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혜림의 사망을 억지로 만들어서라도 비극적으로 만들려고 했던 것 같긴 한데, 방 안에 애인과 있던 도중 모기가 있어서 에프킬라를 뿌렸더니 애인이 픽 쓰러져 애인의 시체를 부여잡고 ‘안 돼!!!!’ 하고 울부짖는 느낌이 듭니다. 저건 다윈상 받을 일이죠, 비극적인게 아니라. 그냥 작가가 죽이고자 한다면 뭐가 어떻게되든 아무런 상관없이 그냥 죽일 수 있다, 잘 짜여져서 캐릭터가 살아 움직이는 세상이 아니라 작가가 인형을 잡고 움직이는 인형극이다, 이런 느낌이 그전까지는 안 들다가 이 장면 이후 왠지 좀 듭니다. 솔직히 무리수였다는 생각이 드네요.
거기에 보다보니 이몽연이라는 캐릭터, 보면 볼 수록 소설에 정이 떨어지도록 만드는 캐릭터입니다. 어리고 아무것도 모르는데 목소리는 크고 우기면 이긴다고 착각하는 아이입니다. 대왕채가 그때 현실적으로 취할 수 있는 선택이 항복 말고 무엇 있나요. 저항하고 다 같이 몰살하기? 분명 살 길이 있고, 그 살 길이 그렇게 나쁘게 보이지도 않는데 굳이 저항하며 죽어야한다는 논리는 정신력으로 미국을 이기고자했던 구 일본군밖에 떠오르지 않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 아이의 철 없는 소리를 왜 다른 누구도 아닌 산적들이 듣고서 감화되는진 모르겠고, 말도 안 된다 생각하고, 결국 그 어린 아이의 헛소리가 더 심해졌다면 자칫 유혈사태로 이어질 수도 있었습니다. 충분히 평화롭게 해결 될 수 있던 분쟁이 수많은 사람들이 죽거나 불구가 되는 유혈사태로 이어질뻔 했다는거죠. 철없는 어린아이의 헛소리 때문에. 솔직히 전 여기서 그런 이몽연을 참아준 곽비영이 대인이라는 생각밖에 안 듭니다. 왜냐하면 곽비영은 녹림을 평화롭게 통일하고자 최선을 다하고 있는데,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아이가 끼어들어서 헛소리 지껄이며 유혈사태로 이어가려 최선을 다하고 있었으니까요. 결국 이몽연을 죽이려 했지만, 곽비영이 다음에 도전하는 사람은 죽이겠다고 말했는데도 굳이 도전했고, 그렇게 도전한 후에도 그냥 엄포만 늘어놓고 돌려보내려 했는데 굳이 아득바득 계속 달라 붙은 후에야 죽이려 했습니다. 이몽연은 아무것도 모르고, 머리에 든 것은 없고, 목소리는 크고, 우기면 이긴다 착각하고, 철은 하나도 안 들어서 미친듯이 헛소리만 지껄이는 머리 빈 여자아이입니다. 물론 주인공이 와서 도와주긴 하지만, 주인공이 와서 도와줘서 문제가 해결됬으니 문제없다라 하는건 누군가 도박빚 억단위로 만들어서 집하고 재산은 다 저당잡혔고 자식들은 잘 다니던 대학 다 나오고 취직해 뼈빠져라 일해야 할 뻔 했지만, 로또 당첨되서 빚 다 갚았으니 괜찮아~ 라는 것과 비슷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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