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다고, 이번 사태가 벌어지기 시작할 무렵부터 제 소설이 재미없어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최근의 폭풍과도 같은 선호작 삭제와 조회수 감소라는 현상은 순전히 제 탓입니다. 뭐 원래 그리 많지도 않았지만요.
설상가상으로 지난 서버 점검을 기점으로, 원래 주 6~7회 연재하던 것을 공식적으로 게시했던 대로 주 3회로 줄여버렸으니 저는 남의 탓을 할 만한 입장이 못 됩니다. 슬럼프에 빠지는 바람에 글의 질을 조금이라도 높이기 위한 특단의 조치였지만 어차피 핑계일 뿐입니다.
비록 유료 연재 중이긴 하지만, 저야 어차피 지금 연재 중인 소설로 돈을 벌겠다는 생각보다 유료 연재를 한 번 경험해보자는 의도로 성적도 안 좋은 걸 억지로 전환했을 뿐입니다. 그래서 별로 타격이랄 것도 없습니다.
하지만 전업에 성공하셔서 소설 쓰기가 생업이 되어버린 작가님들은 피해가 상당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독점 연재 중인 분들은 더욱 그럴 겁니다.
취미로 이용하시는 분들이 이렇게 피해를 보셨다면 생업으로 의존하시는 분들은 어느 정도일까요?
문피아와 절연을 선언하시거나, 아직은 아니더라도 심각하게 고려 중이라는 분들을 볼 때마다 제 마음이 다 조급해지는데, 다른 전업 작가님들은 어떨지 상상도 안 갑니다.
그저 이번 일요일 점검으로 모든 문제가 깨끗이 해결되기를 바랄 뿐입니다만, 사실 이번의 위기가 단지 사이트의 기술적인 문제일 뿐이라고 단언할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네요.
제가 장르 소설을 쓰는 사람이라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솔직히 저는 맨 처음 속도 저하 문제가 발생했을 때부터 그 비정상적인 패턴을 보고 다른 누군가의 공격일 거라고 내심 단정지어버렸었습니다.
그래서 계속된 문제가 별로 이상하게 보이지 않았었고요.
원래 추석 연휴 같은 때, 고스톱 등 게임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이트들은 한 1~2억씩 들여서 경쟁 업체를 공격하고 그런다고 들은 적이 있거든요.
복구에 하룻밤만 걸려도 본전은 뽑고 남는다고요.
어쨌건 그래서 처음에는 차라리 이게 다 다른 사이트의 공격이었음이 밝혀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그러면 문피아에 실망하셨던 분들도 한결 마음이 풀리지 않을까 하고요.
하지만 요즘은 제가 생각했던 이상적인 시나리오 대로 흘러간다고 하더라도 별로 소용이 없을 것 같네요.
기술적인 결함은 이해되고 용서받고 잊혀질 수도 있으나, 동호회 수준의 폐쇄적이고 권위적인 모습에 실망한 사람들의 마음은 쉽게 돌아오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번 검열 사태에는 저도 할 말을 잃었을 정도니까요.
사람들이 파쇼라고 부른다고 파쇼가 되는 게 아닙니다. 자기를 파쇼라고 부르는 사람을 쏴 죽이면 그때 파쇼가 되는 거죠.
뭐, 아무쪼록 이번 일요일 점검이 효과를 발휘해서 언젠가는 이런 일들마저 다 잊혀질 수 있도록 운영이 정상화되기만을 바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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