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할 마음 잡고 헬스클럽을 사 주 정도 다니고 있습니다. 전에 첫째 날만 글을 올리고 그 이후로 헬스클럽 관련 글을 올리지 않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무척 기분이 나쁜 일이 생겨서 올려봅니다.
헬스클럽 관장님께서 사람을 무척 무시하는 어투와 표정으로 말씀을 하시는 군요. 제가 보기에 그분 몸도 '우와, 몸짱이다!'가 아니라 '뭐야, 그냥 아저씨네?' 싶을 정도로 배 나온 분이시거든요.
그런데 첫 날도 그랬고, 마주칠 때 가끔씩 그러신 것처럼 말씀하시더군요. 얘는 반드시 살 빼야 한다고. 저도 압니다. 충분히. 그래서 헬스클럽 돈 내고 다니게 된 거고. 근데 오늘도 말씀하시더군요. 그것만 말씀하셨다면 별로 상관 안 했을 겁니다.
친구들한테도 많이 들어온 이야기니까요.
발단은 오늘 모든 운동 다 끝내고 집에 가기 직전, 엄마랑 대화 나눌 때였습니다. 오셔가지고서는 줄넘기 이백 개만 하고 가라더군요. 그래서 말씀드렸습니다. 저 오른쪽 발목 인대 늘어진 거 제때 치료 못해서 만성이 됐다고요. 치료 안 하고 있냐고 물으시더군요. 그래서 그렇다고 말씀드렸지요. 그래서 전 물었습니다. 이거 치료하면 나을 수 있는 거냐고요. 근데 그거에 대한 답변은 안 하시고 묻더군요.
왜 발목 다쳤느냐고.
그래서 대답해 드렸습니다.
고정된 자전거에서 내려오다가 실수로 발 삐끗했다고.
사람은 실수할 수 있는 겁니다. 저희 담임 선생님도 날씬하신데 발목 삐끗하셔서 삼일 정도 학교 안 나오시기도 했고요. 그런데 이렇게 말씀하시더군요.
그게 다 니 살 때문이라고.
참 기분 나빴습니다.
그리고 물으시더군요. 음료수 자주 마시냐고요. 그리고 말씀하셨습니다. 넌 음료수 마셔서는 안 된다. 물하고 우유만 먹어야 해. 그냥 보는 분들은 느낄 수 없을 지도 모르겠지만, 그 표정과 억양. 보시면 제가 어떤 기분을 느꼈을 지 짐작하실 수도 있을 겁니다.
말씀 드렸습니다. 음료수 마시지도 않는다고.
네. 저는 음료수 안 마시거든요. 사주시지도 않을 뿐더러, 그런 거 사러 슈퍼 같은 거 들어가지도 못합니다. 창피해서요. 누가 볼까 봐. 군것질도 못합니다. 같은 이유에서.
근데도 살 찌는 걸 어떡합니다.
저보다 많이 먹는 얘도 많습니다.
걔 운동 안 합니다. 친구랑 놀지도 않아요. 집에서 미연시만 하는 놈입니다. 근데 그놈 살 안 쪄요. 참 부럽죠. 근데 저는 아닙니다. 운동을 몇 시간 주구장창 안 하면 현상유지하는 게 다에요. 근데 런닝머신 타는 건 왼쪽 다리와 오른쪽 다리의 길이가 안 맞어서 절뚝절뚝 거리면서 걷게 됩니다. 왼쪽 다리에 모든 체중이 쏠리니 종아리가 무척 아프죠. 발목도 아프고요. 오른쪽 무릎은 뭔가 덜렁덜렁 거리는 이질감이 느껴지고요. 그런데도 참고 하는데. 그 관장님은 대체 왜 알지도 못하면서, 나는 모든 것을 알고 있어. 너는 내 말을 따라야 해 식으로 말씀하시는 걸까요.
겨우 첫 날 운동하는 법 알려주시고 그 이후로는 쳐다보지도 않으셨던 분이 말입니다.
에휴 ㄱ-.
화나서 그냥 써내려 간 글인데.
문제 되면 삭제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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