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일본의 10년전 모습이라고 하죠.
전사회적으로 그런 모습이 보여지고 있는지 수십년 지났습니다.
그럼 이렇게 생각해보세요.
‘열정페이’ 는 과연 일본에서 없었겠는가.
있죠. 한국에서 그런 착취구조가 생기기 한참 전부터...
한국에서 모 디자이너가 수습생들을 돈 한푼 안주고 부려먹으면서
언급한 단어가 열정페이였나요? 아니면 그 사태를 보고 네티즌들이
만들었나? 하여간 그렇습니다.
그리고 이런 무급착취는 가시적인 재화와 서비스를 생산해내기
어려운 문화예술 분야에서 두드러집니다.
넹...그렇습니다. 사실 문화예술의 ‘수련생’ 들은 말이야 바른말이지
당장 아무 짝에도 쓸모없거든요. 자동차 정비 배우다 만 사람이랑
음악 배우다 만 사람, 목수 일 배우다 만 사람이랑 그림 그리다 만
사람의 생산하는 재화/서비스에서 엄청난 차이가 나지요...
어쨌든, 일본에서 만화가로 등단하려면 그쪽도 기본적으로 도제식
시스템을 거쳐야 합니다. 빙빙 돌려서 얘기하지 말고 직설적으로
얘기하면 일본에서 만화가가 되려면 눈물젖은 빵으로 ‘연명’하면서
유명만화가 밑에서 도제식으로(말이 도제지 어깨너머로) 배워야 합니다.
몇 년? 10 년.
빠르면 2,3년이겠지만 늦으면 뭐 2, 30년...그 전에 때려치겠지만.
외부 사람들을 그런 사람들을 ‘어시’ 로 부릅니다. ‘만화가 어시’.
너무너무 고픈 일이라 너무너무 쉽게 갈립니다. 들락날락들락날락..
근데 일본만화시장이 축소가 되었어요. 대체문화 발달도 발달이지만,
장기불황 때문에 뭔가 희망을 가지고 계속 일하면 언젠가는 유명
만화가가 된다, 이런 게 사라집니다.
일본만화시장에 열정페이를 공급할 일본젊은이들이 어시를
안하겠답니다. 그런데 일본만화시장이 크게 성장한 데에는
런 젊은이들의 열정페이가 있었거든요.
우리야 그 경쟁 뚫고 유명해진 사람들을 보고 감탄하지만,
거기에 청춘 바치고 기 빨리고 인생 나가리된 사람들 숫자야
뭐 상상에 맡김.
근데 그런 식으로 어시생활 하다가 프로데뷔 하려는 일본 사람들이
사라졌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되었냐면 만화사들이 난리가 납니다.
예전에는 인기작품이라도 적당히 연재하고, 신작도 대기중이니
어느정도 스토리가 진행되면 끝내긴 하거든요. 만화보는 사람들도
많을 때에는 피드백이 워낙 거세니까 적당히 고무줄 스토리하다가도
겨룩 완결시키죠.
‘그동안 무슨무슨 만화 사랑해주신 여러분 감사합니다’.
‘다음 주에는 신작 xxx가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기대해주십시오.’
근데 이제는 만화를 완결시키면, 그 대타로 나올 신작을 공급하기
위해 눈물젖은 방을 10년씩 먹으며 아이템을 갈고 닦은 어시가
없습니다. 네 그게 문제입니다.
원나블 말고도 뭐 더파이팅이나 이런저런 만화들 몇십권씩 넘겼는데
다들 모르겠습니까? 스토리고 뭐고 완전 나가리된거?
근데 만화사에서 그나마 인기작품들 그동안 사랑해주신 어쩌구저쩌구
하고나면 기획된 후속작이 이미 다 세팅끝나고 스탠바이해야 하는데,
없어요. 아무도 안해요. 그나마 그림하는 애들은 어디로 갔냐면
요즘에는 오타쿠들 보는 라노벨 삽화 그리고 앉아있습니다.
그 쪽이 확실하게 돈이 되니까...
몇년이 될지도 모르는 어시생활에 인생을 걸며 프로데뷔를 꿈꾸는
길보다 훨씬 낫죠. 원피스 그리면 몇천억몇조 번다지만 그럴바에야
1년동안 프리랜서 뛰며 수천만원 정도만 적당히 손에 쥐면서
자기 인생 즐기며 사는 게 훨씬 나으니까요.
전자의 확률은 만분의 일도 높지만 후자는 당장 일거리가 제법
널렸으니까요.
0.0001% 확률로 1조원+0.1% 확률로 수십억 수백억원
vs
10% 확률로 사오천만원, 50~60%확률로 이삼천만원
(라노벨 시장에서 그림 그리겠다는 사람들도 당연히 경쟁이
없지는 않을테니...여기서도 굶는 사람은 있겠죠.)
그래서 나루토는 끝났다지만 장기적체 스토리 박살난
원피스 블리치 이런거 일본 만화회사들이 붙들고 있는 겁니다.
그거라도 없으면 얘넨 망하니까요.
이런 상황이기 때문에 헌터헌터 작가가 그토록 땡깡을 부려도
만화사는 ‘선생님, 제발.’ 이라며 철저히 갑을, 갑병관계 아닌
갑-정관계를 지속할 수 있는겁니다.
일본만화 전성기 시절에 토가시 따위가 그 따위로 뺀질거렸으면?
100% 바로 매장행ㅋ
뭐 그렇습니다.
요즘 브라질 축구랑도 비슷한거죠.
브라질 가난할 때는 천만단위의 브라질 젊은이들이 맨발맨땅에서
유러피안 백인들이 자신을 간택하길 기원하며 쫄쫄 굶으며 공찼죠.
펠레가 나오고 호나우두가 나온 배경은 별거 아니거든요.
근데 요즘은 브라질 경제가 제법 구색을 갖추니까 제2의 펠레나
제2의 딩요가 더이상 맨발맨땅에서 백인들 앞에서 공차질 않아요ㅋㅋ
공장에서 일하면서 생활비 벌지. 물론 평생 벌어도 축구스타만큼은
못 벌겠지만, 여기도 0.1% 확률로 천억벌거나 99.9% 확률로 굶거나
보다는 100% 확률로 월 일이백 버는게 합리적이니까 그렇죠.
그래서 일본 만화들이 안 끝나는 겁니다.
굶어가며 만화가들 밑에서 청춘을 바쳐야 할 어시들이 전부 도망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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