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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정담

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작성자
홍천(紅天)
작성
10.05.08 01:11
조회
350

황 모 작가님의 소설을 읽으면서 항상 느낍니다.

스토리는 매번 비슷하고 주인공 성격도 달라지는 게 없고 주인공과 라이벌외에는 모두가 무뇌충. 하지만 시원시원하고 팡팡 터뜨려 주는 필력이 있어 모든 단점을 커버해준다. 이를테면 잘 키운 딸 하나, 열 자식 안 부럽다, 랄까? 하지만 그것도 잠시. 인간이란 곧 같은 것이 반복되면 흥미를 잃고 만다. 그것은 누구나가 그럴 것이다. 결국 저는 손을 놓아 버립니다. 결국 저는 옆에서 제가 손 놓아버린 책을 붙잡고 킥킥 웃는 친구를 보며 한 마디.

'재밌냐? 어후, 이제 질린다. 재미없는건 아닌데 아무리 재미있는 거라도 계속하면 질리잖아? 넌 안 그래?'

'엉? 왜 질리는데? 뭐가 질려?'

'뭐야? 너 정말 안 질려? 계속 반복되잖아!'

친구는 고개를 갸웃하며 '뭐가 반복되는데?'

'수뇌부는 무개념! 주인공은 성격이 이상하게 비비 꼬인데다가 혼자 시작해서 혼자 끝내고! 혼자 시작해서 혼자 끝내고! 그나마 볼 만한게 필력있데 이것도 두 작품, 세 작품 보니까 질린다. 질려!'

'글쎄? 난 모르겠다? 난 재밌기만 한데? 킥킥킥. 너무 과민반응하지마. 임마!'

'어휴. 난 도저히 못 보겠다. 그거 다 읽으면 이거나 한 번 봐봐!'

그러면서 내미는 친구가 들고있는 책에 비하면 상당히 큰 책.

윤 모 작가의 '하X XXX'

'뭐야? 구간 이잖아? 자신있는 추천작이냐?'

'그래! 한 번 읽어나 봐라. 그거 4권에서 책 읽으면서 팔뚝에 소름이 촤르륵 돋아나더라. 아 소름돋네.'

'그래? 좋아. 이거 다 읽고 읽어줄께.'

그렇게 친구는 선심쓰듯이 말하고는 일고 있던 책을 다 읽고 추천작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한 시간이 지나고 그 녀석은 인상을 찌푸리며 책을 탁! 덮고 저에게 건네주며 짜증이 잔득 섞인 말을 했습니다.

'아, 졸라 재미없다. 지루하고 주인공도 병X 같은데? 싸울 줄도 모르고 있는 건 말빨?'

'우와. 너 좀 미친듯. 진짜 재미없냐?'

'엉. 레알 재미없음.'

'너.. 혹시 소설 해리포터 시리즈 1권은 다 읽어 봤냐?'

'아니. 지루해 죽겠던데?'

'그럼 쥬X 작가님의 앙XX XX은?'

'초반에 무~지 지겨워서 덮으려다가 중간에 야시시한 장면들이 나와서 그 부분만 읽고 덮었지!'

'후유. 넌 아무래도 지금은 구제가 불가능할 것 같다. 한 2년 쯤 뒤에 X신의 XX이랑 X얀 X대X. 다시 읽어봐 그리고. 지금 네가 다음 권을 집으려는 책이랑 같이.'

'아, 몰라. 귀찮아. 나 이거나 마저 읽을래. 넌 어떻게 그 지루한 것들을 다 읽냐?'

혹시나 싶어 나중에 그 친구에게 임 모 작가님의 '소속이 없는 자'를 읽게 해봤더니 책을 곱게 덮으며 '너나 읽으세요'라는 핀잔이 돌아왔습니다.

'재미'라는 게 상대적이라지만 이건 너무 단호하게 호불호가 갈리는 것 같습니다. 그 친구는 장르소설이 그냥 시간 때우기. 할 게 없으니까. 사실 이거 돈내고 빌려보는게 아깝다. 이런 거 사는 놈들은 이해가 안돼 라며 투덜거립니다.

뭐랄까... 사람의 의식은 시간이 지나면서 커지는 거라지만 같은 나이인데도 이렇게 다를 수 있다는 게 참 놀랍습니다. 제가 가끔식 보면 이 출판사는 용케도 이 작품을 출판 했구나 싶을 때도 있고 어떻게 이 딴 책이 십 몇권 까지 나올 수 있지? 싶은 책들도 많습니다.

다른 친구에게 이렇게 말했더니 그 녀석이 말했습니다.

'요즘 출판시장이 어려운건 알지? 왜 그런것 같아? 바로 질이 떨어지기 때문이야. 질! 많이 찍어내면 뭐해? 재미가 없는데? 쓰는 놈들도 제정신이 아니지만 애초에 그 따위 글을 돈을 주고 출판해 주는 출판사에도 문제가 있어. 현 장르소설 출판시장을 살리는 건 장르소설들의 질적 향상! 그것 밖에 답이 없다.'라고.

