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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정담

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작성자
Personacon 페르딕스
작성
12.12.10 18:45
조회
2,284

거의 무한한 상상력의 우주에서 무협이라는 한 분야를 높이 평가하는게 무슨 착오적인 고집인가 라고 하는 분들이 많다는 걸 압니다만, 지금의 넓은 세계관과 설정의 허용이 오히려, 상상력을 제한한다는 걸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단지, 양판물만 생각하면, 어떤 것이든지 차이가 없고, 단지 취양 문제일 뿐일 겁니다.

하지만, 정말  작품을 쓴다고 할때, 단순한 일시적 만족감이 아닌, 장르 소설로 다른 문학소설처럼, 다른 사람의 생각을 바꾸고,( 세뇌한다는게 아니라, 그 사람이 보지 못한 것을 보게 한다는 의미입니다. 도가니가 장애인들에 대한 극악한 인권인식을 알렸듯이) 또는 울게하고, 웃게할수 있는가라고 한다면, 사실 무한히 넓은 세계는 큰 도움이 되지 않을것 같습니다.

무협소설은 거의 똑같은 설정이기에, 주인공 자신의 무공에서의 특이한 설정을 빼면, 다 별 차이 없는 설정입니다. 그러니, 스토리에서 차이가 나야 합니다.


- 여기서 잠깐, 요즘 독자분들의 글 중에, 스토리의 차이를 못 느끼시는 분들이 많더군요. 가령, 기연으로 강한 무공을 얻는다, 악의 세력과 싸운다, 킹왕짱 쎄진다. 스토리에 무슨 차이가 있냐? 스토리는 다 그게 그거니 설정이 다른소설이 더 차이가 큰거다. 

설정이 참신함과, 이끌어가는 필력이 중요하지, 스토리는 별로 중요치 않다.

이런 글들 많이 보는데, 전 어안이 벙벙합니다. 보통 사람은 태어나서, 살다가 죽습니다. 영화는 보통 액션물은 주인공이 악인을 깨부십니다. 로맨스물은 결혼합니다. 그럼 스토리의 차이가 별로 중요하지 않겠네요. 그게 그거니...


제가 기억력이 많이 안좋아서, 어떤 작품이 날 감동하게 했는지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그냥, 남들도 언급하는 많이 알려진 작품만 한번 생각해 보겠습니다.

백발마녀전을 보시면, 사실 무공이 쎄다라는 건 별로 중요하지 않습니다. 주 스토리는 사랑얘기입니다. 그리고, 정사의 대립과 관념의 차이등이죠. 마지막에 주인공이 여주인공을 고칠수 있는 설산에 핀 꽃이 피기를 바라면서 홀로 지키는 장면은 처절할정도로 아름답죠.

김용의 연성결의 주제는 인간군상의 탐욕입니다. 평범하다면 평범한 보통 개인이 가진 탐욕이 얼마나 지저분한 건지 연성결에 나오는 악인은 사실 악인이라기 보다 그냥 평범한 심성을 가진 무인이죠. 스토리를 이끌어 가는 몇몇 주요 악인을 제외하고는요.

아니, 주요 악인의 악한 심성만큼, 대중의 탐욕도 비슷한 악이라고 묘사됩니다.

그리고, 주요 무협 주제는 출세보다 복수물이 많습니다. 요즘 소설과 다른 점이 자기가 잘되서 복수한다는게 아니라, 생명을 불살라 모든걸 희생해서 복수를 한다는 점이죠. 그냥 대리만족물이 아닙니다.

장경님의 빙하탄은 단순한 복수물도 아닙니다. 원한은 하늘을 찌르는데, 복수할 대상이 없습니다. 아니 복수를 할수 없습니다. 

환락십오야 같은 소설은 괜찮은 추리물이었죠. 무협의 탈을 쓴 추리소설입니다. 더 놀란 추리무협물이 많았는데, 잘 기억이 안나네요. 아 초류향시리즈도 무술보다는 추리하는게 더 재밌었습니다.

이해할수 없는 악인물 악인무적(악인지로, 악인전기?기억이) 이것도 아주 재밌게 보았습니다. 악인무적의 장두이는 도대체 왜 악행을 하는지 이해가 안가는 난해한 캐릭터였습니다만, 반전과, 추리는 정말 뛰어났죠. ( 좋은일하면 100냥을 받을수 있고, 남을 죽이면 10냥을 뺏을수 있다면, 그는 100냥을 포기하고, 10냥을 사람을 죽여서 뺏는 사람입니다. 10냥을 빼앗는게 더 자신이 치열하게 자기손으로 돈을 번 느낌이어서 노력해서 돈을 버는게 더 만족감이 크기에 죽인다는 입이 딱 벌어지는 캐릭터)


그리고, 박성진님 절대무적을 좋아하신다면, 사실 이분 거의 전 작품이 시리즈물이라는 걸 아시는지? 이분 예전 필명이 금시조인데, 금시조님 소설은 다 사실상 무협소설계 전체를 다 합해도 가장 무섭고 꿈에 나올까봐 두려운 악의 세력이 나오고 대부분 그들과 싸우는 내용입니다. 언제나 적이 그들 자체는 아니지만, 적어도 영향은 받은자들이 나오죠.

