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 티모를 하시면 안돼요. 다들 티모를 조심하시는것이 좋습니다.
티모는 악의 근원이므로 멀리하시는것이 좋습니다.
전 케블러님에 맞서 반(反) 티모 운동을 펼치겠습니다.
LOL 고전문학 - 눈물을 마시는 카서스 1
셋이 하나를 리폿한다
- 해묵은 금언
카서스는 아직 제대로 움직이지 못했다. 그리고 움직일 생각도 없었다. 카서스는 땅바닥에 주저앉은 채 빨리 말을 끝내려 애썼다. 그의 주변에 몰려든 미니언들과 리 신, 그리고 소라카는 카서스의 설명을 들으며 공포에 사로잡혔다.
케이틀린은 더듬거리며 말했다.
"증거가, 증거가 있나?"
"점멸이 사라진것이 증거요. 서머너스펠이 왜 주인의 부름에 나타났다 그 형체를 유지조차 하지 않고 사라졌겠소? 아마 지금쯤 점멸은 저 우주 너머로 넘어가 심해의 쇠사슬에 억류되었을 거요."
"자신의 서머너스펠을……!"
"그렇소."
소라카는 자신과 리 신의 입장이 바뀌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소라카는 티모가 텔레포트를 들게 되었다는 사실에 약간 안도했지만 정글러인 리 신의 시나리오를 짜줄 티모가 플래시를 버렸다는 것에는 동정을 표시하지 않을 수 없었다. 소라카는 헛기침을 하며 말했다.
"그 티모놈이 텔레포트를 들어서 뭘 하겠다는 거지?"
"씹트롤링을 재개할 거요."
"어떻게? 티모는 트롤링을 할 수 없어."
"탑솔에 서면 가능하오."
소라카는 어리둥절한 얼굴이 되었고 그것은 리 신 또한 마찬가지였다. 설명할 기력이 없었던 카서스는 케이틀린을 바라보았다.
"케이틀린, 설명하시오."
케이틀린은 모든 이의 시선을 받게 되었다. 입술을 깨물던 케이틀린은 빠르게 설명했다.
"간단히 설명하겠소. 탑솔의 힘은 텔레포트를 들 수 있는 권리요."
소라카는 텔레포트라는 말에 질겁했다. 약간의 지성을 가지고 있는 미니온 몇몇은 침통한 표정을 지으며 간신히 전장으로 걸어갔지만 대부분의 무지한 미니언들은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다는 표정을 지었다. 케이틀린은 다시 말했다.
"텔레포트엔 전장 복귀 시간이 필요하지 않소."
소라카는 그게 무슨 설명이냐고 따지고 싶었다. 하지만 리 신이 먼저 당황하며 말했다.
"그럼 다른 포지션들은……?"
"정글러의 힘은 스마이트요. 그 이름을 생각해 보면 알 수 있을 거요. 미드라이너의 힘은 점멸과 점화지. 점 점 점자로 시작하는 말은 점멸과 점화 말이오. 그리고 봇라인의 힘은 이그저스트와 CV요. 와드는 어디에도 없소. 단지 CV가 있을 뿐이지. 아시겠소?"
소라카와 리 신은 이해할 듯 말 듯한 표정으로 황급히 고개를 끄덕였다. 케이틀린의 설명을 계속 듣기 위해서였다.
"그렇다면 티모는 현재 재빠른 피딩의 힘을 손에 넣은 것이오. 그런데 피딩은 트롤링의 범주에 속하오. 리 신 자네가 잘 알겠지."
"예, 그렇다면?"
"피딩이 트롤링이란것은, 다시말해 트롤링이 피딩이란 말도 돼오. 왜 수많은 트롤러들이 정지를 먹지 않는지 아시오? 리옷의 직원들은 일을 하지 않소. 그들은 서머너 스펠이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고 생각하지."
리 신은 놀라서 고개를 끄덕였다. 케이틀린은 입술에서 피가 나도록 깨물다가 다시 외쳤다.
"그 티모는 적팀의 타워에 있소! 그 티모는 텔레포트의 신속함과 고스트의 속도를 보존시켜 적팀의 타워 너머로 자신을 보내어갈 수 있소. 아니, 단순히 흥하는 라인에 텔레포트를 타는것 만으로도 아군의 멘탈은 상처받을 거요. 팀워크가 붕괴돼는 거지! 그리고 적들은 의미가 없어진 아군의 타워 경계선을 넘어 올 거요. 15분만에 5명 모두가 워모그를 맞춘 채!"
