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력만 있으면 30대에도 장성을 맡길 수 있을 것 같겠지만, 그게 그렇지 않은게 아무리 출중한 능력이 있어도 경험이 없으면 무용지물과 같습니다. 따라서 경험에 따라 볼 수 있는 것들을 헤아릴 줄 알게 되었을 때 고위직을 맡기게 되는 것입니다.
특히 조직은 시스템이 갖춰져 있으여 함이 기본이고, 그 다음이 조직의 수장이 역할이 매우 지대합니다.
세월호 사고가 터져도 선장이 잘못한 일을 왜 나라에서 책임져야 하는냐 묻고, 윤일병이 가학행위에 당해 죽음을 당해도 왜 사단장이 옷을 벗어야 하느냐 되묻는 분들이 보이네요.
지도자는 권한만 있는게 아니라 책임까지 같이 져야 하기에 아무나 하는게 아닌 것이죠.
세월호는 부정이 만연한 시스템을 개선하지 못한 책임을, 윤일병사건은 최소 일선 중대장이나 대대장 정도만 구타 근절에 대한 의지가 있기만 해도 그토록 심한 가학행위는 가능하지 않았을 겁니다.
제가 군생활 하던 시절에는 투스타가 원스타를 사병들이 보는 앞에서도 쪼인트를 까고, 심지어 막사안에서는 구타를 하기도 했습니다.
부관(중위)은 대대에 갔다 하면 온통 걸레가 되서 돌아오곤 했죠. 위로부터 내려오는 분위기가 있다 이겁니다. 사병만 그런게 아니라는 것이죠.
지휘관의 의지라는게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니라, 최종책임자의 마인드만 달라져도 100% 구타 근절은 어렵더라도, 윤일병이 사망한 수준의 그런 가혹행위는 충분히 근절할 수 있습니다.
지휘관이 스스로 장교들에게 구타행위를 금지하고, 모범을 보이고, 어기면 일벌백계하면 됩니다.
포병으로 근무 했던 전 하나포상에서 거의 매일같이 집합을 해야 했는데, 부대장이 과연 몰랐을까요? 모른척 할 뿐인 겁니다. 솔직히 장교들은 대강은 알아도 세세한 부분까지는 모르는 경우가 많지만, 최소 하사관들은 빠삭하게 압니다.
그래서 매일 집합을 해도 어느정도 구타는 있었지만 가혹행위의 정도가 윤일병의 경우처럼 심하지는 않았습니다.
대개 옛 시절에는 더 심햇으리라 오해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이십여년전에 전반적인 구타의 범위와 수준은 더 높았을 수도 있지만, 당시에도 이번 일처럼 지저분하고 미친것 같은 그런 가혹행위가 만연하고 그러진 않았습니다. 있다 해도 소수였을 뿐이지 과거 세대가 다 그랫던 것은 아닙니다.
아무튼 지휘관의 책임은 막중하며, 그런 의지가 곧 아래로 내려옵니다. 사단장의 경질은 당연한 조치이지 문제가 생겼다고 해서 괜한 불똥이 튄게 아니라는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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