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부동님 글을 저는 매우 좋아합니다. 이번에
나온 풍운강호도 매우 제 취향에 맞았지요.
하지만 아무래도 대여점에서는 인기가 없는 듯 합니다.
전작인 디펜더, 킬더킹, 머큐리도 진행이 깔끔하고
기승전결이 뚜렷해서 마음에 들었지만 대여점에서는
깔끔하게 반품되더군요.
아무래도 진부동님의 글이 현재 장르소설의 트렌드에
걸맞지 않은 점이 있어서 흥행하지 못하는 거 같아요.
아시다시피 대여점에서 흥행하려면 주독자층의 감정이입
하기 쉬운 캐릭이 있어야 합니다.
게임물에서는 게임으로 돈벌어야 하는 백수청년이
현대물에서는 인생에서 패배한 불쌍한 백수가
귀환물에서는 성공의 순간에 배신당하는 사람이
필요하지요.
이런 클리세들이 잘 팔리는 이유는 주독자층인
30~40대층의 아저씨들과 10대들인 고등학생들이 주인공을
자신처럼 여기고 이야기를 즐기기 때문입니다.
반면 진부동님의 주인공들은 대부분 완전체들이죠.
언제나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자질도 뛰어나고 무엇보다 내면적
갈등이 거의 없어요. 깔끔한 스토리진행이지만 독자들이
끌릴만한 요소가 부족하죠.
주인공이 완벽하면 조연들이 작품을 풍성하게 꾸며주어야 하는데
조연들 역시 개성이 부족하고 완벽한 주인공에게 끌려다니는
역할만 합니다. 여주인공이 주인공과의 로맨스도
풍운강호 이전에는 거의 없다시피 했어요. 왜 좋아하는지
좋으면 어떻게 좋은지 표현이 거의 없으니 이 사람들 서로
사랑하기는 하는건지 하는 의문이 들 정도죠. 그냥 이야기에
로맨스가 빠지면 어색하니깐 양념형식으로 넣었다는
형태의 글 같았습니다.
저는 진부동님의 글이 무척 좋아하고 스키퍼때부터
진부동님의 글을 꾸준히 읽어봤습니다. 현 장르시장에서
이름만으로 재미있는 글이라는 신뢰를 줄 수 있는 몇
안되는 작가님이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대여점에서
그 글이 인기가 없는 이유는 위의 문제점이 있기 때문입니다.
대여점의 독자에게 어필할 수 있는 캐릭터. 이게 부족하기
때문에 아무래도 인기가 없는게 아닐까 싶습니다.
그것만 보충한다면 작가님의 역량을 보건대 선풍적인 인기를
끌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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