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아직 안갔는데 잘가라고 친구들이 카톡오네요.
저 원래 12일날 출국인데 아시아나가 축소운항해서 13일로 변경 되었네요.
전 그것도 모르고 숙소에 방 뺀다고 이야기 해놓았다가 어제 부랴부랴 변경했습니다.
아시아나 본사에서 별도로 보내 온 이메일이 있을거라는 생각을 못하고 항공권 받은것만 출력했다가 주문한 바지가 안와서 베송조회 보려고 들어갔다가 알았네요.
길거리에 나앉을 뻔 했습니다.
전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돌아다니면 꼭 실수를 합니다.
그래서 하루 먼저 공항 근처에서 잠을 자고 느긋하게 공항으로 가지요.
하루라는 시간이 늘어나니 볼일도 느긋하게 보고 좋네요.
오늘은 얼굴에 있던 눈 밑 점이랑 몇개의 점을 뺐어요.
이번에 한국와서는 건강검진과 미용 빼고는 한일이 없네요.
일 처리 몇개 한거랑요.
그래도 한국에 올 때마다 좋습니다.
발전하는 모습도 좋고 감추거나 은폐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아서 좋습니다.
된장을 된장이라 부르지 못하고 얼굴이 닮았다는 이유로 출연 못하는 세월이 아닌 대통령도 잘못하면 욕하고 별명지어서 부르고..말이지요.
이 모든것이 큰 혜택이라는 생각이 들만큼 제가 통제 되고 은페된 시절을 살아왔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이럴줄 알았으면 한국에서 계속 살 걸 그랬네요.
이제 돌아가면 언제 다시 올지 모르지만 항상 이별은 슬프고 아쉽습니다.
돌아가면 현실에 충실해서 생활하고 한국도 잊어버리고 마치 태생이 독일 사람이었던 것처럼 살아가겠지만,,,촉촉히 내리는 봄비에 무한 감성이 터집니다.
이런 날은 글을 적어야 겠는데,,,숙소가 지저분 하네요.
이것 저것 꺼내서 짐을 싸다보니 친구들이 전해 준 작은 선물들이 나옵니다.
사실 친구들에게 고맙다고 했지만 저에겐 필요없는 화장품들이네요.
독일에 누가 화장을 한다고...
가끔 일이 있을 때(한국사람 만날 때) 화장을 하지만 민낯으로 다니는 게 더 편한 곳입니다.
그래도 친구들이 한가지 씩 준 선물들의 마음으로 보니 케이스 만큼 알록달록 예쁘네요. 현금을 주신 우리 어머니도 계시고요.
내 평생에 처음으로 용돈을 받아 보았습니다.
이젠 돈도 싫다고하시며 가지말라고 우는 노모를 달래며 가슴이 아프고 신경이 쓰여서 마음이 저립니다.
무슨 영화를 보겠다고 외국에서 사느냐는 노인네를 보니 그 강하고 엄하며 딸에게는 세상에서 가장 무서웠던 분이 많이 약해지셨다는 생각이 듭니다.
꽃피는 봄에 어머니 손을 잡고 유채꽃 밭을 걷고 싶으나 노모는 아프시네요.
어렸을 때 한참을 쳐다보아야 했던 엄마의 얼굴은 이제 제 밑으로 보이고 다리마저 성치않아 같이 여행을 가기 어렵다고 포기하는 걸 보니 발걸음이 떨어지질 않습니다.
그래도 이곳에서 정착을 하려 했던 제 마음과 달리 코로나라든가 한국의 집값이 저를 울리네요.
이젠 독일에서 뿌리내리고 살 방법을 강구해야 할 것 같습니다.
어정쩡했던 제가 이제는 마음을 확실히 결정했으니까요
다만 노모가 마음에 걸리네요.
이 세상에서 제가 제일 좋다니 참 난감합니다...
친구도 노모도 이곳에 있는데..내가 왜 또 떠나야 하는지...참..
이방인의 삶이 서글픈 오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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