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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정담

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작성자
Lv.88 네크로드
작성
13.08.05 10:23
조회
2,481

둘리라는 만화에는 둘리와 고길동이라는 두명의 주인공이 등장한다.


둘리는 사실 민폐계 캐릭터다. 건방지고 도움 안되는 식객이다. 사고뭉치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어린이일때는 둘리가 멋지게 보였을지 몰라도, 어른이 되고나면 고길동이 불쌍해 보이고 둘리와 일당들이 짜증스럽게 보인다.

중요한 것은 ‘어린 시절엔 멋지게 보였다’는 사실이다.

둘리가 불쌍하고, 고길동이 짜증스럽게 보이는 어린 시절이 있고...

고길동이 참 답답하고 불쌍해 보이며, 둘리가 가증스러워보이는 어른의 시기가 오는 것이다.


민폐계 캐릭터는 사실 많다.

톰과 제리의 제리도 민폐계 캐릭터이다. 크레용 신짱의 신짱도 훌륭한 민폐계 캐릭터라고 할 수 있다.

이들은 왜 아이들에게 인기를 끄는 것인가.


그것은 아이들이 어른의 애정을 갈구하기 때문이다.

민폐계 캐릭터가 사고를 치고 그것을 막기 위해, 수습하기 위해 애쓰는 크고 능력있고 근엄한 캐릭터가 바로  그들이 갈구하는 대상인 것이다.

그들은 기본적으로 관대하고 동시에 무관심하다.

착한 아이로 있으면, 그들은 기뻐할지 모르지만 관심을 갖지 않고 자신의 일에 몰두한다. 어른들에게 관심을 끌고 사랑을 받고 싶지만, 착한 아이가 있으면 어른은 기뻐하면서 ‘자기 시간’을 갖게 되는 것이다.

결국 제리는 톰의 관심을 끌고 싶은 것이고, 신짱은 엄마나 아빠, 선생님의 관심을 끌고 싶은 것이다. 노비타는 도라에몽이 자신을 위해 애써주는 것을 원한다.


노다메 칸타빌레의 노다메도 비슷하다. 꾸지람듣고 혼나고 때로는 맞고 쫓겨나고..

그 속에서 자신은 관심을 끌고있다는 사실에 만족하는 어린아이의 시선이 담겨있는 것이다.

둘리에서 고길동은 둘리에게 화를 내고 짜증을 내는 모습을 주로 보이지만...

그것 자체를 애정으로 느끼기 때문에 민폐계 캐릭터들이 사랑을 받고 끊임없이 등장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인간은 자유를 사랑하지만, 동시에 구속도 사랑한다.

민폐계 캐릭터들을 더이상 사랑할 수 없는 나는 확실히 어른이 되어버린 듯 하다.

둘리에게 동질감을 느끼는 사람들도 있고..

고길동에게 연민을 느끼는 사람들도 있다.

쉽지 않은 문제일 듯 싶기도 하다.



Comment ' 6

  • 작성자
    Lv.82 vitaminB
    작성일
    13.08.05 10:27
    No. 1

    둘리와 고길동의 관계라면 모르겠지만 톰과 제리의 예와는 안어울리는 면이 있어요. 고길동은 둘리의 뒤처리를 하고, 욕하면서도 매정하게 쫓아내거나 하지는 않지만, 톰은 제리를 보기만 하면 잡아먹으려고 하거든요. 야옹~~~.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7 윤필담
    작성일
    13.08.05 10:43
    No. 2

    근데 톰과 제리도 때때로 서로 편들어주고 보호해주는 경우도 종종 있죠.
    끝까지 가지는 않는다랄까?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엔띠
    작성일
    13.08.05 10:49
    No. 3

    애들은 애들이고 어른 마음을 모릅니다.
    어렵게 생각할 것이 아닙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7 Bibleray
    작성일
    13.08.05 12:54
    No. 4

    열 여섯살때 본 디지몬 시리즈랑, 지금 보는 디지몬 시리즈랑은 이해하는 정도가 다르죠.
    일 이차원적인 생각은 깊지 않아요. 입체적으로 생각해야 보이는게 있어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덴파레
    작성일
    13.08.05 13:46
    No. 5

    고길동이 불쌍해보이기 시작하면 철든거라는 말을 들은 기억이..;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8 그믐달아래
    작성일
    13.08.05 17:43
    No. 6

    헐 전 어렸을 때부터 고길동은 천사이며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어른이라고 믿었고, 둘리의 장난이 재미는 있지만 그래도 저넘 나한테 온다면 없애버릴지도 몰라라는 생각을 가지고 살아왔는데도 아직도 전 철이 안들어있는걸요 ㅠㅠ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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