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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

추천에 관련된 감상을 쓰는 곳입니다.



작성자
Lv.1 적나라닥
작성
02.11.27 23:50
조회
1,700

十年磨一劍(십년마일검- 십년동안 칼 한자루 갈았다네)

霜刃未曾試(상인미증시- 서릿발같은 칼날 아직 시험치 못했노라)

今日臨揮時(금일임휘시- 오늘에서야 칼 휘두를 때를 만났으나)

天祐到無劍(천우도무검- 하늘의 보살핌으로 칼이 필요없는 경지에 이르렀네)

다른 사람의 글에서 나온 구절이나 옛 인물과 관련된 고사들을  이용하여 나의 뜻을 표현하는 수단을 '용사(用事)'라고 합니다.  '인용'의 현학(衒學-학문을 뽐냄)적 표현이라 할 수 있지요(현학? 이것도 어려운 말 아냐?)

'촌검무인'의 전체 내용을 위 시조처럼 간단하게 표현해보았습니다. 그렇다고 전적으로 다 내가 지은 것은 아닙니다. 기구(起句)와 승구(承句)는 당나라때의 시인 '가도(賈島)'의 [검객(劍客)]에서 인용했고 나머지 전구(轉句)와 결구(結句)만이 제 순수 자작시임을 밝혀드리는 바입니다.(참고로 '가도'는 그 유명한 '퇴고(推鼓)'라는 단어와 관련된 고사의 주인공이지요)

그렇습니다. 위 시의 내용처럼 '촌검무인'의 주인공인 '포이종'은 10년이 아닌 수십년간 마음 속에 품은 뜻을 위해 검수련을 하루도 빼놓지 않았습니다. 언젠간 올지도 모를 기회를 위해서 말입니다. 그러다 기다림에 지치고 주위 환경의 불가피성때문에 평생의 한(恨)으로 남았을 뻔 했던 그의 장도(藏刀)가 빛을 발할 기회를 갖게 되지요. 기회의 장에서 한발 한발 자신이 이루고자 했던 목표에 근접해가던 포이종... 결국에는 허울좋은 간판이 아닌 날이,아니 검이 필요없는 궁극의 도(道)를 깨우치게 됩니다.

2권이라는 짧은 내용이었지만 음모와 박투, 그리고 정(情) 등 왠만한 4권이상의 장편무협이 갖추고 있는 요소는 완비(完備)되어 있었고 오히려 2권이라는 한계 때문인지 몰라도 한치의 느슨함도 없는 이야기의 전개가 좋았습니다. '역시'라는 말이 절로 나올정도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은 작품이었습니다.

'촌검무인' 뿐만 아니고 임준욱님의 타 작품들에게는 제목에서 언급했던 '용사'의 가치를 가지는 절구들이 즐비합니다. 공개석상에서의 강연, 평가가  걸려있는 작문에서 자주 인용하는 고사들이나 위인들의 명언 대신에 자신있게 그 출처를 밝히고 '용사'할 수 있을 만큼 탁월하고 누구나 가슴 한켠을 찡하게 울릴 수 있을 정도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임준욱님의 작품은 내용을 보지도 않고 사게 되고 타인에게 강력히 추천도 할 수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간만에 시간에 쫒긴 삶을 벗어나 여유로운 관조(觀照)의 시간을 보낸 것 같습니다.

작가님께 수고하셨다고 말씀드리고 싶고 빨리 다음 작품을 만나볼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는 바입니다. 다음 작품 1타 선약(先約)구매여!...........

1. 하얀눈썹(白尾)- 칼비는 검갑을 타고.....

1권 끝부분에 우중혈투가 있습니다. 아들을 안고 폭우 속에서 적들과 대치하는 가운데 수의 불리함을 지리와 기구를 이용한 공격을 하지요. 발이 푹푹 빠지는 빠른 몸놀림을 기대하기 힘든 진흙탕에서 검갑(劍匣)에 몸을 싣고 적진 돌파! 새로운 초식의 탄생입니다. 이름하여 승갑비검(昇匣飛劍)!!!!

'촌검무인'의 하이라이트 장면이었다는 것이 저의 주관적 견해였습니다.

2. 천려일실(千慮一失)

천재도 실수를 하거늘 하물며 재능없는 범부(凡夫)임을 자처하신 작가님이 실수가 없다는 것은 말이 안 되죠.

1권 중간(167페이지)에 '조명동은.....두 손으로 머리카락을 움켜쥐고..' 잘린 오른손이 금새 자랐군요. 어떤 금창약(金瘡藥)을 발랐기에 아님 화타(華陀)와 친하신가...

3. 천려이실(千慮二失)

실수라고 할 것까진 없고 다만 아쉬운 점 한가지만 적고 끝을 맺고자 합니다. 한자사용과 관련된 것인데 읽다보니 등장인물의 이름이 주인공인 포이종(包異種)만 한자와 병용되어 나오고 그외 인물들은 한글로만 나오더군요. 동음이의어(同音異意語)의 '성(姓)'씨들도 많은데 이것도 독자들을 공부시키시기위한 배련가...

'궁금혀? 왕편(王篇) 찾아 공부해! 공부해 남주나'

혹시 이런 의도하지 않았던 동기를 가지고..?

주저리고저리이저리조저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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