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에 정수기 관련 글써서 괜찮냐고 물어봤는데 생수가 괜찮다더라고요. 그래서 생수를 먹는데 엊그제 새로 주문했습니다.
2리터짜리 12병이 한세트 6000원인데 두 세트 시켰습니다. 택배기사님 들고오시는 거 무거울까봐 빌딩 입구에 놔두시고 연락달라고 썼어요.
근데 이 택배기사분이 그걸 못보신건지 안보신건지 제일 꼭대기까지 들고와서는 그걸 문 앞에 놔뒀습니다.
그것도 떨어뜨려서 놨으면 문제가 없는데 딱 붙여서 놔뒀더군요.
제 집은 미닫이가 아니라 주로 그렇듯 여닫이입니다. 만화보다가 내용이 산으로 가길래 다른걸 빌리려 나가려했더니 문이 안열립니다. 진짜 안열려요.
90도 직각 모서리에 놔두셔서 문이 안열렸어요. 안에서 힘을 엄청 주고 몸으로 밀어도 봤는데 안열립니다.
십분? 혼자서 용을써도 안열리길래 기겁해서 밑에 사시는 분 중 세 분께 전화했더니 세 분다 일하시고 계시고 여자친구는 친구만나고 있다고 하고 부모님께 좀 와달라하니 귀찮으신지 배달음식 하나 시키라고 하더군요.
와나...
유레카!
배달음식 시키고 차분히 기다렸는데 왜 또 멍청하게 피자를 시킨건지.. 사십분만에 와서 그 분이 문을 열어주셨어요.
처음에 딩동하길래 나가서 문 앞에 그것좀 치워달라하고 열었는데.. 그 분 표정이.. '너 이거 때문에 시켰지' 이 표정.
아 택배기사님 때문에 정신적으로 가혹한 시련을 겪었습니다. 올드보이에서 최민식님이 방에 갇힌 절망감을 온 몸으로 느꼈어요.
앞으로 물은 무조건 한통만 주문할겁니다. 여러분도 조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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