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단호한 주인공을 좋아하는지라 이 소설의 주인공의 단호한 행동들이 정말 시원시원하고 마음에 들더군요"
라는 감상란의 추천글이 문제가 된적은 없는것으로 알고있습니다. 그 단호한 점이 맘에 안든다는 반박은 있을지 몰라도, "자기 취향이 단호한 주인공을 좋아할 뿐인데 그걸로 추천하는건 그냥 감정의 배설이지요" 라고 반박하는 사람은 없다는 뜻이죠. 그런데,
"개인적으로 단호한 주인공을 싫어하는지라 이 소설의 주인공의 단호한 행동들은 정말 어처구니없고 황당하더군요"
라는 비평란의 비평글은 항상 문제가 됩니다. 주로 나오는 반박이 이거죠. "자기 취향이 아닐뿐인데 그걸가지고 소설이 어처구니 없다고 하면 이건 비평이 아니라 비난이죠. 감정의 배설입니다."
대체 이 차이는 어디서 오는겁니까? 전 비추천란이 없으니 생기는 가장 큰 문제가 이거라고 생각합니다. 글을 읽고 난 후 감상글을 쓰게 되면, 네가지 부류로 나눌수 있죠.
왜 재미있었는지를 근거와 이유를 가지고 조리있게 쓴 글
그냥 취향에 잘맞아 재미있었다고 평한글
그냥 취향에 안맞아 재미없었다고 평한글
왜 재미없었는지를 근거와 이유를 가지고 조리있게 쓴 글.
이중에서 첫번째와 두번째 글들은 감상란이라는 장소가 있습니다. 네번째 글들은 비평란이란 장소가 있죠. 그런데 바로 이 세번째 부류의 글들은 갈곳을 찾지못한채 난민이 됩니다. 가끔 갈곳을 찾다 감상란이나 비평란에 올라오곤 하지만 집중 포화를 얻어맞고 갖은 욕을 먹습니다.
이러이러한 점이 참 내 취향이어서 재미있었다고 쓰면 정당한 추천글이 되지만, 이러이러한 점이 참 내 취향이 아니어서 재미없었다고 쓰면 개인 취향가지고 남의 작품을 재미없다고 감히 말했다며 감정의 배설 취급을 받아 욕을 먹는 이유가 뭘까요?
재미가 없다는 말 자체는 아예 용납이 되지 않을뿐더러, 수준을 논하려 해도 왜 수준이 낮은지를 근거와 이유를 대가면서 허점없이 써야만 최소 욕은 안먹는 비평란,
재미가 있다는 말 자체도 당연히 허용되며 수준을 논할때도 그냥 수준이 높다고만 말해도 욕먹을 일이 없는 감상란.
전 정말 감상란/비평란이라는 구분이 이해가 안됩니다. 아래 어느분 의견처럼 그냥 짧은 단문정도로 추천/비추천을 할수는 없을까요? 아니면 공평하게 비평란과 마찬가지로 감상/추천을 할때도 단순히 취향에 맞아 재미있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근거와 이유를 가지고 왜 이 작품이 수준이 높은지를 명쾌하게 설명한 글만 용납해야 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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