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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정담

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작성자
Personacon 윈드윙
작성
14.11.02 00:00
조회
1,5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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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델 조유림 씨의 라이프 코드는 의외로 격투기다.ⓒ 조유림

“힘들죠. 하지만 정말 매력 있다니까요!”

조유림(31·서울)씨는 화장품 개발 기획자인 친언니를 도와 국내외를 오가며 홍보·판매 일을 하는 것은 물론, 각종 모델로도 활발히 활동 중이다. 하지만 의외로 그녀의 또 다른 라이프 코드는 격투기다.

직업은 뷰티 관련이지만 마음 한구석에서는 격투기에 대한 열정이 쉬지 않고 꿈틀대고 있다. 늦게 배운 게 한이었다. 20대 중반에 격투기를 접한 그녀는 복싱, 레스링, 유도, 주짓수 등 타격-그래플링을 가리지 않고 닥치는 대로 수련했다. 부상과 잦은 해외 출장 등으로 욕심만큼 시간을 할애하지는 못하지만 격투기에 대한 애정만큼은 한결 같다.

조유림 씨는 비록 늦은 나이에 격투기 세계로 들어와 선수로 입문하지는 못했지만 격투기를 배운 것을 무척 다행으로 생각한다.

“격투기의 매력은 기술의 힘이에요. 내가 상대보다 힘이 없고 작지만 상대의 힘을 이용하는 것과 배운 기술을 습득하고 성공했을 때 가장 큰 뿌듯함을 느껴요. 노력을 해야 성취감을 느낀다는 부분에서 격투기 역시 제 본업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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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유림 씨는 "오히려 여자이기에 격투기는 더 필요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 조유림
Oh My Love 주짓수

젊은 여성이 격투기를 배우는 만큼 주변의 우려 역시 없을 수는 없다.

“그렇게 과격한 운동이 왜 좋아? 무섭거나 힘들지 않아?”

지인들 상당수는 지금까지도 고개를 갸웃거린다. 하지만 조유림 씨의 생각은 다르다. 오히려 힘이 약한 여성이기에 격투기는 더 필요하다는 것.

“요즘 같은 세상에 사건사고들이 너무 많잖아요. 운동을 배웠다고 험한 현실과 마주쳤을 때 100% 이길 수는 없지만 적어도 자신을 지킬 확률이 커지는 것은 사실이잖아요. 육체적 능력뿐 아니라 정신적인 침착함도 유지할 수 있거든요.”

조유림 씨는 현재 퀸오브 주짓수 이희진 관장에게 주짓수를 배우고 있다. 이희진 관장은 존프랭클린 사범으로부터 블랙벨트를 수여받은 국내 첫 여성 주짓떼로다. MMA명문 코리안탑팀, ‘암바대마왕’ 윤동식 선수가 운영하던 팀윤 등 다양한 체육관을 오가며 여러 가지를 배워온 그녀지만 가장 많이 마음을 뺏긴 종목은 주짓수였다. 주짓수라는 무술의 탄생 자체가 ‘어떻게 하면 나보다 더 크고 힘 좋은 상대를 효과적으로 제압할 수 있을까?’라는 물음에서 나왔기 때문에 여성이 배우기에 적절해 보였다.

잠깐이지만 한창 모델로 활동할 때 주짓수와 이별(?)을 할까도 생각한 적이 있었다. 다양한 역할을 소화해야 하는 만큼 여러 가지 의상을 입어야 하는데 몸에 상처와 멍 자국이 많아 난감했던 것. 당연히 같이 일을 하는 언니, 오빠들로부터 핀잔도 많이 받았다.

“저도 여자잖아요. 아시겠지만 여자들은 피부가 되게 약해요. 대련 중 손목만 좀 세게 잡혀도 잡힌 모양 그대로 멍이 질 때도 많아요. 젊은 여자모델 몸에 멍 자국이 있으면 사람들이 어떻게 받아들이겠어요. 히힛!”

단순히 멍과 상처만 난 게 아니라 허리 등 관절을 삐끗하거나 아예 어깨 회전근이 파열된 적도 있었다고 하니 주변 사람들의 걱정도 이해가 되는 대목이다.

주짓수를 배운 게 도움이 된 적도 있었다. 언젠가 친구랑 놀러 간 클럽에서 생긴 일이다. 잠깐 화장실에 다녀온다던 친구가 사색이 돼 돌아왔다. 얼굴은 하얗게 질려있고 눈물을 글썽거리는 것이 무슨 일이 생긴 게 분명했다.

이유를 물어보니 술에 취한 한 남자가 의도적으로 자신의 몸을 만지고 지나갔다는 것이다. 친구를 데리고 남자를 찾아 나섰고 “저 남자 맞아?” 몇 번에 걸쳐 확인을 했다. 남자는 술에 취한 표정으로 막 계단을 올라가려던 참이었다.

조유림 씨는 거침없이 다가가 남자를 땅바닥에 메쳤다. 워낙 정확하게 기술이 들어가 남자는 공중에 붕 뜨다시피 하며 나동그라졌다. 조유림 씨는 남자가 꼼짝 못하게 완전히 제압해놓고 경찰을 불렀다.

