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무한한 상상력의 우주에서 무협이라는 한 분야를 높이 평가하는게 무슨 착오적인 고집인가 라고 하는 분들이 많다는 걸 압니다만, 지금의 넓은 세계관과 설정의 허용이 오히려, 상상력을 제한한다는 걸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단지, 양판물만 생각하면, 어떤 것이든지 차이가 없고, 단지 취양 문제일 뿐일 겁니다.
하지만, 정말 작품을 쓴다고 할때, 단순한 일시적 만족감이 아닌, 장르 소설로 다른 문학소설처럼, 다른 사람의 생각을 바꾸고,( 세뇌한다는게 아니라, 그 사람이 보지 못한 것을 보게 한다는 의미입니다. 도가니가 장애인들에 대한 극악한 인권인식을 알렸듯이) 또는 울게하고, 웃게할수 있는가라고 한다면, 사실 무한히 넓은 세계는 큰 도움이 되지 않을것 같습니다.
무협소설은 거의 똑같은 설정이기에, 주인공 자신의 무공에서의 특이한 설정을 빼면, 다 별 차이 없는 설정입니다. 그러니, 스토리에서 차이가 나야 합니다.
- 여기서 잠깐, 요즘 독자분들의 글 중에, 스토리의 차이를 못 느끼시는 분들이 많더군요. 가령, 기연으로 강한 무공을 얻는다, 악의 세력과 싸운다, 킹왕짱 쎄진다. 스토리에 무슨 차이가 있냐? 스토리는 다 그게 그거니 설정이 다른소설이 더 차이가 큰거다.
설정이 참신함과, 이끌어가는 필력이 중요하지, 스토리는 별로 중요치 않다.
이런 글들 많이 보는데, 전 어안이 벙벙합니다. 보통 사람은 태어나서, 살다가 죽습니다. 영화는 보통 액션물은 주인공이 악인을 깨부십니다. 로맨스물은 결혼합니다. 그럼 스토리의 차이가 별로 중요하지 않겠네요. 그게 그거니...
제가 기억력이 많이 안좋아서, 어떤 작품이 날 감동하게 했는지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그냥, 남들도 언급하는 많이 알려진 작품만 한번 생각해 보겠습니다.
백발마녀전을 보시면, 사실 무공이 쎄다라는 건 별로 중요하지 않습니다. 주 스토리는 사랑얘기입니다. 그리고, 정사의 대립과 관념의 차이등이죠. 마지막에 주인공이 여주인공을 고칠수 있는 설산에 핀 꽃이 피기를 바라면서 홀로 지키는 장면은 처절할정도로 아름답죠.
김용의 연성결의 주제는 인간군상의 탐욕입니다. 평범하다면 평범한 보통 개인이 가진 탐욕이 얼마나 지저분한 건지 연성결에 나오는 악인은 사실 악인이라기 보다 그냥 평범한 심성을 가진 무인이죠. 스토리를 이끌어 가는 몇몇 주요 악인을 제외하고는요.
아니, 주요 악인의 악한 심성만큼, 대중의 탐욕도 비슷한 악이라고 묘사됩니다.
그리고, 주요 무협 주제는 출세보다 복수물이 많습니다. 요즘 소설과 다른 점이 자기가 잘되서 복수한다는게 아니라, 생명을 불살라 모든걸 희생해서 복수를 한다는 점이죠. 그냥 대리만족물이 아닙니다.
장경님의 빙하탄은 단순한 복수물도 아닙니다. 원한은 하늘을 찌르는데, 복수할 대상이 없습니다. 아니 복수를 할수 없습니다.
환락십오야 같은 소설은 괜찮은 추리물이었죠. 무협의 탈을 쓴 추리소설입니다. 더 놀란 추리무협물이 많았는데, 잘 기억이 안나네요. 아 초류향시리즈도 무술보다는 추리하는게 더 재밌었습니다.
이해할수 없는 악인물 악인무적(악인지로, 악인전기?기억이) 이것도 아주 재밌게 보았습니다. 악인무적의 장두이는 도대체 왜 악행을 하는지 이해가 안가는 난해한 캐릭터였습니다만, 반전과, 추리는 정말 뛰어났죠. ( 좋은일하면 100냥을 받을수 있고, 남을 죽이면 10냥을 뺏을수 있다면, 그는 100냥을 포기하고, 10냥을 사람을 죽여서 뺏는 사람입니다. 10냥을 빼앗는게 더 자신이 치열하게 자기손으로 돈을 번 느낌이어서 노력해서 돈을 버는게 더 만족감이 크기에 죽인다는 입이 딱 벌어지는 캐릭터)
그리고, 박성진님 절대무적을 좋아하신다면, 사실 이분 거의 전 작품이 시리즈물이라는 걸 아시는지? 이분 예전 필명이 금시조인데, 금시조님 소설은 다 사실상 무협소설계 전체를 다 합해도 가장 무섭고 꿈에 나올까봐 두려운 악의 세력이 나오고 대부분 그들과 싸우는 내용입니다. 언제나 적이 그들 자체는 아니지만, 적어도 영향은 받은자들이 나오죠.
처음에는 그런가보다 하다가도, 시리즈가 진행될수록, 전의 스토리가 마음에 남아 점점 비감에 젖어들게 합니다. 그리고, 점점 선과 악의 싸움은 치열해지고, 서로간의 계략은 비슷할 정도로 악랄합니다.
단지, 요즘 독자가 읽기에는 아무래도 예전 소설이라서 필체가 어색할지도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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