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웹소설을 읽다보니 알게 된 것인데,
악인, 혹은 사이코패스를 주인공으로 설정하는 경우 훨씬 더 많은 필력을 요구하는 것 같습니다.
우선 생각 자체도 일반인하고 달라서 힘들고,
너무 악하게 하면 호응을 하기가 힘들며 그렇다고 착하게 나가면 악인을 주제로 한 것이 무색해집니다.
물론 후반부로 가서 착해지는 경우도 있겠지만 그 과정 동안 선악조절(?)을 잘 해야 하더군요.
그리고 악한 주인공에 대한 정보를 좀 더 수집하기 위해 큰 맘을 먹고 일본 라노벨에까지 손을 좀 대봤습니다.
유치하긴 해도 마침 연애라인이 거의 없는 적당한 작품이 하나 있더라고요.
'유녀전기' 라고.
제가 원래 정말 싫어하는 거여도 참고하고 싶으면 참고 보는 성향이 있는지라
(BL까지 누나의 도움으로 보았습니다),
이 작품도 일본 제국주의와 전쟁을 지향하는 듯한 아리까리한 목소리가 담겨 있어서 보는 건 추천드리지 않습니다.
사실 오버로드라는 선택지가 하나 더 있었는데 그건 히로인 두 명이서 잠자리 타령하는 거 듣고 보는 것을 그만두었습니다.
여튼 유녀전기 이야기로 돌아와서,
...음. 충격을 상당히 받았습니다.
시작부 부터,
사이코패스 성향을 가진 회사원인 주인공은 자기가 자른 다른 회사원에 의해 살인을 당합니다.
사실 자른 직원이 평소에 행실이 좋지 않은 자였고 충분히 자를 이유가 있어서 오히려 여기선 주인공이 억울하겠다고 느꼈습니다.
주인공이 일본 라노벨에서 보기 힘든 재능이 그렇게까진 없는 노력형 인간이었거든요.
아주 열심히 공부해 엘리트 코스를 밟고 현재의 자리에서 일을 제대로 처리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사이코패스 성향이 일을 도와주고 정확한 판단을 내릴 수 있게 해 주죠.
하지만 그러한 성향 때문에 살인을 당할 정도로 미움을 사게 됩니다.
그래도 여기까진 주인공이 좀 이상한 놈이긴 해도 '억울하겠다' 라는 느낌이 더 들지 '악하다' 라는 느낌은 받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때.
죽기 직전.
자신을 신이라 소개하는 절대적인 존재가 주인공에게 왜 너는 신앙심을 가지지 않고 다른 이들을 구원하지 않느냐? 라 묻습니다.
하지만 주인공은 그 존재가 신이란 것조차 믿지 않고 오히려
'신이 있었으면 전쟁이나 싸움이 일어나지 않았겠다, 그리고 스스로 노력해 거쳐 사회적 강자가 된 나는 더 이상 의존할 대상이 필요하지 않다' 라 하여 미움을 사게 됩니다.
신은 격노했고,
다시 사회적 약자가 되면 신앙심이 생길 거라 생각해 전쟁 중인 이세계에 어린 고아 소녀의 몸으로 태어나게 합니다.
그 후 마법에 적성이 있어 소녀병으로 끌려가게 되자(마법을 부리는 세계라 여자도 마법을 부릴 줄 알면 군대에 보낸다고 합니다)
이김에 아예 군대에서 제대로 자리를 잡아보자 하여 사관학교에 특별 절차를 통해 입학하고,
엄청난 노력으로 힘을 길르고 공부해서 아주 어린 나이에 소위의 자리에 오르게 됩니다.
이때 시대가 세계 대전을 모티브로 하고 있어 사람이 부족한 때라, 정말 아무나 입학만 하면 군인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어린 소녀의 몸으로도 소위가 될 수 있었던 겁니다.
처음에는 어린아이를 전쟁터에 보낸다는 사실 때문에 군 쪽에서도 후방으로 보내려고 했으나 앞에서 말한 절대적인 존재가 주인공이 전쟁에 참여하지 않고 편안하게 사는 걸 방해합니다.
결국 전쟁에 나가게 되고,
특유의 사이코패스 성향으로 전쟁에서 유명세를 떨칩니다.
이 '유녀전기'에선 특이하게도 주인공이 착하다고 생각되지 않습니다. 정말 성질이 개같은 악마라고 생각되지만 끊임없이 노력을 한다는 점,
그리고 자신도 결국 이러한 상황을 싫어하고 평화를 원하는 점(계속 남자였었더라면 히로인이 됬을 여자와 아이를 낳고 오순도순 사는 꿈까지 꾸었습니다),
또 그 누구라도 전쟁이라는 극한상황 속에서 악마가 된다는 메세지를 주므로서,
과연 이건 '사이코패스' 성향을 가지고 있는 주인공이 잘못인 걸까,
아님 환경이 잘못한 걸까.
생각이 들게 했습니다.
우리나라 웹소설인 '절대악인'의 경우 처음에 악한 소년 주인공이 나오고 개방도에 들어가서도 변하진 않고 있지만,(제가 아직 중반부까지밖에 못 봐서 이건 확실하게 말해드릴 수는 없습니다)
전 오히려 개방도의 스승들에게 귀여움을 받는 모습을 보면서 '이 놈이 마교나 혈교에 들어가지 않은 게 다행이다'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악인은 어쩌면 그 자체의 환경에서 나오는 것 아닐까요?
사람은 누구나 악한 면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게 튀어나오는 상황이 만들어질 때 악인이 되는 거 아닐까요?
문득 그런 의문이 드는 하루였습니다...
+
제가 무언가를 전달할 때 장황하게 말하는 습관이 있는지라, 요약하는 것도 추가로 알려주시면 감사할 듯 합니다.
제가 나이도...음. 아직 고등학생이고.
잘 모르는 게 많습니다.
계속 연습하곤 있는데 봐줄 사람은 주변에 없어서 여기에 올립니다.
+절대악인 팬입니다. 무협지는 처음인데 상당히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사실 이건 제 개인적인 주관이라 추천...을 하기에는 제가 미흡해서 못 하겠습니다.)
저는 아주 재미있게 보았습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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