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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에 관련된 감상을 쓰는 곳입니다.



작성자
Lv.1 적나라닥
작성
03.02.13 20:44
조회
1,513

1. 역사관(歷史觀)

1권 79페이지 끝부분에 여상절이 한 말입니다.

" 자네야 만고에 다시없을 충성의 이름을 새기겠지만, 나와 우리 가문엔 변절자의 오명만 남을 것 아닌가!"

'역사는 승자의 것'이란 측면에서 생각해보면 반란이나 역모를 꾸미는 자들에게 있어서 역사란 양날의 칼이란 느낌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성공하면 영예와 부가, 실패하면 영원히 씻을 수 없는 오명이 기록으로 남기 때문이죠.

1권 80페이지 처음부분에 설립강이 화답합니다.

"결국엔 사람들도 여가주의 그 속 깊은 충절을 알아줄 것이네"

그렇습니다. 어찌 역사가 승리자 혹은 힘 있는 자의 전유물이겠습니까. 역사라는 도도한 큰 물줄기에 굴하지 않고 꿋꿋하게 자기의 존재감을 내세우는 민초(民草)와 야화(野花)들이 있기에 과거의 인물들에 대한 평가가 새로워지고 또 덧붙여지는 것이겠지요. 비근한 예로 인조반정에 의해 왕위에 쫓겨난 광해군에 대한 평가가 폭군의 전형에서 요즘들어 현실적인 등거리 외교정책을 추구한 왕으로 새롭게 조명받고 있고 또 실제로 '역사스페셜'이란 프로그램에서 그런측면으로 다룬 적이 있었지요. 역사에 길이 남기 위한 인위적이고 가식적인 삶보다는 자기의 양심과 신념 그리고 분수에 맞는 삶을 열심히 살다보면 그것에 대한 정당한 평가가 이루어지리라 믿습니다.

어명을 따르면서 군왕을 이롭게 하는 것     - 순(順)

어명을 따르면서 군왕을 이롭게 못 하는 것 - 첨(諂)

어명을 거스르고 군왕을 이롭게 하는 것     - 충(忠)

어명을 거스르고 군왕을 이롭게 못 하는 것 - 찬(纂)

여가(呂家)야말로 '충'의 모습을 여실히 보여주는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2. 시상관(時狀觀)

책 속의 배경이 과거이고 또 중국이라 하나 그것을 설정하고 창조하신 작가님이 현실에 적(籍)을 두고계시는 한 내용에 현 세태가 일부분이라도 반영이 되었으리라 여겨집니다.

1) 독고향 은신처 = 패닉룸??

'패닉룸'이란 영화가 있습니다. 꽤 지난 영화라 보신분들도 웬만큼 계시리라 믿습니다. 개인적으론 보진 못했지만 대충의 내용은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주목하고 싶은 것은 이야기의 주된 배경이 되는 주인공의 집입니다. 집 한켠에 마련해 놓은 비밀의 공간. 아무도 모르는 장소에 집안 곳곳을 비쳐볼 수 있는 감시카메라까지... '외인계'에서의 독고향의 은신처와 시설과 구조와 재료만 틀리다 뿐이지 비슷하단 느낌이 들었습니다. 발자국 소리를 들을 수 있는 특수한 장치와 오늘날의 감시카메라라 할 수 있는 여러개의 구멍을 침상과 맞닿아놓은 벽안에 설치해 놓았었죠. 역시 벽안에 그런 공간이 있다는 것을 모를 정도로 완벽하게 위장시켜 놓은채 말이죠.

절묘한 우연이 아닐 수가 없습니다. 아니면 작가님이 우리도 모르는 영화의 골수팬으로서 힌트를 얻으셨을수도...

2) 제조물 책임법(PL-Product Liability)

비돈(포금율)이 낫 장수와 한바탕 드잡이질 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1권 120페이지에 비돈이 한마디 합니다.

