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걸 자기 스스로 이야기하는 것만큼 우스운 이야기도 없겠지요. 하지만 비록 이 게시물이 공개된 게시판에 적어올리는 불특정 다수를 향한 것이라도 기본적으로 저는 혼잣말을 하고 있는 겁니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우울하고 싶었으니까 이런 말을 하고 있다, 라고 스스로 혹평도 해보았습니다만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건 우울증이 맞는 것 같습니다. 평상시에 그토록 기피하고 혐오감을 담아부르며 싫어하던 중2병스러운 전개로군요.
혼잣말이라고는 하지만 사실 구질구질하게 이야기를 늘어놓을 생각은 없습니다. 저는 분명 누군가 내 이야기를 들어주었으면 싶기 때문에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이지만 동시에 자존감을 잃어버리고 싶지 않으니까요.
본래대로라면 저는 이런 게시물을 올리는 걸 스스로 용납할 수 없어야 하지만, 계속 우울한 생각에 빠져서 일상생활조차 제대로 할 수 없게 되는 절 고치기 위해서라도 애써 혐오감이 드는 이런 게시물을 써올려보고 있습니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해서, 한계입니다. 혼자서 잠드는 밤도 지쳤고, 호의적인 시선이 없는 곳에서 살아나가는 것도 한계입니다. 사람들 눈 앞에 설때마다 부들부들 떨리는 몸도 역겹고 미래에 대한 불안감과 무언가 형언할 수 없는 끔찍한 감정들로 보통이라면 취해선 안되는 행동을 하고 있는 스스로도 한계입니다. 깔끔하게 죽고 싶다고 말하면서도 정작 온갖 걱정이나 미련이나 겁때문에 그러지도 못 하고 있는 것도 한계고 아무튼 이것저것 전부 한계입니다.
일반적인 상황에서 한계란 단어를 이렇게 연거푸 쓰진 않을텐데, 아 끊임없이 절 이상하게 보지 말아달라며 게시물에 덕지덕지 멘트 적어넣는 것도 싫네요.
외국에 나오지 말 걸 그랬습니다. 못하는 일을 해야 한답시고 꼴깝을 떨지도 말아야 했습니다. 이메일에 도대체 무슨 내용이 담겨있을지 무서워서 열지도 못 하는 주제에 자신의 얼굴이 안보이는 모니터 뒤에서 번듯하게 살 수 있을 턱이 없을텐데 말입니다. 사람들 만나는 것도 질렸습니다.
아마 이 게시물 만큼은 지우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이렇게 써놓고, 나중에 부끄러워지는 한이 있더라도 이런 마음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계속 들고 있어야 합니다.
솔직히 말해서 이젠 정말 살고 싶지 않습니다. 살아야겠지요. 죽을 각오 있으면 살라고 누가 그랬으니, 사는 편이 낫겠지요. 죽는 거 무섭습니다. 어머니가 나 따라 죽겠다고 나서지 않을런지, 가뜩이나 가족 중에서 챙겨주는 사람 하나 없는데 큰일나면 어쩌겠습니까. 정말 어머니만 없었으면 마음 편하게 죽을 수 있을 것 같은데 서글프네요.
별로 죽어보려고 이런 게시물을 쓰는 건 아닌데, 감정적으로 흘러가다보니 죽고 싶단 말이 너무 가볍게 나오네요. 굳이 변명할 필요도 없는데, 그런 거 신경쓸 필요도 없는데 신경쓰고 있고.. 아직 챙기고 싶은 게 있는 거겠지요. 그런 주제에 게시물 하나 작성해서 아무 관련도 없는 사람들 심장 벌렁거리게 만들지도 모르겠습니다.
뭔가.. 모르겠네요. 저 뭘 쓰고 싶은 걸까요. 무슨 이야기를 들어주었으면 싶어서 여기에 이렇게 타자나 두드리고 있는 걸까요? 저 아래에, 보컬로이드 곡에 가사에 오늘 하루 종일 울었어요. 다시 태어난다는 말 한마디 저 게시물 어딘가에서 한 번 본 것 같은데 음악이 곁들어지니까 파괴력이 너무도 대단하더군요. 이게 굉장히 추한 모양새라는 거 이런 사람들을 주변에서 봤으니까 아무 관련없을 경우에 어떻게 보일지 조금은 예상을 합니다. 근데 막상 제가 그런 데에 공감을 가지게 되니까 이 질문 하고 싶어져요.
아 도대체 왜 인생에 리셋 버튼이 없나.
예전에 제가 고등학교 시절에 같은 커뮤니티에서 연하니 동갑이니 폭풍 사춘기 중에 수십번은 던지던 질문인데 그걸 이제 던지고 있어요. 자존감이 아마 많이 없어진 모양입니다. 하긴 좋아할래야 이 놈은 좋아할 수가 없습니다. 아니 사실 좋아하긴 많이 좋아하는데 좋아하면 안될 것 같습니다.
도대체 뭐라는 건지..
정말 횡설수설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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