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운 동굴에 노인, 남자 아이, 제가 있었습니다.
저희 셋은 어떤 경로로 외딴 섬에 갇히게 되었는데, 낮 동안 섬을 돌아다니다 지쳐서 동굴 안에서 쉬고 있었습니다.
배가 너무 고팠던 저는 먹을 걸 찾으러 동굴을 나갔는데, 낮에는 보지 못했던 웬 여우 가면을 뒤집어 쓴 옛날 옷을 입은 아이들이 보이더군요 ㄱ-;
녀석들은 절 본체도 안 하고 흥얼거리면서 바닷물로 뛰어들더니 사라져버렸습니다. (유령인줄;)
이상하게 생각해볼 겨를도 없이, 이번엔 정면에 횃불이 환하게 밝혀진 곳에서 마찬가지로 여우, 원숭이 가면을 쓴 옛날 옷을 입은 남자들이 북 치고 피리 부르면서 마을 안으로 들어오고 있더군요 ㄷㄷ
낮에는 없던 마을이었는데 갑자기 나타난 겁니다;;
뭐에 홀린 듯이 저는 가까이 다가가봤습니다.
그리고 광장처럼 널따란 공간에 이상한 여자들이 모여 있는 걸 봤습니다.
하나같이 일본 가부끼 화장에 눈꼬리가 올라가고 입술은 시뻘겋고 머리는 위로 틀어올린 여자들이었습니다. 아주 강렬한 색의 화려한 옛날 옷을 입고 있었는데, 그들 뒤로 날카로운 칼날이 같은 무기들이 놓여 있었습니다 ㅡ_ㅡ;
제가 가까이 가도 다들 미동도 않길래 겁도 없이 계속 걸어갔어요. 그런데 딱 그 칼날이 있는 쪽으로 다가서니 가부끼 화장한 괴이한 여자들이 절 노려보며 무섭도록 달려들더군요;
식칼을 빼내들고 죽일 생각으로 달려드는데... 어찌 피해보지도 못하고 찔려서 쓰러졌습니다. 제가 쓰러지자 우두머리로 보이는 여자가 이 놈은 감옥에 가두라고 하더군요.
근데 여기까지 읽으신 여러분... 이 꿈은 제가 처음 꾼 꿈이 아닙니다. 이삼일 전에도 앞에 내용은 조금 다르지만 후반부엔 가면 쓴 아이들과 사내들을 보고, 가부끼 화장에 섬뜩한 얼굴의 여자들에게 식칼로 찔렸던 꿈을 꿨어요 ㄱ-;;
그땐 제가 배를 고치고 있었는데 드디어 수리가 다 끝나서 동료들과 섬을 떠나려던 참에 갑자기 다들 사라져버려서 섬 내부를 돌다가... 여우 가면 쓴 애들 보게 되고, 남자들이 악기 연주하고 춤 추는 모습 보다가 마을 안에 여자들한테 들켜서 비명에 죽었거든요 ㅡ_ㅡ;;
이상한게 비슷한 꿈을 두 번이나 꾸니까(그것도 며칠에 걸쳐서) 기분이 계속 찜찜해서... 아직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 섬은 대체 뭔지, 그리고 가면 쓴 인간들이랑 가부끼 화장한 여자들은 뭔지 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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