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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에 관련된 감상을 쓰는 곳입니다.



작성자
Lv.1 인위
작성
04.06.29 19:12
조회
1,224

학사검전, 5권을 기다리며, 4권을 기억하는 평범한 이야기.

  처음 최현우 작가에 대해 알게 된 건 거의 1년 반 전입니다.

조진행 작가의 홈페이지에 들어갔더니 작가분이 추천을 하시더군요. 그때엔 딱히 시선을 두

지 않고 극악한 연재속도란 이야기에 웃고 말았는데 나중에 출간되고 나서야 “아, 그때 그

작품이구나.”하고 손뼉을 치게 되었습니다.

그때 안 보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아시죠? 극악연재.

  한동안 신경 못 쓰다가 오늘에서야 생각나 작가 홈페이지에 들어가니 작가도 어지간히 쌓

인 게 많았나 봅니다. 처음에야 누가 평을 해주면 좋다하고 고치지만, 일단 어느 정도 글에

힘이 붙고 자신의 길을 나갈 때는 한없이 씁쓸하기만 하니까요.

  다음은, 작가가 4권 출판 며칠 후에 한 말입니다.

“학사검전은 좋게 말하면 가운데, 나쁘게 말하면 애매한 노선을 걷는 글입니다.

코믹도 아니지만 비장미가 철철 넘쳐흐르지도 않죠.

거침없이 나가는 무인도 아니지만, 절개 푸른 선비도 아닙니다.

그러니 이쪽을 선호하시는 분은 나름대로 불만을 가지시게 되고

저쪽을 선호하시는 분은 모자라다고 느끼시게 되는 거죠.

결국 어떡하든 양쪽에서 뭐라고 말을 듣게 되어 있는 글이랄까요.

그러면서도 가끔 코믹도 있고, 비장감도 있고, 무인의 모습도, 선비의 모습도 보입니다.

왜냐하면 바로 그게 우리가 살아가는 모습이라고 저는 생각하기 때문이죠.”

  그는 학사검전이 첫 작품이 아니라, 이전에 이미 보법이란 소설로 등단한 작가입니다.

연재 주기가 긴만큼 생각하고 또 생각하며 쓰기에, 대충 적히는 소설은 아니지요.

학사검전은 제가 매우 즐겁게 읽은 소설 중 하나입니다. 기억에 남을 정도로 재미를 느껴서

마침 감상문 이벤트가 있기에 도전해서 사인본을 받을 정도로 빠져들었습니다.

소재에서부터 전반적인 흐름, 그리고 마지막으로 주인공 성격까지 제 취향에 쏙 들어 맞더군요.

전 담담하니 길게 재미를 주는 걸 좋아하나 봅니다.

5월 20일 정도에 4권이 발간되었으니 어느덧 5권이 나올 때가 되었군요.

학사검전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면 호불호(好不好)가 갈리기 마련이지만, 이미 예전에 자주

반복되었으니 여기에선 이야기 하지 말기로 하고 4권의 기억을 되살려 볼까 합니다.

7월이 학사검전 5권 마감일이라는데, 이제 낼 모레면 7월이니까요.

  학사검전 3권까지는 마치 1부와 같았습니다. 강호에 드러나지 않은 상태로 강호를 말하고,

또 이를 통해 최대한의 재미를 뽑아냈습니다. 학사의 탈 안에 숨겨진 그의 무위는 큰소리

탕탕 쳐도 될 만큼 압도적이라, 마치 예쁜 보석을 숨기고 나만이 감상하듯 주인공을 홀로

소유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4권에 이르러서는 대단히 많은 것이 바뀌었습니다. 드디어 주인공이 세상에 드러납

니다. 그리고 주인공이 의도하지 않더라도 세상이 이를 해석하고 흐름을 만들어 나갑니다.

주인공이 워낙 호승심이 작고 다툼을 싫어하며 자신감도 부족한 편이니 타동적인 사고방식

을 가졌다 할 수 있습니다. 자연히 이런 주인공으로 이야기를 이끌어 나가려면, 세상을 통해

움직일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갑자기 속도를 낸다는 건 아닙니다. 천천히 스토리를 이끌며 에피소드를

만들어 나가고 있습니다.

  雷公님께서 예전에 댓글로 재미있는 이야기를 하시더군요. 작가분이 4권 출판 전에 했던

광고에 대한 글입니다.

<><><><><><><><><><><><><><><><><><><><>

1. 운현, 정원사 되다.

2. 운현, 재벌 딸을 검으로 위협하고 돈을 뜯어내다.

3. 운현, 벼락치기 공부 시작.

4. 신승, 본격적으로 중매쟁이에 나서나 외면 받다.

5. 운현, 최소한 한사람에게는 천하제일로 인정받다.

정말?

