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1때입니다만.
참 철이 없을 때죠.
친구라는 놈한테 아이디를 같이 키우자고 비번까지 다 알려줬거든요.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내가 미쳤지. 라는 생각이 들긴 듭니다만, 덧글로 아이디 알려준 사람이 잘못이다. 라는 말을 듣기는 싫으니 자제해주셨으면 합니다.
아무튼 그놈이 해킹했다는 것은 충분히 예상이 갔습니다. 해킹을 당한 이후로 행동이 약간씩 이상해지더라고요. 그래서 조사에 착수했죠. 일단 그놈 주변 애들부터 탐문 수사 [...]
그러다 두 놈한테 들었습니다. 피시방에서 그놈이 제 아이디에 있는 아이템을 다 빼가는 모습을 봤다고요. 바로 옆에서 게임했다면서.
빌어먹을 것들이. 그거 이야기 해주고 오천원 받아먹기는.
어쨌든 그 다음에 제가 전화했습니다.
아니라고 부인하더군요.
여러 차례 묻다가 마지막으로 아니냐고 물었습니다.
정말 아니냐고. 맹세할 수 있냐고.
그렇다고 하더군요.
예, 일단 믿어주는 척만 했습니다.
다음 날, 학교 가서 그놈한테 다시 물었습니다.
솔직히 말해서 더 이상 그놈 체면 봐주고 할 것도 없었으니까요.
물론 그놈이 아닐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었습니다만, 어린 시절(2년 전이지만) 흥분했기 때문이었겠지요. 그때 당시 어쨌든 증인이 두 놈이나 있었고, 아이디를 아는 놈이 그놈과 저 뿐이었으니.
아무튼 또 아니라고 하더니 도망치듯 교실을 나가더군요.
그러니까 확신이 섰습니다.
굳이 도망칠 이유가 뭐 있습니까.
그리고 그놈 집에 와서 다시 전화해서 추궁하니 맞다고 실토하더군요. 그러면서 이제 저한테 묻습니다. 누가 너한테 말해줬냐? xxx냐? 잘 알더군요. 아니라고 부인은 했습니다만, 그 녀석 역시 자기 주변에 있던 녀석들이 누구인지 알고 있으니 뭐...
어쨌든 그놈한테 말했습니다. 그 계정에 있던 아이템하고 돈 현금으로 계산해보니 십 만원이니까 내놓으라고.
그래서 한 이삼일 지났을 때였습니다. 삼만원 주더군요.
그런데 그 다음부터 조금씩 이상해졌습니다.
왠지 모르게 친구들이 절 피하는 분위기.
말을 해도 대답을 안 하더군요. 곧잘 장난도 치던 놈들이.
뭐 물론 애초부터 친했던 세 놈은 안 그랬습니다만.
왕따라고 보기에 세 놈이 있으니 [...]
어쨌든 그렇게 세 놈을 제외하고 반에서 절 따돌리는 분위기가 형성되더군요. 그래서 하교하는 길에 제 친구 녀석(절 갑작스럽게 피하는)이 가고 있길래 뒤따라 잡아서 캐물었더니, 해킹한 놈이 저를 따돌리라고 협박했다는 겁니다. 안 그러면 맞을 거라고.
참 우스운 일이더군요.
그래서 그놈한테 전화로 따졌더니 그 다음 날부터 애들이 안 그러더군요. 나참, 어이가 없어서.
불과 이틀이라지만 별 감흥이 없다고 보긴 그렇고, 기분은 무척 나빴습니다. 친구라는 놈들이 그딴 협박 때문에 사람을 무시하나. 그러면서 저도 자연스럽게 절 그때 안 따돌렸던 세 놈하고 친하게 지내게 되었지만...
아 자꾸 이야기가 'ㅁ'
어쨌든 그 왕따 사건은 그렇게 마무리 되고 그놈은 칠만원 안 주고 이사했습니다만. 아 쳐 죽일 놈.
흠흠.
어쨌든. 이 말 너무 자주 쓰네.
어쨌든[...] 그때 당시에 보면 센 놈이 약한 놈(제가 약하다고 보기엔 좀 그러니) 비유 바꾸자면 다수가 소수를 제압하자고 한다면, 그 다수의 의해 다른 다수가 소수가 당하는 걸 방관할 수밖에 없게 되는 것 같더군요. 지금 방관했던 놈들과는 대화조차 안 합니다만.
어쨌든[...].
주도한 사람도
방관자도 나쁘긴 매한가지입니다.
당한 사람의 잘못도 있을 수는 있겠습니다만.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어린 치기로 그딴 행동을 해서는 안 되는 겁니다. 인간은 사회 생활을 해야 하는 동물인데, 그 사회에서 사회의 탑이라고 볼 수 있는 자들이 사회의 낮은 자리에 있는 사람을 고의적으로 배척한 꼴이 아닙니까.
그럼 그 사람은 사회에서 도태될 수밖에 없고, 더 이상 자기보다 높은 자리에 있는 사람과 어울리지 못하게 되고 결국에는 모든 면에서 뒤쳐지게 되거나 극단적인 행동을 하게 되겠죠.
하음. 결론을 어떻게 짓지
[ㅁ]
에잉 그냥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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