케이틀린은 격노를 참지 못하고 일어났다. 그리고 퍼플팀의 넥서스가 있는 북동쪽을 바라보며 비탄을 토했다.
"내가 티모에게 속았다. 그래서 LOL이 티모가 일으킬 열독 속에 신음하도록 만들었어!"
격노하던 케이틀린은 문득 당황하며 카서스를 쳐다보았다. 카서스의 얼굴은 어두웠다. 그리고 케이틀린은 자신이 더 큰 불행 앞에서 자신의 불행을 한탄하는 꼴을 보이고 있음을 깨달았다. 케이틀린은 불과 일 분 전 픽창에서 들었던 말을 떠올렸다.
'나는 티모를 믿지 않아. 그것들이 약한 척, 아픈 척, 죽은 척 한다고 해서 칼을 칼집에 꽂아넣는 것은 미련한 짓이야. 나는 그런 속임수에 너무 많이 당했어.'
LOL 고전문학 - 눈물을 카시는 카서스 2
하나가 셋의 리폿을 부른다
- 잊혀진 해묵은 금언
"티모 중사, 임무 수행 중입니다!"
그곳에 있던 모든 사람들의 시선이 한 곳에 모아졌다. 조용히 락인을 한 카서스를 제외하고. 그 시선이 끝나는 곳에 한 요들이 서있었다.
티모.
"꼭 티모를 해야 하오?"
"전 개념 티모입니다! 탑솔에 보내주십시오!"
리 신은 재차 티모를 설득했으나 그 때마다 티모는 열성적인 반론을 통해 리 신을 지치도록 만들었다. 가장 먼저 고개를 끄덕인건 소라카였다. 이어서 케이틀린이 고개를 끄덕였고 리 신이 어쩔 수 없다는듯이 고개를 끄덕인 후 카서스를 바라봤다.
카서스는 땅을 바라보고 있었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티모는 탑솔이다. 그의 서머너 스펠을 봐라."
리 신은 잠시동안 티모의 모습을 확인한 후 카서스를 바라봤다.
"텔레포트와… 고스트군요."
"나는 티모를 믿지 않아. 그것들이 약한 척, 아픈 척, 죽은 척 한다고 해서 칼을 칼집에 꽂아넣는 것은 미련한 짓이야. 나는 그런 속임수에 너무 많이 당했어"
리 신은 다시 티모를 바라봤다.
"믿어 주십시오!"
"허락하는게 어떻겠습니까, 카서스. 티모는 피딩을 할 수 없어요. 셋이 하나를 리폿합니다."
"그리고 하나가 셋의 리폿을 부르지. 재차 말하지만 그는 탑솔이다, 리 신. 텔레포트와 고스트는 합리적인 서머너 스펠의 범주야."
티모는 급히 몸을 뒤척거렸다.
"이러면 되겠습니까? 플래쉬와 고스트!"
카서스는 피곤하단듯이 고개를 올려 하늘을 바라봤다.
이윽고 카서스의 입이 열렸다.
"락인해라."
티모는 락인했다.
LOL 고전문학 - 눈물을 마시는 카서스 3
멘탈을 불사르던 도수의 노여움도 잊혀지고 카르마의 잔재도 eu스타일 속에 묻혀버린 그리고, 그런 것들에 누구도 신경쓰지 않는 멘탈의 회복이 천박한 농담이 되어버린 시대에 한 요들이 기지에 서있었다.
더이상 LOL에 트롤러는 없다. 도란검을 산 케이틀린은 그 사실에 만족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아릿한 슬픔을 느꼈다. 밝은 피더들, 젊음의 단점이자 특권이기도 한 밝은 성품을 주체하지 못하던 예능인들이 너무 많이 사라졌다는 방증이기 때문이다. 케이틀린은 그의 골치거리였던 그 사랑스러운 트롤러들의 이름을 모두 기억하고 있었다. 잇츠미더 데빌, 도타고수, 걷 기, 강 민, 정글도는 티모, 피딩하러 나온 이블린...
이블린의 별명을 되새긴 케이틀린은 우수 어린 미소를 지었다.
'피딩하러 나온 이블린이라.'
