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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정담

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내가 변한건지 남이 변한건지

작성자
Lv.29 드레이번
작성
15.06.13 12:01
조회
1,560

이제 두달만 있으면 가입한지 10년이 되는 환상을 쫓는 독자 한명입니다. 귀찮아서 가입을 미루다 한거니 사실 더 오랜 기간 독자로 이 곳에 상주하고 있는데 그 긴 시간 동안 게시판에 별다를 글 하나 남기지 않은것 같아 이 참에 가볍게 적어보고자 합니다. 처음 환상 소설을 접한건 통신을 통해서였습니다. 뭣도 모르던 꼬마시절 조금 잘 사는 친구네 몰려가서는 두근 대는 마음으로 해당 부모 몰래 모뎀접속을 하고 온갖 자극적인 것들을 찾아보며 킥킥 거리고 꺼버리곤 하던 나와 친구들은 애들이 그렇듯 금새 실증도 나고 알수없는 죄책감도 들어서 조금씩 외설적인것 말고 다른 흥미로운것들을 찾아보기 시작 했습니다. 그렇게 이 곳 저 곳을 찾던 어느날 어떤 글을 눌러 보았는데 \'드래곤이야! 정말 화이트 드래곤이야! 우와, 멋있어!\' \'흥, 달밤에 뱀 밟았을 때의 네 얼굴만큼이나 창백하군 그래?\' 이렇게 글이 시작하는 카알과 후안무치한 주인공인 소설이 어렸던 제 마음에 들어오기 시작했고 정신 없이 소설을 보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언제 까지고 친구 집 모뎀으로 소설을 볼 수는 없는 노릇인지라 포기하고 있다가 책으로 나온 사실을 알았을때 참 기쁜 마음으로 서점에 달려간 기억이 있습니다. 신촌에 그레이스 백화점 아래 서점에서는 구매하진 않았지만 서서 책 읽는 사람이 많았기에 신간 나오면 저 역시 거기 껴서 함께 읽다가 태어나서 처음으로 문제집이나 전과가 아닌 서적을 제돈 내고 구매해서 집에서 수십번 읽곤 했습니다. 내가 소설속 인물이 됬다 상상하고 즐겁고 놀라운 일들로 가득찬 곳을 마음속에서 여행하고 있노라면 조금은 살기 힘들어지는 환경을 쉽게 견디게 해주는 방편이기도 했지요 ( 그 시절이야 가세 기운 집안이 많으니..) 여하튼 그런 어린 시절이 지나고 본격적인 무슨 adsl이니 vdsl이니 하며 이제 인터넷은 정액제가 되어 인터넷 설치하러 집에 설치오는 2~3주간은 애태우던 그 때에 드디어 설치가 끝나고 제가 자연스레 했던것은 리니지였습니다. 환상소설을 보고나니 제가 직접 들어가서 해보고 싶은데 그걸 이룰 수 있게 해주는게 그 게임이었기 때문이죠. 손에 든 공략직은 리니지 전격해부! 말하는 섬이라는 곳만 존재했던 시절이지만 한시간 동안 주사위 굴려가며 케릭터만들고 재미나게 역할 수행하며 즐겼습니다. 다만 어린나이에 돈이 많이 들어가는지라 적당히 즐기고 다른것 즐길거리를 찾게 되는데 이 때 눈 여기게 되는게 소설 연재하는 사이트였습니다. 대형 연재사이트는 딱히 없고 했던 그 시절 소설 연재사이트는 발상이 참 재미난곳도 많았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건 홈페이지 입구에 육망성 처럼 그려놓은거에 어디 어디를 눌러야 들어갈수 있게 해논다던지 조그마한 링크 개구멍을 만들어 소설 제대로 열심히 본 사람안 알 수있어 거길 눌러야 다른 편을 본다던지..(품이 너무 많이 드는일인지라 오래가지 못하던건 참 아쉬웠던 사이트들) 홈페이지 들어가는 것도 즐겁고 소설들도 재미난게 많아서 해당 작가분의 세계관에 참 많이 놀러가곤 했던 기억이 많습니다. 그렇게 환상소설들을 질리게 보고 좀 뜸해질무렵 알게된게 go무림이란 사이트인데 그 뒤에 역사들이야 여기분들이 잘 아실테니 적을 필요는 없겠지요. 다만 수 많은 글들을 접하다보니 홈페이지 전체에서 으샤으샤 하던것들이 해당 작품으로 한정 되던게 변화이긴 했지요. 예컨데 서평같은게 소규모 사이트 난립일땐 작가와 독자가 모여 작품토론을 수도 없이 해서 사실 그다지 필요성이 적었는데 대형 사이트는 그게 물리적으로 안될만큼 많은 글들이 올라오니 본격적으로 등장했다 생각합니다. 시간이 흘러 흘러 양판소작품을 통해 비스무리하고 개연성 없는 소설들이 좋은 질에 작품을 잠식하여 점차 수준은 떨어지고 더 이상 저도 어떤 환상 소설에도 깊게 빠져 글을 읽기가 힘들어지던 어느날 과금 시스템이 도입하기 시작됬습니다. 처음엔 참 기뻣습니다. 글 잘쓰시는 분들도 충분히 돌아올 수 있는 유인이 되고 편당과금이니 쓰레기같은 소설은 저절로 퇴출되겠지. 책으로 내는게 아니고 인터넷을 통하니 짧은 내용이라도 글을 꾸준히 볼 수있겠지. 연재 하기 힘든 상황이라면 그 상황을 금방 접하니 기약 없는 기다림 따위는 없겠지. 확실히 초장기엔 그랬던것 같습니다. 한동안 무료로 보다가 다시 돈내고 보는게 어색하고 서적이 아닌 인터넷 텍스트에 돈을 내는게 상당히 어색했지만 아직도 책장에 있는 드래곤라자나 하얀로냐프강을보면서 그래 10년이 지나도 다시 보는 글들인데 보는 방법이 바뀌어도 살만하지 하며 옛 생각을 그리며 구매하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어느정도 만족하였고 돈이 그다지 아깝진 않아 믿고 계속 구매하였는데 근래라고 해야할지 이제는 장르소설에 돈내고 보는게 진짜 아까워지기 시작했습니다. 편당 과금 연재임에도 말 없는 연재중지. 본인 소설 주인공 설정 혼동(무슨 장비가 있었는지등을 작가가 모름) 다른이에 인기 있는 소재 짜집기 수준으로 가져다 쓰기(특히 인기작가D는 만화 연재 소재들 그대로 빼온거 걸려서 타사이트에서는 그 만화가한테 문의메일 넣는다더니 조용히 묻는거보고 소름) . 연속되는 리메이크 수많은 오타와 개연성 없는 소설전개 심지어 근래엔 자기소설 보지 마라는 공지를 올리는 작가까지 등장.. 마치 초창기 판타지들의 황금시기가 끝나고 양판소 작품들이 그를 밀어냈듯 지금은 그 때보다 돈을 더 받고 하는데도 양판소 작가의 형태를 그대로 답습하는 모양을 보여줍니다. 근데 그때는 출판사가 쪼아서 엉망일지라도 완결을 냈지. 지금출판사 역할을 해야할 사이트측은 그저 수수방관하고 돈만 집어 먹네요. 작가나 사이트나 점점 나쁘게 치닫고 있다고 느끼는거면 내가 변한건지 남이 변한건지. 살면서 많은글들을 보게되니 예전에는 웃으며 봤던 수준에 글들이 이제는 그저 유치 하고 안좋게 보는건지 저도 이제는 모르겠습니다. 글이 길어지고 쓰다 보니 조금 감정적이 되었는데 장문의 글 봐주신 분들 감사하며 10년간 이용한 사이트였는데 여태것 잘 놀다갑니다. 유료결제했던 돈들은 글에 대한 값이다기 보다 어린시절 재밌게 봤던 비용을 지불했다 생각하고 잊어야겠네요. 안녕히.