"내가 살때 당신은 분명히 얘기했어. 대대로 물려줘도 좋다고...."

그리고 뒤이은 121페이지에 이런 언급이 보이는군요

'낫이란 물건이.... 그렇다면 장사치가 팔 때 그런 점은 분명히 얘기해 줘야한다...'

복잡한 법 얘기를 꺼내서 좀 그렇지만서도 제조물 책임법이란 것이 있습니다. 작년 7월부터 시행된 것인데 소비자가 손해를 봤을 때 그 물건의 생산자측이 손해예방을 위한 모든 노력을 다 했다는 증거를 내보이지 못하면 배상을 해 줘야하는 법이죠. 이법 시행전에는 소비자측에서 증거를 내보여야 했다는 점에서 소비자 주권시대의 한 단면이라 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그런점에서 오늘날 기준으로 보면 낫장수의 패착이 분명하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장사도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군요.

3) 신구조화(新舊調和)

1권 241페이지의 한 부분입니다.

'새 시대를 열 때는 새사람이 필요하다는....

그렇다. 확실히 아버지의 시대는 가고 자기의 시대가 시작되려고 하고 있다. 자웅쌍로는 구시대의 인물, 새시대엔 새로운 사람이 필요한 것이다'

민감한 정치얘기를 써도 될까 모르겠습니다. 정권인수 작업이 한창입니다. 새롭고 젊은 대통령에 대한 기대와 아울러 우려가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리고 그런 우려를 인식했음인지 국무총리에 안정적인 인물을 앉히려고 하고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안정총리가 책에서의 자웅쌍로가 차지하는 위치와 역할이라고 한다면 너무나 비약적인 생각일런지요?

3. 생활관(生活觀)

'외인계'를 읽으시다보면 심심치 않게 발견하는 단어가 있으실 것입니다. 바로 '자기반성'이란 단어입니다. 독고향도 그렇고 남궁장후도 그렇고 매타자도 그렇고 자기반성을 하는 부분이 자주 눈에 보입니다. 캐릭터 중에 한 사람만이 유독 자기반성과 성찰이 많다고 한다면 작가님의 의도적인 성격 설정이라 치부할 수도 있겠지만 여러 캐릭터들이 그런 행동을 한다는 것은 곧 작가님의 평소 생활신조와 습관이 알게모르게 반영된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해 봤습니다. 남에게 귀감이 되고 또 본받고 싶은 부분이기도 합니다.

4. 인물관(人物觀)

1)남궁장후- 채 피어나지 못한 생명들의 삶까지 짊어가야 하기에 강해질 수 밖에 없

   는 운명. 그런 외길 뿐이기에 또한 달리 선택의 길이 없기에 남는 건 공허한 웃음

   뿐. 유머란 적과 하는 것이라고 하더군요. 그런 철칙(?)을 그대로 따를 수 있는 인

   물이라 봅니다. 위기상황에서도 한마디의 유머를 툭 던질 수 있는 배짱과 용기, 아

   울러 부하들과 생사고락를 함께 할 줄 아는 리더쉽을 갖춘 캐릭터입니다. 이런 지

   도자를 한번 가져보는 것도 괜찮을 듯 싶더군요.

2)독고향- 남 모르는 깊은 비밀을 갖춘 인물. 조용히 살고자 했으나 시대의 풍랑이

   그를 내버려두지 않았죠. 자기일외에는 모두 부담스러워 하면서 기피하지만 한번

   맡은 일에는 책임감과 주인의식을 가지고 자신의 실력을 십분 아닌 백분 발휘하

   는 사나이입니다.

3)매타자- 가혹한 운명. 자신의 신념을 위해 천륜을 져버린 냉혹하려고 하면서도 연

  민이 가득한 인물입니다. 세대간 갈등의 접점을 기대해본다면 이것 역시 지나친 비

  약이 될런지요?