발로란에서 온 트롤러 이블린은 독특한 게임관을 피력하곤 했다. 그 어여쁜 젊은이는 죽음이 자신의 취미이며 다른 사람들이 말하는 전장에는 모자란 마조히스트 본능을 보충하러 나온다고 설명하여 전우들을 당황하게 했다. 미니온이 나오기까지 30초 남았습니다 소리를 들으며 '피딩 나팔이 울렸군. 달콤한 꿈의 시간 인가.'라고 중얼거리던 이블린의 모습은 뻣뻣하게 긴장해있던 동료 챔피언들을 웃게 만들었고 다가올 공포에 위축되어 있던 미니언들을 감탄하게 만들었다. 전장에서 쓰러트린 적보다 죽은 경험이 더 많은 것 아니냐는 짓궂은 질문에 대해 이블린이 확실한 대답을 한 적은 없었다. 그리고 그 대답은 절대로 들을 수 없게 되었다. 이블린은 그의 표현 그대로 죽으러 나온 전장에서 영원히 죽었다. 150년 정지를 당한것이다.
하지만 케이틀린은 이블린이 침대를 전장이라고 부른 진짜 이유를 알고 있었다. 그 생각 깊은 이블린은 정신을 좀먹고 멘탈을 부수는 것 같은 팀원들의 질책 때문에 과감한 플레이를 할 수 없음을 고백하느니 막돼먹은 트롤러로 남는 쪽을 택했다. 그 편이 팀의 분위기를 조율하기에 보다 편리하기 때문이다.
'더 이상 멘붕을 할 일은 없겠지. 편히 쉬게, 이블린.'
긴 시간 동안 케이틀린의 능력은 예능을 통해 위대하게 쟁취한 '승리'보다는 꼴픽을 eu스타일로 바꾸는 쪽에서 주로 발휘되고 있었다.
물론 eu스타일을 지켜 이기기 위해 게임하는 자들에겐 그것은 무엇보다 고마운 재능이었다. 하지만 케이틀린은 잇츠미더 데빌, 도타고수, 걷 기, 강 민, 트위치, 이블린이 그렇게 말해줄 거라고 감히 믿을 수 없었다.
그리고 그가 지키지 못한 멘탈들도.
예능에 대한 승리의 자랑은 이제 디씨인사이트 롤갤에서나 구경할 수 있을것이다.
'나를 용서해 다오, 위대한 병신들이여.'
고통스러운 회한에 빠져있던 케이틀린의 눈에 빗줄기를 뚫고 언덕 너머 저편에서 엄청난 속도로 달리고 있는 요들의 모습이 들어왔다.
찰박거리며 달려가는 귀여운 요들을 보며 케이틀린은 우려를 느꼈다. '저렇게 달리면 넘어고 말 텐데.' 아니나 다를까, 달려가던 요들은 보기좋게 넘어지고 말았다. 안개층에 얼굴을 들이박는 요들을 보며 케이틀린은 혀를 찼다. 하지만 요들은 곧 씩씩하게 일어나 전장을 향해 달려갔다. 아군의 타워 앞에 도달한 요들은 우렁차게 외쳤다.
"캡틴 티모 온 듀티!"
케이틀린은 빗줄기 저편을 노려보았다.
'사라져 간 피더들이여, 무너져 간 조합들이여. 그대들을 위해 슬퍼하지만, 그러나 미래는 저 티모의 것이겠구나. 언젠가 당신들 곁으로 가 함께 웃고 노래할 수 있을 것이다. 희망 속에 그 날이 오길 기다리겠다. 그 때까지, 나는 저 무릎 성할 날이 없는 요들을 위해 싸우겠다.'
봇라인을 향해 몸을 돌렸을 때 케이틀린은 더이상 웃지 않았다. 그리고 회한에 젖어있지도 않았다. 싸워야 할 이유가 있었고, 싸워야 할 적도 있었다.
싸워야 할 시간이다.
그 때, 소름끼치는 소리가 들려왔다. 여섯글자로 이루어진 딱딱한 기계음은 대게의 뇌수를 파먹는 기생충처럼, 꼽등이의 이성을 지배하는 연가시처럼 케이틀린의 귓속을 파고들었다.
"First Blood."
거친 삭풍은 대지에 고요를 내리앉혔다. 카서스는 자신의 귀를 의심하고, 부정했다. 그러나 사실이었다. 부정할 수 없었다. 가까스로 여태까지 카서스를 억제해왔던 산산조각난 이성의 편린이 허공에 부유했다.
카서스는 처절하게 울부짖었다.
"티모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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