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기천검
작품명 : 킹스톡
출판사 : 서울북스
음, 기천검 씨의 전작인 미토스는 중간 정도 보았고, 하이로드는 보지 않았습니다. 미토스와 비교해보면 상당히 발전된 면이 보이는 것이 꽤 기쁘더군요.
몇 가지 주제에 입각해서 감상을 말해보자면...
-세계관
중요한 무대가 되는 제국은 고대 로마 제국과 비슷한 체계로 생각됩니다. 황제, 원로원, 집정관, 콜로세움, 검투사, 귀족제, 노예제 등등…. 다만 이런 제국 이외의 국가들은 중세 서양의 봉건제라던가, 동양에는 동방 제국도 있다고 하니 여러가지 문명권이 존재하고 있는 듯 합니다.
요즘에는 천편일률적인 중세 위주의 세계관에서 탈피하는 의도로서 고대 로마의 영향이 느껴지는 세계관을 쓰는 작품이 많이 있지요. 킹스톡도 이런 새로운 시도중 하나로서 좋게 볼만 합니다.
다만 제시되는 세계관의 묘사에 대해서는 불만이 조금 있습니다. 활용을 아주 잘 하지는 못한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요.
이를테면 노예가 해방될 수 있다는 설정이라면 해방노예 신분인 인물이 나와주어도 괜찮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실제 로마 제국에서도 해방노예가 사회에서 중요한 역활을 했다고 하니까요.
그리고 주인공이 어린 시절을 지냈던 왕국은 중세 봉건제 사회로 묘사되는데 주인공이 그 왕국에 대해서 가지는 추억은 상당히 적은 느낌입니다. 주인공이 좀 더 ‘문화 충돌’을 느끼는 것에 대해서 묘사해보면 좋았을 거라고 생각됩니다.
또 검투 경기에 있어서도 약간 경기 과정의 묘사가 부족한 느낌입니다. 자료 조사를 좀 더 많이 했다면 더욱 생생한 느낌의 묘사가 나올 수 있었을 것 같아서 유감입니다.
-캐릭터
킹스톡의 중심이라 할 수 있는 두 명의 주인공은 사실 각각을 떼어놓고 보면 상당히 전형적입니다. 주인공 율리오스는 판타지 소설에 흔히 나오던 전형적인 ‘복수귀’ 캐릭터이며, 주인공의 이복형이자 원수인 황제는 역시 전형적인 ‘만능 먼치킨’ 캐릭터지요.
그러나 이 두명을 대립 관계이자 숨겨진 혈연관계로 설정하고 있기 때문에 상당히 신선함과 긴장감을 느끼는 독자들이 많을 것이라 사료됩니다. 실제로 저도 상당히 흥미롭게 느껴졌습니다.
다만 저는 이 두명의 관계를 좀 더 독자들에게 애매모호하게 비치도록 묘사했다면 더 재미있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독자들에게도 흥미로운 이야기 거리가 될 수 있겠지요.
‘정말 율리오스가 황제의 동생일까?’
하는 식으로 말이지요. 혹은 나중에 반전으로 될 수도 있고^^;
-마스터 등의 설정
이 소설의 마스터라는 것은 포스를 사용하는 능력자를 의미합니다. 대체로 다른 소설의 소드 마스터와 비슷하다고 보면 되겠지요. 하지만 여타 판타지 소설의 소드 마스터가 그저 검기만 쭉쭉 뽑아내는 것과는 달리, 킹스톡의 마스터는 검기를 쓰는 것 외에도 다른 사람의 포스를 읽어서 감정을 읽을 수 있다던가, 방어막을 만든다던가, 칼을 멀리 날려서 공격하는 플라잉 소드 같은 다양한 기술을 쓸 수 있습니다. 그리고 대단히 강해서 일류 검투사 수백명도 이길 수 있다고 하지요.
다만 이러한 마스터의 능력은 무협 소설의 고수에게서 흔히 찾아볼 수 있는 것이라서 새로운 시도라고는 생각되지만 그렇게까지 신선하게는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주인공에게 깃든 수많은 검투사들의 원념의 집합체인 ‘다크니스’ 라던가, 주인공과 싸우게 된 검투사 스네이크가 썻던 염동력 쪽이 더 흥미롭더군요. 좀 더 이런 독특한 설정을 살리는 쪽이 재미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소설의 문체
대체로 평이하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그, 그것은…."
"그, 그게 아니라…."
"아, 아니요…."
같은 식으로 말 더듬기 자주 나오는 부분을 발견하면 좀 읽기에 거슬리더군요.
"황위"같은 흔히 쓰이지 않는 보통명사도 조금 눈에 거슬리고... 보통은 "제위"라는 표현을 쓰지 않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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