확실히 요즘은 빛나는 작품을 구하는 것이 어려워 졌습니다. 짚어보면 뻔한 내용. 짚어 보면 황당한 이야기. 이런 황당한 책들만을 접하며 살아온 아이가 책 다운 책을 읽어봐야 제대로 된 감상평이 나오겠습니까? 얕은 물에서 놀던 물고기를 바다에 풀어놓으면 당황하고 바다에서 놀던 물고기를 얕은 물에 데려다 놓으면 답답해 질식하는 것과 매한가지로 '모조품'만을 보아온 사람이 '진품'을 보며 내던지고 '진품'만을 보아온 사람이 '모조품'을 보면 으깨버리는 것 처럼 말입니다.


Comment ' 10

  • 작성자
    운영雲影
    작성일
    10.05.08 01:13
    No. 1

    그 친구분이 저보다 책을 안본다에 키보드를 걸죠 ㅋ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홍천(紅天)
    작성일
    10.05.08 01:16
    No. 2

    어느 친구인지 모르겠군요. 처음의 친구인가요? 두 번째 친구인가요?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65 天劉
    작성일
    10.05.08 01:17
    No. 3

    모조품은 모조품 나름의 쓰임이 있는 법이니까요. 상대적 우월을 주장해봐야 순수문학하는 사람이 보면 코웃음칠테고..결국 가치는 자기 안에.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홍천(紅天)
    작성일
    10.05.08 01:20
    No. 4

    가치는 자기 안에... 라지만 이 세상은 모조품은 대게가 안 좋은 시선으로 보죠. 사물이 저마다 쓰임이 있는 것은 맞지만 말이죠. 순수문학하는 사람이 봐도 비슷한 방면의 전혀 다른 방면의 전문가가 딱 봐도 '이건 정말 진품이다!'라고 할 만한 작품들이 근래의 장르시장에는 없다는 거죠.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홍천(紅天)
    작성일
    10.05.08 01:20
    No. 5

    음. 그리고 느낀 건데 역시 글은 일관성있게 쓰는게 어렵네요.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운영雲影
    작성일
    10.05.08 01:23
    No. 6

    2번째 친구분. 질적향상을 외치시던 분이죠. 현 장르소설계에 대해서 아주 맹렬한 비판을 하시던데 말입니다. 제가 보는 소설분야가 딱 3개가 있습니다. 한국의 장르소설(시드노벨) 일본의 라이트 노벨 외국계 환상소설이죠.

    근데 거기서도 뜨는 작가 안뜨는 작가 다있고, 질적향상? 거기서도 맨날 3류작가 깍아내리기 바쁩니다. 외국계는 제가 가끔봐서 커뮤니티 사이트도 잘 안가서 자세한 상황을 모릅니다. 근데 일본도 그다지 질적향상으로는 높은 수준이 아닙니다.

    한국 = 일본 = 외국

    외국쪽도 3류작가는 다 존재하고 3류 작가들의 책을 출판해주는 3류 출판사들도 다 존재합니다. 3류 작품에도 반응해주는 독자가 의외로 있으니 3류 출판사들은 출판함에 있어서 그다지 망설임을 못느끼죠. 나중에 이미지 관리할때가 있다면 그건 자신의 덩치가 커졌을때 뿐.

    사실 타국 책좀 읽어본 사람이라거나,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질적향상 논하는걸 본 사람이라면 우리나라 장르소설계가 쓰레기니 뭐니 말은 잘 안나옵니다. 사람 사는곳이 다 그렇지라는 말이 먼저나오죠.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1 닐니
    작성일
    10.05.08 01:25
    No. 7

    저도 모든 책을... 정말 농담 않고 시간 때우기 용으로 봅니다만, 저런 평은 내리지 않습니다.
    사람마다 장난이 아니게 다른 것 같군요. 참...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홍천(紅天)
    작성일
    10.05.08 01:31
    No. 8

    운영// 그런데 문제는 그 친구는 그러니까... 책 사이에 삽화가 있는 책은 안 봅니다. 음. 문피아의 출판사소식에 나오는 책들만 본다고 하시면 이해가 가시려나요?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운영雲影
    작성일
    10.05.08 01:37
    No. 9

    홍천(紅天)님// 그러니까 시야가 좁죠. 그러니까 장르소설이 살아남으려면 !! 이 길 밖에 없어. 질적향상이 답이야. 장르소설은 지금 질이 너무 낮아라고 말할수 있는겁니다. 다른곳 봐보세요. 한국이랑 똑같은 광경이 펼쳐진곳이 쌔버리고 넘쳐흘러넘칩니다.

    드라마계? 일본 드라마계 보시죠. 질 낮다고 일본 국민들이 까고 있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

    한국 보시죠? 우리나라도 다를바 없어요.

    미국드라마도 요즘에 몇몇 작품들의 개드립으로 우스운 일이 발생한적이 있습니다. 다른국가. 우리나라 외에도 질적향상을 주장하는 일은 언제나 있습니다. 그리고 그 질적향상 주장은 10년전부터? 아뇨 장르소설계 가 생겼을때부터 시작되었습니다. 계속 무한반복이죠. ㅋ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운영雲影
    작성일
    10.05.08 01:42
    No. 10

    가장 쉬운 예로는 1980년도에 장르소설계가 생겼다고 치면

    이때부터 시작되서 1990년도에는 10년전 초창기 장르소설계는 이러지 않았다. 질적 향상을 해야한다

    2000년도에는 10년전에는 그래도 이것보다 낫았다. 질적향상을 해야한다.


    2010년도? 어이쿠 보세요

    가장 대표적인 예가 가요계입니다. 무한반복 리플레이를 틀어놓은것 같죠.

    찬성: 0 | 반대: 0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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