Comment ' 8

  • 작성자
    Lv.25 떡보
    작성일
    15.06.13 12:20
    No. 1

    인정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별일없다
    작성일
    15.06.13 12:33
    No. 2

    10년 세월동안 강산이 변하는 기간인데... 장르문학은 얼마나 바뀌었을까요? 10년세월 동안 주 독자층이 어디일지 생각해보면.. 내가 그 주류층일까라고 생각해보면 딱 알수 있습니다. 저도 요즘에는 맨날 레이드물만 나와서 좀 식상하기도 하지만 반대로 생각해보면 이제 나도 장르문학에서의 주 소비세대가 아니라는걸 느끼게 되네요. 예전에 대여점 대여수와 인터넷연재글 조회수가 판이하게 다르듯이 유료연재 소비세대에 자신이 포함되지 않게 되버린걸수도 있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 김서한
    작성일
    15.06.13 13:27
    No. 3

    졸업 축하드립니다, 드레이번님. 행복하세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8 Emc
    작성일
    15.06.13 15:29
    No. 4

    동감합니다... ㅠㅠ
    저랑 비슷한 길을 걷고 비슷한 상황이시군여...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1 魔羅
    작성일
    15.06.13 17:24
    No. 5

    문피아는 11년이 넘었더군요. 아마 탈퇴 하고 다시 가입을 했었을텐데
    가입일이 2004년 12월로 나온거보니까요..

    어렷을때는 아버지와 같이 무협보다가 국민학교때 판타지에 빠지고
    푼돈 모아서 최초로 구입한게 바람의정령사 ㅋㅋㅋ
    드래곤라자는 책대여점에서 나오자마자 보고 몇시간만에 반납할정도로 책을끼고 살았으니까요

    저도 지켜보고 있는데 계속 동일한 대응이면 저도 떠나지 않을까 합니다.
    졸업축하드리고 인연이 닫거든 나중에 치맥이라도 하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마아카로니
    작성일
    15.06.13 18:22
    No. 6

    엔터 좀 쳐추시지...
    이렇게 읽는게 힘든 글은 처음.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9 오늘도요
    작성일
    15.06.14 00:15
    No. 7

    하하 그때 재밌는 사이트 정말 많았어요. 생각해보면, 활동인원이 100명 될락말락하는 소규모 사이트에서도 어찌나 작품활동 비평활동이 활발했는지.
    제가 늘 가던 판타지아라는 작은 사이트가 기억나요. 주인장 닉네임이 미네르바. 가장 좋아했던 작가는 바람이야기. 그곳의 배경음악은 캐논 파헬벨. 어느날 사라져 버리던데... 요즘도 엄청 그리울 때가 있어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9 월영신
    작성일
    15.06.14 04:02
    No. 8

    켁... 드레이번님이? 도대체...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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