처음에는 그런가보다 하다가도, 시리즈가 진행될수록, 전의 스토리가 마음에 남아 점점 비감에 젖어들게 합니다. 그리고, 점점 선과 악의 싸움은 치열해지고, 서로간의 계략은 비슷할 정도로 악랄합니다.

단지, 요즘 독자가 읽기에는 아무래도 예전 소설이라서 필체가 어색할지도 모르겠네요.



Comment ' 12

  • 작성자
    Lv.29 스톤부르크
    작성일
    12.12.10 18:49
    No. 1

    무협이 하나의 세계관을 바탕으로 스토리텔링의 디테일에 집중할 수 있다면, 판타지는 '세계' 그 자체가 주제나 스토리를 위해 구성되어 그것을 극대화 할 수 있죠. 물론 어디까지나 잘 썼을때에 한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 중고독자
    작성일
    12.12.10 18:59
    No. 2

    어지간한 소설 보다
    이글이 더 찰지고 잼있네요
    글쓴이가 아시는 무협에 대한 지식만 하루하루 연재를 하셔도 탑텐 안에드는 글이 될거 같습니다 해박한 교양과 정곡을 찌르는 통찰력 멋지십다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Personacon 페르딕스
    작성일
    12.12.10 19:13
    No. 3

    헛, 갑작스레 생각이 들어서 쓴 조금 건방진 글이 아니었나 싶어서 걱정했는데, 좋게 보아 주셔서 감사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Personacon 엔띠
    작성일
    12.12.10 19:22
    No. 4

    건방지기보다는 건빵 같네요.
    우유 말아먹고 싶다.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Personacon 싱싱촌
    작성일
    12.12.10 19:56
    No. 5

    찰진 글!!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용세곤
    작성일
    12.12.10 19:09
    No. 6

    모수모각은 다른가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Personacon 페르딕스
    작성일
    12.12.10 19:14
    No. 7

    배금주의님 감사합니다. 제가 누굴 좋아한다고 해도 찾아다니는 스타일이 아니라서, 그런 책이 있었는지도 몰랐네요. 역시 대여점에는 좋은 소설이 들어오질 않는군요. 덕분에 잘 보겠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7 서래귀검
    작성일
    12.12.10 19:57
    No. 8

    추천 주고 싶은글이네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7 정상사람
    작성일
    12.12.10 23:01
    No. 9

    스토리가 얼마나 중요한가... 솔직히 '이끌어나가는 필력'에 스토리가 포함되는 게 아닐까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Personacon 페르딕스
    작성일
    12.12.10 23:14
    No. 10

    전 각 에피스드가 진행되는 것보다도 더 크게 전체적으로 주제를 가지고 뭔가를 보여주려고 하는... 작품 전체적으로 일관되게 진행되는 '스토리라인'을 말씀드리는 겁니다.
    셸먼님께서 드래곤라자를 예를 드셨는데, 소설상에 여러가지 에피소드와 이벤트 신기한 일들이 나오지만, 기본적으로, 아버지를 구하기 위해 움직인다는 스토리라인안에서 움직일뿐아니라, 작품 전체를 다 통해서, 드래곤라자라는게 어떤 의미인지를 처음 설명이상으로 엔딩까지 중복되지 않고 점점 확대되어 나옵니다.
    강하기만한 드래곤과 인간이 단순히 힘을 이용하는 먼치킨적인 존재가 아니라, 정서, 사고관적으로 이종의 종족의 교류의 필요성과 그 부작용, 그리고, 강대하고 뛰어난 정신력을 가진 위대한 생명체인데도 정체성을 읽어버리고, 멸망해가는 드래곤이라는 존재가 단순히 그냥 이야기거리가 아니라, 독자가 정서상으로 공감할수 있게, 소설 전체적으로 배경을 깔고 있죠.
    소설의 재미는 필력으로 그냥 각 에피소드에서 분발하고, 작품성은 전체적인 조망으로 주제를 정하고 그에 일관되게 흐름을 두어서 올린겁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자공
    작성일
    12.12.11 01:15
    No. 11

    스토리 구성도 결국 설정의 한 영역이죠 게다가 그러한 스토리는 어떤식으로든 참신한 소재와 설정에 영향을 받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水流花開
    작성일
    12.12.12 14:42
    No. 12

    ........ 사람은 태어나서, 살다가 죽습니다. 영화는 보통 액션물은 주인공이 악인을 깨부십니다. 로맨스물은 결혼합니다. 그럼 스토리의 차이가 별로 중요하지 않겠네요.............

    인생과 소설은 똑같이 과정이지요... 결론은 그닥 중요치 않은 듯...

    좋은 글 잘 보았습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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