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BK
작품명 : 시간의 조율자
출판사 : 어울림
참신한 소설을 찾아보고자 인터넷 및 문피아를 이리저리 뒤져 이곳 감상란에 위드잇 님께서 올리신 시간의 조율자 감상을 봤습니다.
그 감상글을 봐서는 지뢰가 아닐까 싶어 일단 보류를 했죠.
그런데 정작 다른 책을 빌리러 간 대여점에서 시간의 조율자를 발견했고 머리를 벅벅 긁다 결국 집어 왔습니다.
그리고 별 생각없이 읽어 나가다 가장 처음 든 생각이 '출판사가 미쳤구나'였습니다.
읽던 책을 두고 인터넷에 필명을 검색해 보아도 나오는 책이라곤 시간의 조율자 뿐이니 처녀작이 분명한데 책의 내용은 신인이 출판하기엔 무리가 있었던 겁니다.
장르소설을 읽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있는 D&D나 돌킨에게서 파생된 판타지 세계관도 아니요, 무협도 아니요, 게임물도 아니요, 그렇다고 요즘 쏟아져 나오는 현대물도 아니었습니다.
시간을 조종하는 능력을 가진 주인공이 이계로 가긴 하는데, 그 이계라는 세계관을 작가가 독자적으로 만들었더군요.(그냥 판타지 세계 가는 건 줄 알았기에 충격이 상당했습니다.)
눈마새등의 책을 본 작가가 '나도 해 봐야지!'라며 무모한 도전을 한 게 아닐까 라는 생각과 함께, 과연 이 초짜가 세계관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독자에게 세계관을 잘 어필 할 수 있을까, 잘 풀어낼 수 있을까 라는 우려로 계속 읽어 나갔습니다.
빌려 온 1,2권을 다 읽고 난 감상은, 뭐라 해야 할까요. 기특하달까? 그랬습니다.
솔직히 '수작'이라 불릴 만한 글이라거나 해서 기뜩하다는건 당연히 아닙니다. '읽을 만 하다', '그럭저럭 재미있다'라고 느꼈다는게 그 이유입니다.
기본 틀은 무공도 마법도 아닌 능력배틀물에, 배경은 듣도보도 못한 세계관, 그리고 초보 작가의 조합인데 읽을만 하고 나름 재미도 느꼈다는 점에서 놀라웠던 겁니다.
원래가 지뢰를 예상하고 낮은 기대치로 읽어서 그럴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어지간해선 큰 틀을 벗어나지 않는 한국 장르소설 가운데서 이런 무모한 글을 쓴 초보작가의 호기가 여간 재미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렇기에 아쉬운 점도 당연히 있었습니다. 아니 많이 있습니다.
버릇인지 말줄임표(……)가 많이 들어가는 것도 그렇고(3권을 마저 빌려봤는데 1,2권에 비해 말줄임표가 확연히 줄어있어 푸하핫 했습니다) 그다지 특출나지 않은 필력, 상황 연출에 있어서의 미묘한 어색감 등등 부족함이 보이더군요.
그래도 정말 간만에 '생소하다','신선하다' 생각하며 읽었습니다.
소설류의 글을 쓰는 건 아니지만 부업으로 간간히 칼럼을 쓰곤 하기에 내용 이외에 이것저것을 따져 보는 성격인데도 마냥 엄마미소로 책을 봤네요.
원래 로그인도 거의 하지 않고 그저 읽기만 하던 제가(go! 무림때부터 들락거렸으면서 참... 금강님 죄송합니다.) 염치 불구하고 감상을 올리는 것도 그런 이유입니다.
조폭과 정치, 연예계 이야기로 뭉친 현대물이 쏟아져 나오는 요즘 뜬금없이 이런 글이 나왔습니다, 라는 말이 하고 싶어서요.
저처럼 신선한 글에 목말라 계시다면 한번 쯤 들춰봐도 좋을 듯 싶습니다.
단, 능력배틀물 이라는 점과 생소한 세계관, 그리고 아직은 미흡한 작가의 조합으로 만들어진 책이기에 읽는 분에 따라 내상을 입으실지도 모르겠습니다.
실제로 제가 현재 조금 들뜬 감이 없잖아 있기도 하고요. 하하. 저는 앞으로도 많은 작가들의 새로운 세계를 만나보고 싶을 따름입니다.
모두들 언제나 좋은 하루 보내시길 바라며 쓸때 없이 길어져 주저리에 가까운 글 이만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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