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문피아에 왔다가 '프로스타 대륙전기' 4권이 나왔다는 걸 알고 동네 책방에 갔었습니다.
신간 코너에 새로 들어온 책들이 많더군요. 그런데 제가 찾는 책은 없었습니다.
누가 벌써 빌려갔나보다 아쉽지만 어쩔 수 없이 다른 책이나 몇 권 집어가려다가 혹시 1,2,3권은 있는지 확인해보고 싶어지더군요.
그런데 없었습니다. 1권부터 2,3권 전부 보이지 않길래 알바하시는 분에게 물어봤습니다.
여기 프로스타 대륙전기 한번 찾아달라고...
그랬더니 없다더군요 그 분이.
거기서 1,2,3권 전부 빌려봤는데 없다니 이상해서 다시 여쭤봤습니다. 제가 여기서 그 책을 읽어봤는데 4권 아직 안 들어왔냐고...
그랬는데 책이 없답니다. 가만히 생각해보더니 사장님이 반품하신 것 같아요 그러더군요.
얼마나 재밌게 보던 책이었는데...반품이라니 갑자기 누가 뒤통수를 한대 때린 것 같은 기분이 들더군요.
요즘 유행하는 먼치킨, 하렘에 기본적인 맞춤법 조차 모르고 써낸 글보다 더 사실적이고, 위기를 겪어가며 조금씩 성장해가는 주인공의 모습이 보기 좋았던 글이었는데 반품되었다니 믿기지 않았습니다.
중세를 배경으로 고증도 상당히 잘 되어 있고 밑바닥 신분인 노예 출신의 주인공이 단계를 밟아가며 성장해나가는 모습이 현실적이라 기대하던 수작이었는데...
이런 경우가 한번 더 있었습니다.
예전에 '칠흑의 기사'라는 책이 있었죠.
1권 읽고 저는 작가님이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우후죽순처럼 찍어내는 양산소 판타지와는 다른 필력에 깜짝 놀랐고 이런 분이 아직도 유명해지지 못했다는데 더 놀랐습니다.
칠흑의 기사 2권까지 읽고 몇 달 뒤 3권을 빌리러 동네 책방에 갔었는데 없다더군요. 다른 책방도 가봤는데 마찬가집니다.
반품되었던 겁니다. 반응이 안 좋으니까...어쩔 수 없죠 대여점에선 잘 안나가는 책은 내보낼 수 밖에 없으니까요.
그렇지만 저는 조금 오기가 생겨서 그래 큰 서점에 가면 있겠지 내 돈으로 사서 보자 해서 3권부터 4,5권까지 다 사봤습니다.
5권에서 완결이 났는데 작가님이 출판사와 무슨 문제가 있었는지 사정이 있었는지 몰라도 너무 서둘러 마무리를 지으시려 한다는게 눈에 보였습니다.
지금까지의 전개는 분명 천천히 흘러갔었는데, 갑자기 4권에 돌입하면서 좀 빨라지더니 5권에선...너무도 허무하게 끝나버리더군요.
처음봤을 땐 정말 기대할만한 수작이다 했던 글이었는데...
저는 그냥 판타지 무협을 좋아하는 일개 독자에 불과하지만, 제가 좋아하는 소설이 이렇게 반품되고 어떤 이유로 인해 급하디 급하게 마무리 지어지는 모습을 보는게 썩 유쾌하지만은 않네요.
지금도 개인적으로 재밌다고 보고 있는 책들이 있는데 ('나이트 벤'과 '머셔너리', 그리고 얼마전에 알게 된 '금강벽신당'이라는 책입니다. 제가 좀 주인공이 밑바닥에서부터 올라오는 글이나 평범하지만 조금씩 성장해가는 소설을 좋아하나 봅니다;)
그들 마저도 이런 식으로 반품되거나 급하게 끝나버리면 정말 너무 허무할 것 같습니다.
요즘 추세에 맞지 않는다는 것, 그래서 매니악한 분야인 판타지/무협 소설 쪽에서도 더 매니아 분야로 추려진다는게 서글프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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