좀 더 제목을 멋진 것으로 지었다면 좋았을 텐데.
기갑전기 매서커, 시공천마 정도로 뭔가 범상치 않은 제목이라면 끌리는 맛이 있을 텐데 그렇지 않아 조금 답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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