조금씩은 미묘하게 다 거짓말. ㅡㅡa;;;

<><><><><><><><><><><><><><><><><><><><>

은근히 스포일러를 스치는듯하면서도 스포일러가 아니니 놀랍습니다.

4권내용이 한순간에 정리가 되는 군요. 이미 읽은 분이라면 기억을 되살리실 테고,

읽지 않으신 분이라도 기대감은 생기겠습니다.

 4권의 말미가 가물가물하신 분들을 위해 마지막 내용을 뽑겠습니다.

감상이란 게 다 그런 것 아니겠습니까? 5권을 더 재밌게 볼 수 있으려면 일단 세세한 것을

떠올릴 수 있어야지요.

<학사검전 4권 마지막 장면 - 어쩌면 스포일러.>

불영대사: “서기 일이 그렇게 좋은 것인지는 내 처음 알았구나. 와룡헌으로 들어오지

         않겠느냐?”

운현: “제가 서기가 된 것은 대사님의 말씀 때문만은 아니었습니다. 제가 스스로 택한

      길이니 제게 책임감을 느끼실 필요는 없습니다.”

불영대사: “이렇게 서기 일을 하고 있으면 북해는 언제 가려느냐? 그 아이하고 같이

          가는 거 아니었더냐? 어쨌든 북해에 가려거든 말만 해라. 내가 벌인 일이니

          끝까지 책임을 져주마. 하지만 둘이 드잡이 질을 하던 연애질을 하던 그때는

          반드시 날 불러야 한다. 알겠느냐?”

운현: “그런데 저, 혹시 무림맹 내에서 새벽에 조용히 수련할 수 있는 공터 같은 곳이

      있으면 좀 알려주실 수 없습니까?”

불영대사: “공터? 아니 왜, 비무대가 어디 이사라도 갔더냐?”

운현: “아니, 그게 좀 눈치도 보이는 것 같고 해서 말입니다.”

불영대사: “거참, 사내 녀석이 부끄럼은.. 알았다. 내 나중에 알려주마. 그런데 늦으면

         벌점(서기)인가 뭔가 먹인다더만 이렇게 오래 있어도 되는 거냐?”

(운현 급히 나가고 불영대사 독백하며..)

불영대사: “하지만 이놈아, 사람은 쉽게 변하느니라. 그 녀석들 뒤통수를 한 대 먹인 건

          잘한 짓이지만, 이곳에서 살아남으려면 꽤나 조심해야 할 거야. 클클클.”

                     *           *              *

(화려한 무림맹의 전각 이 층에, 영호준이 들어서며)

영호준: “아 당설련 소저. 왜 운현에게 흥미를 보이지 않소?”

당설련: “저야말로 궁금하군요. 왜 서기부를 찾아가지 않으시는 거죠?”

영호준: “그에게 아직 손대지 않고 상황을 지켜보겠소.”

당설련: “나는 아직 검증되지 못한 상대에게는 관심이 없어요. 비록 그가 검성과 신승의

        후광을 입었다고 해도 말이죠.”

영호준: “그럼 나처럼 느긋하게 기다려 보겠다는 거요?”

당설련: “아니요. 그가 자신을 증명해 보일 수 있는 자리를 준비했죠.”

영호준: “검성의 이름에 걸 맞는...이라. 설마 철혈사왕 염중부?”

당설련: “역시 매화검이시군요.”

영호준: “즐거운 대화였소. 누구도 짐작할 수 없다는 철혈사왕의 거처를 알아내는

       것부터 그를 끌어들이는 것까지. 참으로 당문의 저력에 대해 오늘 새로운 눈을

       뜨게 된 것 같소.

        아, 그리고 숙녀 앞에서 차를 남기는 것은 예의가 아니겠으나, 나는 약물이라면

       어떤 종류든 별로 좋아하는 성격이 아니라서 말이오. 다음번엔 당설련 소저의

       독보다는 손수 끓여준 차를 맛보고 싶소. 그럼 즐거운 시간되시길.”

  자, 이정도면 5권을 읽을 준비는 다 된 듯합니다.

영호준과 당설련이 너무 말을 뱅뱅 돌려서 대사는 모두 직격탄으로 바꿨습니다.

7월 달엔 그림자무사도 나오니 단지 기다릴 뿐입니다.


Comment ' 3

  • 작성자
    돈오공
    작성일
    04.06.29 19:46
    No. 1

    일단 1타 외치고....
    계속 건필하세요.. 홧팅!
    (어! 이건 작가 모든데... 그냥 등수 놀이 하고 싶어서..^^*)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72 雷公
    작성일
    04.06.29 20:57
    No. 2

    그런데 다음권은 8월에 나온다는 불길한 소문이;;
    비슷하게 나온 신승은 이미 인쇄에 들어갔다는데 말입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 마환
    작성일
    04.06.30 01:47
    No. 3

    요근래 출간작들중 가장 느낌이 좋은 소설입니다.저한테는......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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