너무 자주 높이 뛰어오르는 것 같애(?)...

5. 미진관(微塵觀)

이 세상 자체가 먼지나는 세상. 따라서 이 책에서의 먼지는 말 그대로 티끌이지요

외인계에서 작가님이 자주 실수하시는 부분이 설가와 궁가 그리고 여가에 대한 언급입니다. 여가가 들어갈 부분에 설가가 들어간다던지 아니면 그 반대의 경우 또 궁가를 공가롤 칭한다던지 등에서 여러부분 오타가 눈에 띕니다. 외인계가 재미없으신 분들이 계시다면 이런 티끌을 찾아보는 것도 쏠쏠한 재미가 있으실 겁니다. 그 중 그나마 약간 큰 오류가 있다면....

1권 174페이지의

'무림맹 사람들이 진하궁을.... 해가 뉘엿하게 넘어가는 진시(辰時)경이었다.'

진시면 오전 7시에서 9시를 일컫는 말인데 그때 해가 지다니? 아마도 유시(酉時)가 아닐까 사료됩니다만....

다음으로 의문나는 무기가 있어서 적어봅니다.

1권 181페이지의 비구(鼻韋+? - 사용빈도가 적은 한자더군요)라는 무기. 비구(備韋+?)의 오타인지 아님 어떤 새로운 무기인지 지식이 일천한 관계로 궁궁하더군요. 코비자에 깍지 구자면 코와 깍지를 보호하는 무기 아님 깍지낄 때 코 같이 생긴부분이 있기에 또 거기에 무슨 용도가 있기에? 어렵군요.

6. 감상

외인계 1권과 2권은 극단적으로 나눠보자면 분위기가 다릅니다. 1권이 등장인물들간의 얽히고 설킨 인연과 암류적인 음모전개가 주를 이룬다면 2권에서는 대규모의 전투씬과 박투씬으로 생동감있게 전개된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왕국 속의 또다른 작은 왕국이라 할 수 있는 남궁세가의 영역(令域)내에서 펼쳐지는 책략의 냄새가 물씬 풍기는 반란부분의 묘사에서는 그동안 많이 접해보았던 반란과 역모의 역사 속 이면의 숨겨진 한 페이지를 보는 것 같이 실감있었습니다. 다만 아쉬운 점은 대규모 전투씬을 묘사하는데 있어서 중심적인 전투묘사보다는 주인공들의 심리와 행동묘사가 많았다는 점입니다. 전투 참가인원이 많다고 해서 또 죽는 인물이 많다고 해서 스펙타클이란 단어를 쓴다는 것은 좀 그렇겠지요. 인자(忍者)들이 세겹으로 원을 짜고 총을 쏘는 모습과 그에 따라 죽어가는 반란군들의 모습만으로는 대규모란 느낌이 실체감있게 다가오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었습니다.

또한 외인계에서는 동영의 인자들이 비중있게 다뤄지는 것이 인상깊었습니다. 앞으로 주인공의 조력자로서의 인자들의 역할에 기대되어지는 바입니다. 아울러 독고향의 숨겨진 이면들이 한꺼풀씩 벗겨지기를 바라마지 않으면서 말이죠.


Comment ' 2

  • 작성자
    Lv.20 흑저사랑
    작성일
    03.02.14 10:01
    No. 1

    음.. 1부 1권 처음에는 얘들이 보기엔 조금 어렵다는 단점이있습니다만..ㅡㅡ
    2부는 좀 쉽게 접근 하고 있더군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금강
    작성일
    03.02.14 14:40
    No. 2

    좋은 접근법인데...
    뭔지 모르게 확실하게 다가오질 않는 느낌.... 좀 모호하다고 할까요?
    조단님의 글을 읽으면서 어딘지 모르게 그런 느낌이 듭니다^^
    위에 썼다가 읽어보니 제가 말한거도 애매한거 같아서 확실히 고쳐둡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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