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아는 천하의 나쁜 놈 중에 한 명이 생각났어요.
막 나쁜 놈이라고 하기엔 좀 뭐한가 싶지만;; 한없이 어리고 철이 덜들은 아이였죠.
음..
어렸을 때 부터 한 동네에 같이 살아서 잘 알게 된 언니가 있어요. 어머니끼리도 친하고, 우리오빠와 언니네 동생은 동갑인데다 또 절친이어서 자연스레 언니와 저도 상당히 가깝게 지냈어요.
그런데 이렇게 가깝게 지내니 자연스레 언니네 집안 사정을 좀 알게됐는데, 복잡하더라구요;;
아저씨가 은퇴시기가 얼마남지않자 사업을 벌리려다 몇 번 실패하고 그랬나봐요. 그래서 아주머니쪽 친척분께 돈을 몇 천 빌리셨던 것 같아요.
그러던 와중에 그 친척분의 아들이 지금 다니는 학교가 부끄럽다고, 울산으로 한 번 전학을 왔다가 다시 다른 학교로 전학가고 싶다고해서 그 아들래미가 언니네집에 신세를 지게 됐어요.
그도 그럴것이 그 아이가 다니던 학교가 부산에서 알아주는 꼴통학교였나봐요.
그런데 그 아이가 좀 안하무인이에요. 언니네 친척분이 맞벌이셔서 아들한테 신경을 많이 못쓴 것 같더라구요. 게다가 외동이라 정말 귀하게 키웠던지.. 애가 정말 철이 심하게 안들었더라구요.
몇 가지 실례를 들어볼게요.
기본적인 인성이 조금 부족한 아이여서 언니한테 매우 무례하게 굴었지만 언니가 다 참고 넘어갔었어요. 그런데 정말 너무하다 싶었던게, 언니 아이디를 함부로 도용하고, 심지어 그걸로 사기를 치고다녔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언니 아이디는 다 정지되고 심지어 중고나라? 인가 거기에 돈이 모자라다고 언니 PMP를 내놓았다 걸리고.. 정말 이상한 놈이었어요.
여하튼 언니가 그 사건으로 너무 화가나서 컴퓨터에 비번을 걸어놓고 집에 안들어가고 우리집에 올라왔어요. 마침 우리 부모님이 여행을 갔던 터라 집에 저 혼자밖에 없었거든요.
언니가 올라와서 그간의 사정을 듣고 언니 얼굴을보는데.. 정말 눈물이 핑 돌았어요. 그 막돼먹은 놈이 주먹으로 언니 얼굴을 쳐서 얼굴에 멍이 든 것 뿐만 아니라 입안이 다 터졌더라구요.
언니가 성격이 그렇게 좋지만은 않아서 몇 번 훈계를 하다가 한 번 언성이 높아진 적이 있었는데 그 때 제 화를 못참고 때렸다고 하더군요.
정말 어이가 없어서..
그런데 그 놈이 자꾸 컴퓨터에 걸린 비번을 풀어라고 언니한테 협박성 문자와 전화를 하는거예요. 언니가 참다못해서 전화를 꺼버리자 저한테, 그리고 저희집에 전화가 오데요;;
무섭기도하고, 문자가 하도 쌍욕으로 도배되어있어서 화나기도하고 맘같아서는 경찰에다 신고하고 싶었지만 언니네 집안 사정이 그리 좋지 못 해 이 막돼먹은 놈을 참고지내는 것을 보니 그러지도 못하겠더라구요.
그러다 한 30분쯤 지났나? 갑자기 전화가 울리지 않길래 저는 그 아이가 포기한 줄 알았어요.
그런데 그 대신 저희집 복도문을 발로 쾅쾅 차더군요ㅡㅡ..
정말 어이가 없어서 제가 문밖에 나가서 따지려고 하자 언니가 저를 붙잡고, 안된다고, 나갔다가 맞는다며 말리고;;
언니네 남동생을 부르자니 야간알바 가있고... (그 때 시간이 11시 넘어서였어요.) 그리고 울 오빠는 군대에 있고.ㅋㅋㅋㅋㅋ
문 열어라면서 쌍욕을 하면서 계속 문을 차대는데 조, 조금 무서웠어요;; 그리고 아파트에 다른 분들 주무시는데 시끄러우실까 너무 죄송스럽고..
그러다 또 한 번 조용해졌는데, 그 조용해진 게 거의 10분쯤 다되어갔어요. 그래서 전 또 그 아이가 포기한 줄 알고 좋아했죠.
그런데, 어휴.. 이번엔 문 손잡이를 돌리고 철컹철컹 하더라구요.. 그 땐 정말 무섭다못해 소름이 돋더라구요;;
그렇게 한창 소란을 피우다 그 아이도 포기하고 돌아갔어요. 사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이웃집 아저씨가 그 놈 쫓아내셨다는거;; 아저씨께 얼마나 죄송하고 부끄럽고 고맙던지..
여하튼 그 일을 계기로 그 애를 부산으로 영영 돌려보냈어요.
아무리 돈을 신세졌다지만 네 자식은 네가 감수하라고, 돈 곧 갚겠다고 하고선 말이에요.
만약에 그 때도 문단속을 제대로 하지 않았더라면 어떻게 됐을진.. 상상하기도 싫네요;;
하여간 세상에 이상한 사람이 너무 많아서.ㅠㅠㅠ 서울 올라가면 문 꼭꼭 잠그고 생활할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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