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우리말에 대해 거부감이 드는건 익숙치 않아서 그런 이유도 큽니다. 한가지 예만 들어볼게요. '자당' 보다 '아주머니'에 거부감을 느끼십니까? 익숙함으로 따지면 아주머니가 더 가깝지요.
다만 문제는 어감상 듣기론 ‘자당’이 ‘아주머니’보다 높임말로 들리고 실제로도 그렇게 많이 쓰이죠. 개인적으로 이건 조선식 사대주의가 아직 남아서 그렇다고 봅니다. 조선시대에 훈민정음이 만들어졌음에도 사대부와 양반들은 한글을 천시하고 한문을 더 격이 높다고 생각해서 한자를 숭배하다시피했죠. 그런 인식이 사회전반에 팽배해 있었고 시대를 거치면서 어느순간 고착화 된 겁니다. 쉽게 말하면 악습이죠, 악습.
그리고 아무리 한글이 만들어졌다한들 역사가 500년에 불과하고 그외 나머진 한자를 주로 쓰던, 말그대로 한자문명권이었습니다.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서 흔히 쓰는 순우리말 단어들은 거부감이 없지만... 이를테면 엄마,아빠,아들,딸,하나,둘,셋,넷 이죠. 구어로 흔히 쓰이지 않고 문자화되어 내려온 단어들은 한자화 한 것이기 때문에 도리어 옛구어로 쓰면 익숙치 않고 다른나라말 같아 거부감이 드는 것입니다.
사람마다 생각이 다르겠지만 정말 세계화 속에서 우리말을 지키자고 생각한다면 순우리말 번역에 충실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순우리말이 전부 사라지고 한자단어, 외래어만 남는다면 우리는 우리만의 민족문화를 하나 거세당하는 것과 다름없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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