“정말 화가 났어요. 절대 용서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지만 남자가 너무 불쌍한 표정으로 잘못했다고 하는 바람에 다시는 그런 짓을 하지 않겠다고 다짐을 받은 후 처벌 조치까지는 가지 않았어요.”

주짓수를 배우지 않았다면 감히 시도조차 하기 힘들었던 에피소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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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련 중 생기는 멍자국으로 인해 모델 활동에 어려움이 많지만, 조유림 씨는 결코 포기할 생각이 없다. ⓒ 조유림

아쉬웠던 MMA세계로의 입문

조유림 씨는 2년 전 주짓수코리아라는 대회에 출전한 경력이 있다. 좋은 스승과 동료들로부터 열심히 기술을 연마하던 때라 자신감도 하늘을 찔렀다.

“한번 해보자는 생각이 들었어요. 하지만 어리석었죠. 자신감만큼 준비도 제대로 했어야 하는데, 대만 출장 등으로 운동도 많이 하지 않은 상태에서 딱 이틀 준비하고 나갔죠. 그동안 한 게 있으니까 경쟁력이 있을 거라 생각했지만 오판이었어요. 생각해보면 부끄럽기도 하고요. 국내 정상급 실력자들도 경기를 앞두고 얼마나 준비를 많이 하는데, 참 많은 반성을 하면서 나 스스로를 돌아보는 계기가 됐던 것 같아요.”

워낙 격투기를 사랑하는 만큼 본격적인 선수가 아니라 해도 관련된 일을 하고 싶었다. 그러던 중 종합격투기 대회 ‘레볼루션(Revolution)’에서 라운드 걸로 활약할 기회가 생겼다. 모델과 격투기를 모두 경험했던 것이 큰 도움이 됐다. 나름대로 준비도 많이 했다. 하지만 뜻하지 않게 대회가 취소되면서 기회가 무산되고 말았다. 이후 다음 대회에서 제의가 또 들어왔지만 그때는 생업 관련 된 일로 해외출장 중이어서 나설 수가 없었다.

“무척 아쉬웠지만 별 수 있겠어요. 그냥 조용히 운동에 전념하다보면 또 기회가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있죠.”

격투기를 배운다는 점에서 터프 걸로 오해할 수도 있지만 그녀는 누구보다도 여리고 감성적인 천상여자다. 화장품을 다루는 직업에 종사하는 특성상 누구보다도 ‘미’에 대해 관심이 많으며 때론 가까운 이들의 작은 말에도 상처를 받아 울먹일 때도 많다.

어려운 이들을 돕는데도 적극적이다. 2007년도 그녀의 친오빠를 통해 교회에 가게 된 것이 계기가 되었는데 실천하는 종교 활동을 느꼈던 만큼 봉사 활동 등에 팔을 걷어 부치고 있다. 최근에는 인도네시아 땅끝마을 숨바라는 곳에 해외선교활동도 다녀왔다.

“그리스도의 사랑을 진심으로 전하고 싶었어요. 워십과 벽화, 의료봉사 등 맡은 일에 열심히 하고자 노력했는데 봉사라는 것이 나 스스로에게 기분과 행복을 준다는 것을 다시금 깨닫게 되었네요. 앞으로도 기회가 된다면 계속 다니고 싶어요.”

그래서일까, 그녀가 원하는 짝은 신앙심이 깊고 부모님에게 잘하는 효자 스타일의 착한 남자다. 외모는 꽃미남보다는 상남자 스타일이 더 끌린다고 한다. 영화배우 류승룡이나 마동석 같이 생긴 남자를 보면 조유림 씨의 가슴은 콩닥콩닥 뛴다. 좋아하는 파이터들 역시 댄 헨더슨(44·미국), 카를로스 콘딧(30·미국), 케인 벨라스케즈(32·미국), 주니오르 도스 산토스(30·브라질) 등 상남자 일색이다.

그녀가 가장 닮고 싶은 여성은 UFC 여자 밴텀급 챔피언 론다 로우지(27·미국)다.

“매사에 당당한 프로 같은 모습이 보기 좋아요. 잘난 척해서 싫다는 사람도 있지만 자신이 뱉은 말에는 책임을 지고 또 결과로 보여주는 모습은 많이 배우고 싶어요.”

조유림 씨는 본래도 소극적이지는 않았지만 격투기를 배운 이후 더욱 적극적이 됐다. 현재하고 있는 뷰티 관련 일은 물론 다양한 봉사 활동에도 더 에너지를 쏟고 싶은 마음이다. 더불어 더 나이 먹기 전에 관중들이 지켜보는 경기장에서 제대로 된 경기를 뛰고 싶은 목표도 버리지 않았다.

철모르던 시절의 주짓수 대회의 아쉬움을 털어버리고 싶은 바람도 있다. 로우지처럼 멋진 서브미션 승을 거두고 크게 함성도 지르고 싶다. 자신에게는 파이터의 본능이 살아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꿈을 향해 끊임없이 전진하는 조유림 씨의 욕심은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문피아 독자 = 윈드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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